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마르는 시화호 어족 자원… 단속 강화 시급” [시화호 30년, 긴급점검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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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호 정화 이후 행해지던 시화호 내 불법 어로행위는 관계기관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사진은 다양한 방식의 불법 어로행위 모습. 경기일보DB

 

십수 년째 지속되는 시화호 내 불법어업의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민관 각계각층의 인사들은 상시적이고 강력한 단속만이 불법어업을 근절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다만 대규모의 인력과 예산이 투입되는 전면적인 단속은 당장 실현이 어려운 만큼 민관 각계각층은 불법어업 근절을 위한 각기 다른 접근법과 해법을 내놨다.

 

■ 민간감시단으로 상시감독

 

관계기관의 단속은 당시에는 효과가 있지만 어민들이 단속일을 피해 조업에 나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역주민으로 이뤄진 민간감시단을 통해 단속의 상시성을 확보하자는 의견이 제시된다.

 

지역주민으로 이뤄진 민간감시단의 경우 지역사정에 밝아 불법어업 감시가 효율적이면서도 신속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 단속 과정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마찰도 지역주민으로 이뤄진 감시단은 비교적 적은 충돌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

 

김문진 시흥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수사기관이난 행정관청의 상시적인 단속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남아있다”며 “지역주민들로 이뤄진 민간감시단을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시화호지속가능파트너쉽에서 운영해 상당 부분 효과를 봤다”고 덧붙였다.

 

■ 단속기관 일원화로 행정사각지대 메워야

 

단속의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경기도, 화성시, 안산시, 시흥시, 평택해경 등으로 나눠진 단속권한이 꼽힌다.

 

권한이 나눠진 만큼 책임이 나눠지고 그 사이 행정의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것.

 

현재 불법어업에 대한 단속은 해경과 특사경이 선박과 어구에 대한 행정대집행은 지자체에서 하고있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기관 관계자는 “불법어업 단속에서 가장 큰 문제는 일원화 되지 못한 단속시스템 사이에 공백”이라며 “책임의 주체가 될 수 있는 통합기구나 전담기관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원화된 단속기구 설치에 더해 일부 어업인에게 쿼터형식으로 어업을 허가해 주자는 의견도 있다.

 

김학수 안산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일부 어업인들에게 쿼터형식으로 어업허가를 해준다면 민간의 자정작용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단속주체는 어업허가를 사후까지 관리할 수 있는 지자체가 맡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 싹쓸이 어업으로 어족자원 위기, 유통구조와 어구 중심으로 단속해야

 

30년 동안 우음도에 거주해온 이재화 화성시생태관광협동조합 이사장은 “현재 시화호 내에서 조개 채취를 비롯해 불법어업에 나서면 하룻밤 조업으로 50만~100만원의 수입 올릴 수 있다”며 “인근의 다른 항구에서 조업하는 것 보다 수익성이 좋다”고 시화호 내 불법어업에 대해 설명했다.

 

시화호는 민물과 짠물이 만나는 기수역으로 물고기들의 산란지 역할을 하기 때문에 해수유통이후 수질이 회복되자 곧 어족자원이 풍부해졌다.

 

하지만 과거 시화호에서 어업을 해왔던 기존 주민 등이 이 점을 알고서 불법어업에 뛰어들었고 행정관청의 방치 속에 싹쓸이 방식의 조업이 이뤄졌다.

 

싹쓸이 방식의 조업이 대규모로 7~8년간 지속되자 어획량은 4년 전부터 급감, 풍부했던 어족자원이 다시 씨가 마르는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게 이 씨의 증언이다.

 

일부의 경우 물대포로 갯벌을 뒤집어 조개를 채취해 갯벌 자체를 황폐하게 만들고 최근에는 레저 목적으로 허가받은 고무보트를 사용한 불법어업 형태까지 더해져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이 씨는 “현재 산란기나 금어기에만이라도 잡지 말아 달라고 하는 지경”이라며 “계도기간은 그동안으로 충분한 것 같다. 이제는 어족자원 보호를 위해서라도 강력한 단속으로 근절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또 “상시로 어구를 수거하고 불법조업 물량을 매입하는 활어차 등 유통과정에 대한 단속을 실시한다면 실효적으로 불법어업을 근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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