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조제 완공 후 공단 오폐수·생활하수 유입 어패류 폐사·습지갈대 고사… 수질오염 가속화 정부 노력 아닌 ‘해수 유입’으로 수질개선 이뤄 책임자 처벌 등 장기 환경대책 없어 재발 우려
“시화호 담수화 실패는 정부주도 사업의 장기적 대비책 부재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입니다.”
시화호 환경개선을 위해 수십년간 노력해 온 최종인 환경운동가는 시화호 담수화 실패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1994년 1월 조성된 시화호 담수화는 준공 이후부터 수질오염 등 문제가 발생하며 ‘죽음의 호수’라는 오명만을 얻은 채 실패했다.
최 운동가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환경정책 부재가 시화호 담수화 실패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방조제 완공 이후 인근 공단의 오·폐수와 도심지의 생활하수가 유입되면서 수질오염을 일으켰으나, 반월천, 동화천, 삼화천 등 소하천에서 유입되는 담수량이 자체 정화를 기대할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또한 오·폐수 유입과 시화호 내 바닷물의 염도가 낮아지며 내부 갯벌에 서식하던 조개 등 어패류 등이 집단 폐사했고, 사체들로 인한 악취 등 오염은 가속화됐다.
정부 등은 뒤늦게 수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수질개선에 나섰지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더욱이 수질개선을 위해 초기에 조성했던 갈대습지의 경우에는 시화호에서 살 수 없는 갈대를 마구잡이로 심어 결국 고사했고, 추가 수질오염이 발생했다는 것이 최 운동가의 증언이다.
특히 상류지역에 정화를 위해 조성된 갈대습지는 자연순환이 이뤄져야 함에도 수면보다 6m가량 높게 만들어진 탓에 펌프 등 기구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질개선이 이뤄지지 못하자 결국 정부는 해수 유입을 실시했고, 그제야 수질개선이 이뤄졌다.
이에 최 운동가는 “시화방조제 조성 당시 담수화 실패가 예상됐음에도 정부는 아무런 대책 없이 개발 논리만 내세워 사업을 강행했다”라면서 “결국 해수 유입 이후 자연적 개선 외에 정부의 노력으로 효과를 본 것은 없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담수호 조성을 위해 투입된 시간과 예산, 주민 피해 등을 감안하면 누군가 사업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함에도 처벌 없이 송산그린시티 등 관련 사업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책임자 처벌과 더불어 장기적 환경대책이 없는 한 시화호의 오염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는 문제”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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