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진보당 단일화 합의…김재연 대선 후보 사퇴

더불어민주당과 진보당이 21대 대통령선거에서 단일화 하기로 합의했다. 이로써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원내 진보 진영의 유일한 대선 후보가 됐다. 9일 진보당 김재연 대선후보는 민주당 당 대표실에서 열린 '광장대선시민연대-제정당 연석회의 공동선언 발표 기자회견'에서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진보당 대선 후보인 저는 광장의 힘을 내란 세력 청산과 사회대개혁의 동력으로 모아낼 수 있는 정권교체를 위해 모든 것을 던지겠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광장 대선 후보로 지지하며 대선 예비후보 활동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극우 내란 세력의 재집권을 저지하기 위한 광장 연합정치의 출발을 선언한 김 후보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압도적 대선 승리가 필요하다"며 "어느 자리, 어떤 역할로든, 내란세력에 맞서 사생결단의 각오로 싸우겠다는 광장에서의 약속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에 민주당 박찬대 상임총괄선위원장은 "김 대표의 용기 있는 결단에 깊은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며 "오늘 공동 선언의 의미를 깊이 새기며 압도적 정권 교체, 압도적 대선 승리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환영했다. 한편 5대 정당과 광장연대가 이날 발표한 공동 선언문에는 ▲극우내란 세력의 재집권 저지와 압도적 승리 ▲12.3 비상계엄 사태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검법 재추진 ▲결선투표제 도입과 원내교섭단체 기준강화 등 정치개혁 추진 ▲대선 후 국민참여형 개헌 추진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준석 "국힘, 막장 드라마…중도보수 헤게모니 내가 잡을 것"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는 9일 국민의힘의 단일화 내홍을 두고 "전례 없는 막장 드라마"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서초구 한국교총회관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중도 보수 진영의 헤게모니는 개혁신당과 이준석이 잡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지금 언론 지분의 상당 부분을 막장 드라마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선거운동이나 정책 발표 등의 관심도가 떨어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막장 드라마가 잠시 관심을 끌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지나고 나면 실망감이 그들을 휘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후보는 다자녀 가구가 소유한 차량에는 분홍색 번호판을 부착해 고속도로 전용차선 이용 등 각종 혜택을 부여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 후보 선대위 정책본부는 "3자녀 이상 가구가 소유한 차량 1대에 대해 핑크 번호판을 부착하는 제도를 실시하겠다"며 해당 차량은 고속도로 전용차선 통행, 전용 주차장 이용, 발렛파킹 서비스 등 혜택을 누리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자녀 가족에 대해 금전적 보상을 해주는 것보다 생활 속에 효능감을 느낄 수 있는 실질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핑크 번호판을 부착한 차량의 차주가 다양한 혜택을 누리고 사회적 존경을 받는 풍토를 만들면 저출산 해결에도 의미 있는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약은 이 후보가 국민의힘 당 대표 시절 제안한 법인 소유 승용차에 대한 ‘연두색 번호판’ 의무 부여의 후속 격이다.

김문수 “강제 단일화 매우 부당" 권영세 "자신 버려야"...의총서 충돌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당 지도부가 ‘단일화’ 문제를 두고 또다시 출동했다. 김 후보는 당의 단일화 주도는 자신을 끌어내리려는 작업에 불과하다며 단일화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굉장히 실망스럽다”고 맞받아쳤다. 김 후보는 이날 대선 후보 선출 후 처음으로 의원총회에 참석해 “지금 당 지도부가 하고 있는 강제 단일화는 실은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의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불과하다”며 “그래서 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당 지도부는 현재까지도 저 김문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해 온갖 불법 부당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며 “즉각 중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저 김문수를 믿어달라. 저 김문수가 나서서 이기겠다”며 “제가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후 곧바로 선거 준비에 나서서 당력을 모았다면 오늘날의 지지율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 김문수는 이재명과의 여론조사에서 여러 차례 승리한 결과가 나온 적도 있다. 한덕수 후보가 이재명을 이겨본 적 있느냐”며 “경쟁력 조사에서 저와 한덕수 후보는 거의 차이 나지 않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이런 내용의 모두 발언을 끝낸 뒤 의총장을 떠났다. 이에 대해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내용이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우리 의원들께서 기대한 내용과는 완전히 동떨어졌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지도자라면 그리고 더 큰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자기 자신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 중앙선대위 회의...국힘 진흙탕 싸움 비난

