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계관, “열린 마음으로 미국측에 시간과 기회 줄 용의 있다”

북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김 제1부상은 25일 “조선반도(한반도)와 인류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하려는 우리의 목표와 의지에는 변함이 없으며 우리는 항상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미국 측에 시간과 기회를 줄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그는 “미국 측의 일방적인 회담 취소 공개는 우리로 하여금 여직껏(여태껏) 기울인 노력과 우리가 새롭게 선택하여 가는 이 길이 과연 옳은가 하는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만나서 첫 술에 배가 부를리는 없겠지만 한 가지씩이라도 단계별로 해결해 나간다면 지금보다 관계가 좋아지면 좋아졌지 더 나빠지기야 하겠는가 하는 것쯤은 미국도 깊이 숙고해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표명은 “조선반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인류의 염원에 부합되지 않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그러면서도 김 제1부상은 “벌어진 불미스러운 사태는 역사적 뿌리가 깊은 조미 적대관계의 현 실태가 얼마나 엄중하며 관계개선을 위한 수뇌상봉이 얼마나 절실히 필요한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이와 함께 “‘트럼프 방식’이라고 하는 것이 쌍방의 우려를 다같이 해소하고 우리의 요구 조건에도 부합되며 문제해결의 실질적 작용을 하는 현명한 방안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기도 하였다”며 북미정상회담 준비에 임한 속내를 이례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홍완식 기자

