70대 중반의 노정객 김영광씨는 지난 15대 총선때 평택갑선거구에서 실패, 비록 현역일선에서 물러났으나 이번 선거에서 다시 출마할 것인지 관심이 쏠렸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며칠전 지역사회 인사들에게 돌연 불출마를 알리는 편지를 보내와 잔잔한 화제가 되고 있다. 3선의원을 지낸 그는 정계뿐만아니라 자유총연맹 사무총장 등 굵직한 사회단체를 이끌면서 많은 일화를 남긴 한 시대의 풍운아였다. “불출마 결심을 하고나니 지나온 감회가 더욱 새롭지 않을 수 없습니다”라고 밝힌 편지는 야간 통행금지를 해제시켰던 일, 구정설을 되찾은 일, 조총련 모국방문을 주선했던 일, 쌍용자동차의 달성공장 이전을 막았던 일, 전문대를 유치한 일, 통복천 관통공사로 수해를 예방케한 일, 이밖에 여성회관 건립, 경부선 복복선 조기착공, 송탄관광특구 지정 등을 조목조목 들면서 회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단지 아쉬움이 있다면 3개 시·군이 통합돼 평택시가 새로운 도시로 출범했습니다만 6년이 지났어도 그 아픔이 부분적이나마 가시지않고 있다는 사실입니다”라며 “머지않아 올바른 시민의 평가가 내려질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또 그는 “목수는 자기가 살기위해 집을 짓지않는다”는 비유로 통합의 순수한 심정을 강조했다. 여기에 “그 시대의 아픔에 가까이 다가서고자 했던 노력이 더욱 가치있는 일이며, 강물의 끝은 강이 아니라 새로운 바다의 시작이라고 믿습니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김씨가 어떤 연유에서 불출마를 결심했는지는 편지에 나타나 있지않다. 그냥 “저의 부덕한 탓으로 보답치 못하고 나래를 접는 심정,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라고 했다. 불출마가 정계은퇴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김씨으의 불출마 선언을 접하면서 ‘노병은 결코 죽지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라고 한 맥아더의 명언이 생각난다./평택=이수영<제2사회부> sylee@kgib.co.kr
오피니언
경기일보
2000-03-2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