더불어민주당은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를 열고 국민의힘의 대통령 후보 단일화 진통 상황과 관련한 진흙탕 싸움을 거세게 비판했다. 윤여준 민주당 상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김문수와 한덕수 간 권력 투쟁은 우리 미래를 결정할 국가 지도자를 뽑는다는 대선의 의미를 크게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덕수 후보는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말았어야 할 사람 아니냐"며 "파면당한 대통령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사람이 출마한다는 발상 자체가 국민적 상식에 부합하는 일인지, 어떻게 보면 좀 파렴치하게 보이는 일 아니냐"고 꼬집었다. 또 "(한 후보가) 출마하려고 했다면 대행(윤석열 전 대통령 권한대행)을 일찍 사퇴하고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해야 했다"며 "(그래서) 출마 자체가 불법 계엄 세력의 정략 산물이라는 국민 의심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수 공동 총괄선대위원장도 "이번 대선은 자신의 기득권만 챙기기 위해 진흙탕 싸움만 벌이는 무능한 세력과 국민의 삶을 챙기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는 유능한 일꾼들의 대결임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고 직격했다. 한편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법원 내부망에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현직 판사들의 성토가 빗발친다고 한다”며 “조 대법원장은 더 늦기 전에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조 대법원장의 사퇴가 사법부의 명예를 지키는 일이며 양심적 법관의 신뢰를 회복하는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 직속 선대위 기구 잇단 구성 …선거전 보폭 넓히기

더불어민주당은 8일 이재명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안에 이 후보 직속 기구로 경기지역 의원들이 중심이 된 ‘특임소통단’을 구성해 운영에 들어갔다. 특임소통단장은 6선 조정식(시흥을), 5선 김태년(성남 수정)·정성호(동두천·양주·연천갑), 4선 박홍근·윤후덕(파주갑)·이학영(군포) 의원이 맡았는데 이 후보와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는 '친명'(친이재명) 성향의 중진 의원들로 구성됐다.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는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워낙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며 "이 후보의 대리자로 기업인 등 경제계와 종교계, 오피니언 리더 등을 두루 만나 이 후보의 뜻을 전하고, 반대로 각계의 이야기를 이 후보에게 전하는 소통 창구가 필요하다"고 특임 소통단 구성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 후보 직속 위원회인 '글로벌책임강국위원회'는 8일 여의도 당사에서 출범식 및 첫 대책 회의를 열었다. 조정식 의원과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이 위원장인 글로벌책임강국위는 이날 회의를 시작으로 이 후보의 외교·안보 기조인 '국익 중심 실용 외교' 및 한반도 평화 구상과 관련해 정책 및 전략 수립에 착수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이 후보가 중도·보수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이를 고려해 외교·안보 정책 준비에 나설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책임 있는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시킬 비전과 전략 수립이 최우선 과제"라고 설명했다.