숨 막히는 북미정상회담 수싸움…공은 다시 트럼프에게 갔다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을 놓고 수 싸움과 힘겨루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가 예정됐고 한미정상회담의 결과가 나온 지난 23일 오전만 해도 한반도 정세에 대한 판단은 낙관론이 많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우리가 원하는 어떤 조건들이 있고 그러한 조건들이 충족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담이 열리지 않겠지만, 솔직히 북한과 세계를 위한 위대한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그가 틀림없이 매우 진지하다고 생각한다"는 평가도 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회담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혀 낙관론에 힘을 보탰다. 같은 날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방북하려던 남측 취재단의 명단을 접수했다.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 지난 16일부터 수령을 거부해온 남측 기자단의 방북을 전격적으로 수용한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남북 간 물밑접촉을 통해 긴밀한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비난한 맥스선더 한미연합 군사훈련의 종료일인 25일 이후 남북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대화 재개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북미관계 뿐 아니라 맥스선더 한미 연합공중훈련으로 경색된 남북관계까지 풀려나갈 것이라는 기대감도 줬다. 24일에는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첫걸음을 내딛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가 이뤄지면서 국제사회의 이목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숲 속으로 쏠렸다. 북한은 한국과 미국 등 5개국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날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 17분까지 핵실험장 2·3·4번 갱도와 막사, 단야장(금속을 불에 달구어 버리는 작업을 하는 자리), 관측소, 생활건물 본부 등을 연쇄 폭파하는 방식으로 핵실험장을 폐기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핵실험장 폐기를 앞두고 북한에서 문제의 발언이 나왔다. 대미업무를 담당하는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담화를 통해 군사공격으로 카다피 정권이 제거되며 체제전환을 이룬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방송인터뷰를 비난하며 "미국이 우리의 선의를 모독하고 계속 불법무도하게 나오는 경우 나는 조미(북미) 수뇌회담을 재고려할 데 대한 문제를 최고지도부에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펜스 부통령에 대해 "무지몽매하다"는 등의 평가를 하기도 했다. 지난 16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도 담화를 통해 자신들의 일방적인 핵포기만 강요하는 대화에는 흥미가 없으며 내달 12일 북미정상회담에 응할지 재고려할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8일만에 다시 정상회담 재검토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었다. 미국과 북한이 물밑접촉을 이어가며 합의문을 조율하는 가운데 북한이 미국에 기싸움을 거는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미국이 요구하는 비핵화와 북한이 원하는 안보 우려 해소 사이에 간극이 있는 상황에서 정상회담 재검토라는 카드를 내밀며 미국의 양보를 요구한 것이라는 얘기다. 사실 이 기간 북한은 남북관계를 경색시키면서, 미국과의 정상회담 의제 논의에 일방적으로 불참하는 등 북미 갈등도 노정됐던 것으로 전해졌다.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를 낚아챘다. 북한의 태도를 거론하며 북미정상회담 취소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김정은 위원장 앞으로 쓴 공개서한에서 "당신을 거기서 만나길 매우 고대했지만, 최근 당신들의 발언들에 나타난 극도의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으로 인해 애석하게도 지금 시점에서 회담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느낀다"며 "그러므로 싱가포르 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날 "펜스 부통령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인내의 한계'였으며 정상회담을 취소하게끔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에서 "이 가장 중요한 회담과 관련해 마음을 바꾸게 된다면 부디 주저 말고 내게 전화하거나 편지해달라"고 밝혀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음을 시사했다. 백악관 관계자도 "북한과의 평화에 대한 희망은 여전히 있지만 그렇게 하려면 북한은 수사(말)를 바꿀 필요가 있다"면서 "북한이 기꺼이 통과하고자 한다면 여전히 열려 있는 뒷문이 있지만, 그것은 최소한 그들의 수사 방식을 바꾸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북한에 대해 정상회담을 하고 싶으면 미국에 대한 적대적 태도를 바꾸고 성의 있는 모습을 보이라는 주문을 던진 셈이다. 이는 회담 내용상으로 비핵화 등과 관련해 더 많은 양보를 주문하는 요구로도 읽힌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서한으로 공이 북한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북한은 김계관 제1부상을 다시 내세워 담화를 발표하고 북미정상회담을 하자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시기 그 어느 대통령도 내리지 못한 용단을 내리고 수뇌상봉이라는 중대 사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데 대하여 의연 내심 높이 평가하여 왔다"며 "그런데 돌연 일방적으로 회담 취소를 발표한 것은 우리로서는 뜻밖의 일이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 측에 다시금 밝힌다"고도 했다. 이번 회담 취소의 명분이 된 최 부상의 담화에 대해서는 "미국측의 지나친 언행이 불러온 반발에 지나지 않는다"며 의미를 축소했다. 특히 이번 담화가 '위임에 따른 것'이라고 명시해 김정은 위원장이 뜻이 담겼음도 분명히 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측이 이번 담화를 통해 대화 여지를 열어두고 있어서 단기적으로 형성된 북미간의 상호 불신을 걷어내면 만남이 재개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북한이 대화 의지를 분명히 한 만큼 공은 다시 미국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넘어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트럼프, 6·12 싱가포르 북미회담 전격 취소…김정은에 공개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다음달 12일로 예정돼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전격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세기의 비핵화 담판으로 주목받았던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성사 직전에 무산됨에 따라 한반도 정세는 다시금 중대 고비를 맞게 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언젠가는 다시 만나길 고대한다'며 여지를 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위원장 앞으로 보낸 공개 서한을 보내 회담 취소사실을 통보했다고 백악관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친애하는 위원장'으로 시작되는 이 서한에서 "우리는 양쪽 모두가 오랫동안 추구해온,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회담에 당신이 보여준 시간과 인내, 노력에 대해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당신과 함께 그곳에 있기를 매우 고대했지만, 애석하게도, 당신들의 가장 최근 발언에 나타난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 적대감에 기반하여, 지금 시점에서 오랫동안 계획돼온 이 회담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느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최근 발언'은 합의 불발 시 리비아 모델 적용 가능성 등을 거론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맹비난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담화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북미정상회담이 무산된 것은 지난 3월 8일 한국 대표단을 통해 전달받은 김 위원장의 회담 제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그 자리에서 수락한 지 77일 만이다. 특히 이날 회담 무산 발표는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성의있는 조치' 로 실시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직후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따라서 세계에는 해악이 되겠지만 우리 서로를 위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임을 이 서한을 통해 알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당신은 당신의 핵 능력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의 것이 매우 엄청나고 막강하기 때문에 나는 그것들(우리의 핵 능력)이 절대 사용되지 않기를 신에게 기도를 드린다"고 경고성 발언을 했다. 이어 "나는 아주 멋진 대화가 당신과 나 사이에서 준비돼가고 있다고 느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오직 그 (비핵화에 대한) 대화"라며 "이 세계, 그리고 특히 북한은 영속적인 평화와 큰 번영, 부유함을 위한 위대한 기회를 잃었다. 이 '잃어버린 기회'는 진실로 역사상 슬픈 순간"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젠가는 당신을 만나기를 고대한다. 이 가장 중요한 회담과 관련해 마음을 바꾸게 된다면 주저 말고 내게 전화하거나 편지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억류됐던 인질들을 석방해 집으로 보내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그것은 아름다운 제스처였으며,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한 공개 후 트위터에 "애석하게도 나는 김정은과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취소해야만 했다"라는 글과 함께 서한을 첨부했다. 갑작스러운 무산 발표 배경에 대해 백악관 관계자는 "펜스 부통령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인내의 한계'였으며 정상회담을 취소하게끔 했다"고 최 부상의 담화를 지목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과의 평화에 대한 희망은 여전히 있지만, 그렇게 하려면 북한은 수사(말)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최 부상은 담화에서 펜스 부통령을 '정치적으로 아둔한 얼뜨기'라고 비난하고 북미정상회담 재검토를 거론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백악관이 북미회담 전격 취소 사실을 발표한 직후 열린 상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미국은 북미회담의 성공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며 최근 며칠 간 싱가포르로의 수송 및 이동 계획 등을 논의하자는 미국 관리들의 거듭된 요청에 북한이 응답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한반도 비핵화 시계의 중대 분수령으로 떠오른 북미정상회담이 전격 무산됨에 따라 이후 북한 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태도를 돌변한 이후인 지난 17일 '선 비핵화-후 보상'의 리비아 모델과 선을 그으면서도 합의가 불발될 경우 "회담이 열리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회담이 무산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옵션을 포함한 대북 강경 노선으로 회귀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돼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2일 6·12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와 관련, "우리가 원하는 특정한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담을 안 할 것이다. 회담이 안 열리면 아마도 회담은 다음에 열릴 것"이라며 연기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23일에는 기자들과 만나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열리느냐'는 질문에 "무슨 일이 생길지 두고 볼 것"이라며 "무엇이 되든, 싱가포르(회담)에 관해 다음 주에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北,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해 폐기…‘완전한 비핵화’ 첫발

