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노동계 거리투쟁 가속화

노동계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문제에 대한 노사정위원회의 중재안을 거부하고 이번주부터 본격적인 거리투쟁에 나서고 시한부파업을 강행할 방침이어서 노·정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민주노총 경기동부 지역협의회는 12일 오후 성남소재 대한항공빌딩 앞길에서 노조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찰이 민노총의 여의도 농성을 강제해산한 것과 관련, ‘노동운동 탄압 규탄 및 정치개혁 촉구대회’를 개최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18일까지 규탄대회를 계속 열기로 했다.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는 13일부터 오는 16일까지 경기도내 국민회의, 자민련 지구당사앞에서 조합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노동시간단축 등 각종 현안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을 촉구하는 항의집회를 갖기로 했다. 이같은 노총의 지구당사앞 집회는 한국노총의 지침에 따른 것으로 전국에서 일제히 펼쳐진다. 노총은 정부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보장 등 5대 요구사항을 수용치 않을 경우 오는 17일 오후 4시간 시한부총파업에 돌입키로 하는 한편 23일 1일 파업을 강행한뒤 연말께 전면 총파업투쟁에 돌입키로 했다. 노총은 특히 내년 총선에서 대대적인 ‘반노동자 후보’에 대한 낙선운동을 펼칠 계획이다. 이와함께 민주택시연맹은 지난 8일부터 택시월급제를 위반한 사업주에 대한 처벌을 강화시키도록 한 법안의 국회처리를 촉구하며 국민회의 이윤수의원 등 국회 건설교통위원회와 지구당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벌이고 있다. 한편 한국노총 박인상위원장은 13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노조점임자 임금지급 문제에 대한 노사정위 중재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구축한 현정부와의 정책연합 파기를 선언할 예정이다./심규정기자 kjshim@kgib.co.kr

화재현장의 작은 정성

11일 밤 11시23분 용인시 구성면 중리 537의8 양면테이프 제조공장인 (주)경성산업 화재 발생현장에는 용인소방서를 비롯, 인근지역 소방서 소방차 37대가 출동해 대규모 진화작업을 벌였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은 화재 발생지역이 소규모 공장 밀집지역이고 산과 맞대어 있어 화재가 확대될 것을 우려해 경기도소방본부에 광역1호를 요청하며, 불이 더이상 번지는 것을 막기위해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화재진압에 안간힘을 썼다. 모두가 퇴근한 공장지역이라 구경하는 주민마저 없는 주말 새벽의 화재현장은 소방대원들의 고함소리와 소화기가 뿜어내는 물소리로 가득했다. 소방대원들의 3시간여의 사투 끝에 불이 어느정도 진화될 때 소방대원들은 좀처럼 느끼지 못했던 따뜻함을 느꼈다. 영하의 날씨속에 진화작업을 벌이는 소방대원들에게 40대 부부가 주전자에 따뜻한 커피를 끓여왔기 때문. 죽음을 넘어 화재를 진압한 소방관들이지만 화재진화가 끝나면 “늑장 출동이다”,“ 물이 없었다”등 주민들의 터무니 없는 항의를 받아온 터라 주민의 작은 정성이 크게 다가온 것. “날이 추워 공장을 보기위해 들렀다가 마침 화재현장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커피를 끓여 왔다”는 백연남씨(44·용인시 구성면) 부부는 소방관들의 예상외의 고마움 표시에 오히려 쑥스러워하기도 했다. 커피를 마신 한 소방대원의 “커피 한잔이 아니라 우리들에게는 커다란 용기입니다”라는 말 속에서 우리사회가 잃어버리고 있는 작은 희망을 찾는 것 같았다. /최종식기자 jschoi@kgib.co.kr

도교육청 대화한마당 형식에 그쳐

경기도교육청이 수능을 마친 고 3학년생들의 생활지도 등을 위해 추진한 학생, 선생님, 학부모의 대화 한마당이 모범생위주의 연출식으로 진행된데다 대화시간보다는 특별강연, 공연 등에 치중되는등 겉치례 행사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10일 도교육청과 교육계에 따르면 수능이후 학생지도 특별교육 프로그램으로 학생과 선생님, 학부모가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이야기를 터놓는‘학생·선생님·학부모의 한마당’을 남·북지역으로 나눠 9·10일 실시했다. 그러나 도교육청은 도내 284개 고교별로 학생·선생님·학부모를 각 1명씩 참석토록 할당, 거의 모든 학교가 특차지원생이나 학교회 간부 등 모범생과 이들의 학부모를 참여시켜 그간 학교생활과 학생지도의 어려움이나 실패사례는 없고 자기자랑식 성공사례발표에만 그쳤다. 그나마 학생·선생님·학부모 등의 발표시간을 4∼5분으로 제한하고 특강·공연 등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 각자의 경험이나 바람 등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거의 없도록 프로그램을 편성해 당초 취지를 무색케 했다. 이때문에 대부분의 일선 고교에서 대화 한마당 행사에 회의적인 반응을 갖고 참석치 않았으며 참석한 학부모·선생님들 조차 행사취지 등에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실제로 이날 도교육청 강당에서 열린 대화 한마당에는 당초 남부지역 200개 대상고교에서 학생·선생님·학부모 각 1명씩 600명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250여명밖에 참석치 않았으며 지난 9일 의정부 경민고 강당에서 열린 북부지역 행사에도 예정인원의 절반밖에 참석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화 한마당에 참석했던 학부모 김모씨(45·여)는 “학생·선생님·학부모 등 3자가 평소 갖고 있던 생각 등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이해의 장’인줄 알고 참석했다”며 “그러나 대화의 시간은 별로 없고 연출식 발표와 강연·공연으로 일관, 행사취지에 의구심마저 든다”고 말했다./이민용기자 mylee@kgib.co.kr 최종식기자 jschoi@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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