전국법관대표회의 임시회 소집…'李 파기환송 판결' 논란 다뤄

전국 법관 대표들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대법원 파기환송심 판결을 둘러싼 논란을 다루기 위한 회의를 소집한다. 9일 전국법관대표회의는 "구성원 5분의 1 이상이 법원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의심과 사법에 대한 신뢰 훼손 문제에 대해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논의하고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임시회의 소집은 한 법관대표의 제안으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단체 대화방에서 임시회 소집 여부에 대한 비공식 투표를 진행했고 이날 오전 10시까지 한 차례 투표 마감 시한을 연장한 끝에 5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고 전해졌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과 안건은 정해지지 않았다. 안건은 법관대표회의 의장 또는 법관대표들의 제안에 의해 정해지고, 제안자를 포함해 10인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회의 현장에서도 추가로 상정할 수 있다. 법관대표회의 내부에서는 이번 임시회 개최 여부와 안건을 두고 치열한 토론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대법원이 이 후보 사건을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진행해 정치적 중립에 대한 의심을 불러일으킨 것에 유감을 표명해야 한다는 의견, 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며 청문회를 개최하는 것을 사법부 독립 침해로 지적해야 한다는 의견 등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윤석열 데리고 올 때부터 망조…천벌 받을 것"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국민의힘 지도부의 대선 후보 단일화 압박에 대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9일 홍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50여년 줄타기 관료인생이 저렇게 허망하게 끝나는구나"라며 "퇴장할때 아름다워야 지나온 모든 여정이 아름답거늘 허욕에 들떠 탐욕 부리다가 퇴장 당하면 남는건 추(醜)함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건 비상식(非常識)이 아니라, 반상식(反常識)"이라면서 "거기에 부화뇌동 하는 놈들도 똑 같다"고 덧붙였다. 홍 전 대구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오랜시간 관료생활을 해온 한덕수 전 총리를 겨냥한 말로 풀이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8일에는 "3년전 두놈이 윤석열이 데리고 올때부터 당에 망조가 들더니 또다시 엉뚱한 짓으로 당이 헤어날수 없는 수렁으로 빠진다"며 지적했다. 홍 전 대구시장은 "이럴줄 알고 더러운 밭에서 빠져 나오긴 했지만 한국 보수진영은 또한번 궤멸 되는구나. 김문수 주장이 맞다. 윤통과 두놈은 천벌 받을것"이라고 전했다. 홍 전 대구시장의 글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단일화 압박 중인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를 지칭한 것으로 해석 된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대선 후보 등록 마감일인 11일까지 양측의 단일화가 완료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문수 후보의 반대에도 9일까지 50%(당원) 대 50%(일반 국민) 비율을 적용하는 단일 후보 선호도 조사에 나선 배경이다. 앞서 김 후보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단일화 협상을 위해 국회에서 회동 했지만 양 측은 접점을 찾지 못 했다.

권성동 "김문수, 11시 의총 참석…단일화 대승적 결단 해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9일 "김문수 대선 후보의 단일화 대승적 결단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11일이 넘어가는 늦은 단일화는 명분도 실리도 없다"며 "다시 한번 김 후보에게 간곡히 부탁한다. 당원의 뜻에 따라 10일 이전에 단일화해달라"고 호소했다. 권 원내대표는 "김 후보의 결단 여부에 따라 선거판이 달라진다"며 "이재명 세력을 막고 대한민국을 지켜내는 길이 무엇인지 분명하다. 김 후보의 대승적인 결단을 요청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청과 소통을 위한 김 후보의 진정성 있는 행보가 당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결론으로 이어지기를 간절히 기대한다”고 김 후보의 단일화 참여를 재차 요구했다. 권 원내대표는 또 “그런 의미에서 어제 김 후보와 한덕수 후보 간 단일화 회담은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대선이 다가올수록 민주당은 독재의 마수를 드러내면서 내각 인선을 준비하고 있다는 오만한 이야기까지 흘러나오고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단일 대오조차 꾸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문수 대선 후보가 이날 오전 11시 의원총회에 참석한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경선 당시 김 후보는 신속한 단일화를 약속했고, 많은 당원과 국민은 그 약속을 믿고 김 후보를 지지했다"면서 "지지자의 열망에 화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무엇보다 11일 후보 등록 이전에 단일화가 완료돼야 두 분 후보 중 누가 승자가 돼도 기호 2번을 달 수 있다. 기호 2번을 달아야 당의 선거 자산과 역량을 온전하게 쓸 수 있다”면서 “김 후보의 결단 여부에 따라 선거판이 달라진다. 그리고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라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