북한이 24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를 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등 5개국 취재진들이 참석한 가운데 폭파해 폐기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 핵실험장 2번 갱도와 관측소를 폭파한 것을 시작으로 오후 4시 17분께까지 4번 갱도와 3번 갱도, 막사 등을 잇달아 폭파했다. 이날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참관한 우리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핵실험장 4개 갱도 가운데 1번 갱도를 제외한 2~4번 갱도를 폭파했다.북한은 이날 오전 11시에 먼저 2번 갱도와 관측소를 폭파했다. 오후 2시17분엔 4번 갱도와 단야장을 폭파했으며, 2시45분엔 생활동 본부 등 5개 건물을 폭파했다. 이어 북한은 오후 4시2분 3번 갱도와 관측소를 폭파하고 오후 4시17분엔 남은 2개동 막사(군 건물)를 폭파했다. 하지만 북한은 1번 갱도는 폭파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로 가는 첫 걸음이 될지 주목된다.핵실험장 폐기는 갱도 내부 여러 곳에 폭약을 설치하고 기폭시켜 무너뜨리는 ‘폭발’ 방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지난 12일 발표한 공보를 통해 “핵시험장 페기는 핵시험장의 포든 갱도들을 폭발의 방법으로 붕락(무너져서 떨어짐)시키고 입구들을 완전히 폐쇄한다”고 밝혔다.풍계리 핵실험장은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6차례 핵실험을 한 장소로, 북한 핵무력 연구개발의 핵심지역이다. 핵실험장 폐기 방식은 북한이 밝힌대로 ‘폭발’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풍계리 핵실험장은 모두 1~4번 갱도로 구성돼있으며, 1번 갱도는 지난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시 방사능에 오염돼 폐쇄됐다. 이미 1번 갱도는 무너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2009년부터 2017년까지 2~6차 핵실험을 감행한 2번 갱도도 사상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 9월 6차 핵실험으로 지반이 붕괴되면서 이곳 역시 사용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이후 비핵화의 절차는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북·미정상회담이 CVID와 체제보장의 일괄 타결로 결정된다면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 또는 IAEA의 추가의정서(AP)에 가입하는 절차를 밟는다. IAEA의 검증과 사찰은 이란핵협정(JCPOA) 수준인 AP 이상으로 강화될 전망이다.강해인기자

취재진 풍계리 도착…이르면 오늘 北핵실험장 폐기할듯

북한이 이르면 24일 오후 풍계리 핵시설 폐기행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행사를 취재하기 위해 방북한 남한을 비롯한 5개국 취재진은 이날 오전 풍계리 현지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돼 북한도 관련 행사에 본격적으로 들어갈 전망이다. 앞서 남측 공동취재진 8명 등은 전날 오후 7시 북한 원산역에서 특별열차편으로 풍계리로 향했다. 원산에서 총 416km 떨어진 재덕역까지 열차를 타고 이동한 취재진은, 그곳에서 21㎞가량 떨어진 풍계리 핵실험장 지역까지는 차량 및 도보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사정을 고려할 때 취재진은 정오 전후로 풍계리 갱도 지역에 도착, 본격적인 폐기행사 취재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풍계리에는 4개의 갱도가 있으며, 1차 핵실험에 사용하고 오염으로 폐쇄된 1번 갱도와 2∼6차 핵실험에 사용한 2번 갱도를 제외하고 3번과 4번 갱도는 사용이 가능한 상태로 관리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핵실험장 폭파와 폐기가 이뤄지면 당분간 핵실험이 불가능해지고, 핵실험을 바탕으로 해야 할 핵무기의 소형화와 정밀화 작업도 어려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함경북도 지역에 밤부터는 비가 예보된 만큼 풍계리 핵폐기장 폐기 행사가 이날 오후 중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앞서 북측 관계자는 전날 오후 원산에서 남측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내일(24일) 일기 상황이 좋으면 (핵실험장 폐기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관찰이 가능할지, 본격적인 폐기행사 전후로 어떤 절차가 진행될지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지난 15일 촬영된 풍계리 핵실험장 일대의 위성사진을 판독해 갱도 폭파 장면 관측을 위한 전망대 설치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실제 핵실험 시설 폐기 절차가 진행되더라도 원산 프레스센터 밖 현지 취재 과정에는 취재진에게 위성전화나 인터넷 등 기사전송 인프라가 제공되지 않는 만큼 실제 핵시설 폐기 절차가 공동취재진을 통해 국내로 전달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행사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참석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비핵화의 첫걸음을 떼는 이번 행사에 대한 국제적 홍보 효과를 높이기 위해 참석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안전·보안 문제 등으로 참석이 어려우리라는 분석이 엇갈린다. 연합뉴스

한미정상 ‘북미회담 성공’ 한마음… 문·트럼프 백악관회담 의견 조율

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단독회담 및 확대회담을 갖고 6월12일로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3일 회담 결과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북한의 체제 불안 해소방안에 대해 논의하면서 북미정상회담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노력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의 개최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의심할 필요가 없다”며 “북미 간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비핵화와 체제 안정에 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이 비난한 맥스선더 한미연합군사 훈련의 종료일인 25일 이후 남북 고위급회담을 비롯한 대화재개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단독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싱가포르에서 북미회담이 열릴지, 안 열릴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며 북미회담 결렬 가능성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만일 (북미회담이) 열린다면 아주 좋은 일이 될 것이고, 북한에도 좋은 일이 될 것이다”면서 “만일 열리지 않는다면 그것도 괜찮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문 대통령과 나는 오랫동안 알아 왔고 아주 좋은 친구가 됐다”며 “우리는 여러 가지 문제에서 협력하고 있고 물론 북한 문제가 가장 큰 협력 의제”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수용하면 정권안전을 보장하겠다”라면서 한국처럼 경제적 번영을 이루도록 대폭적인 지원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두 나라 정상은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이 합의했던 종전선언을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미 3국이 함께 선언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강해인기자

한국 취재단 원산 도착, 풍계리로 이동… ‘폐기’참관

북한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할 한국 공동취재단이 23일 남북 직항로를 통해 뒤늦게 방북했다. 북한이 이날 오전 5일 만에 우리 기자단 명단을 접수함에 따라 24~25일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식에 참석하게 된다. 북한 원산에서 취재 중인 윌 리플리 CNN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한국 기자들을 태운 항공기가 방금 전 원산에 착륙했다”며 “그들은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비자발급이 거부된 후 마지막 순간에 추가됐다”고 전했다.AP통신 평양 지국 책임자인 에릭 탤매지 역시 트위터에 “풍계리 핵실험장으로 가는 긴 여행이 곧 도로나 철로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취재진은 몇 시간 후 원산의 호텔을 떠날 것”이라고 적었다. 북한은 이날 오전 정부가 통보한 취재단 명단을 수용했다. 통일부는 “판문점 연락채널 업무개시 통화 때 우리 측 2개 언론사 기자 8명의 명단을 북측에 통보했고, 북측은 이를 접수했다”며 “정부는 방북 승인 및 수송 지원 등 필요 조치를 조속히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 취재단은 성남 서울공항에서 정부 수송기(VCN-235)를 타고 동해 직항로를 따라 강원도 원산으로 이동, 외신 기자단과 합류했다. 원산에는 기자단이 머물 숙소(갈마호텔)와 프레스센터가 있다. 원산에서 풍계리 핵실험장이 시작되는 재덕역까지 거리는 약 416㎞로, 전용열차로 이동하는 데 12시간가량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덕역에서 위로 올라가면 경비 시설과 기술자 체류 구역이 있고, 그 위에 갱도 지역이 있는 구조다. 국제기자단은 북한이 마련한 별도 장소에서 갱도 폭파 과정을 참관하게 된다. 한편 이동 시간과 현지 기상 상황을 고려하면 북한이 당초 밝힌 대로 24~25일 중 갱도 폭파가 이뤄질 전망이다. 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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