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거법협상 타협국면 맞아

여야가 10일 오전 선거법 협상을 위한 3당 3역회의를 열어 각각 선거구제 당론을 수정할 용의를 밝히고 서로 잠정타협안을 제시함으로써 협상이 타협국면을 맞았다. 이에따라 여야 3당 총무는 이날 오후 비공식접촉을 갖고 타협안을 토대로 절충점을 모색한데 이어 주말에도 총무접촉을 중심으로 3역간 다양한 교섭을 통해 타결을 시도할 계획이다. 공동여당은 이날 복합선거구제안을 타협안으로 야당측에 제시했으며, 특히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 사무총장은 “복합선거구제안은 절충점을 찾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 협상 타결을 위해 기존 중선거구제 당론을 바꿀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한나라당 하순봉(河舜鳳) 사무총장은 복합선거구제를 거부하면서도 공동여당이 소선거구제를 수용할 경우 ‘1인2투표제의 권역별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안에 대한 검토용의가 있다고 밝힘으로써, ‘현행 전국구제 유지’ 당론을 수정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3역회의후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 총무는 “한나라당 정창화(鄭昌和) 정책위의장이 ‘여당이 소선거구제를 수용할 경우 지역구도 타파 목표와 자민련 사정을 감안해 비례대표제에 +α를 내놓겠다’고 했으며 하 총장은 ‘+α에는 1인2투표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도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나라당 이부영(李富榮) 총무는 “+α는 야당안에서부터 여당안까지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 선거구 인구기준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았으나, 여야 3당은 이미총무접촉을 통해 지역구 선거구당 하한선을 인구증가를 반영해 현행 7만5천명에서 8만5천명으로 상향조정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또 하한선과 상한선간 인구편차를 놓고 4대 1과 3.5대 1로 엇갈리고 있으나 4대 1로 결론날 가능성이 커보인다. 회의에서 한나라당은 언론문건 국정조사 증인 문제와 특별검사법 개정 또는 일반적인 특별검사법 제정 문제를 제기했으나 여당측과 견해가 엇갈려 평행선을 그었다. 국민회의 박 총무는 회의후 기자들과 만나 “언론문건 국정조사특위 청문회를 비롯해 선거법, 기타 정치개혁법 등 모든 원내 현안을 내년까지 넘기지 않을 것임을 확실히 해둔다”고 말했다./이민봉기자 mblee@kgib.co.kr

평택항 해군 2함대시대 개막

김대중 대통령은 10일 “북한은 서해해전 패배로 손상된 체면을 만회하기 위해 육.해.공 어디서든 도발을 하려고 할 것”이라며 “국방장관에게 대비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 및 충남 아산 공군 20전투비행단을 잇따라 방문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평택에 자리잡은 제2함대 사령부는 제2의 장보고의 무대로서, 서해안 국부를 얻어내고 교역과 어업을 통해 발전시키는 기본중심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김 대통령은 해군 2함대사령부 이전 기념식에 참석한뒤 다과를 베풀면서 “서해안시대를 맞아 북한의 침투를 막고 서해 안전을 지켜 상선과 어선이 자유롭게 교역하도록 지켜주는 것이 장보고 정신”이라며 “바다를 지켜 나라의 부를 쌓고 국가안전을 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공군 20전투비행단을 방문,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나는 외국에 대해 북한과 자유롭게 왕래.투자하고 국교정상화도 가능하면 하라고 권유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북한이 남한을 고립시키는 작전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북측에 분명히 밝히도록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북한과 관계를 맺으려는 외국에 대해 북한이 전쟁을 하거나 미사일을 발사하면 외교적으로 상대하지 않겠다는 것과, 남한과도 화해협력을 해야 한다는 두가지 사항을 북측에 명확히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제원기자 jwyoo@kgib.co.kr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 강력 반발

<속보>여당의 의원발의로 추진되고 있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에 대해 경기도가 자주재정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본보 지난 9일자 1면) 국민회의가 교육특별회계 전출금을 도세총액의 5%로 증액하기로 했던 당초안을 철회, 현행 2.6%를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내년 2000년말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되는 법을 영구화하고 시·군·자치구의 경비지원에 대한 시·도지사 승인을 폐지하는 것은 그대로 추진하기로 해 전국 광역자치단체가 권한 침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지난 9일 당정회의를 갖고 일선 시·도가 전출금을 시·도세 총액의 5%로 증액하는 것에 반대하자 이를 현행 2.6%로 유지하되 나머지는 그대로 추진하는 수정안을 내 11일중 국회에 제출, 오는 13일 법안소위를 열고 심의하기로 했다. 국민회의 관계자는 “수정안에 따르면 의무교육기관 교원의 봉금중 담임수당, 교과수당 등 교원에게 지급되는 수당 등 인건비를 국가가 지원하게 돼 약 6천600억원의 추가 소요재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개정법안은 지난달 한나라당이 제출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과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다 행자부, 자민련의 반대로 법안심의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게다가 일선 시·도는 “국가가 추가로 소요되는 재원에 대한 확보대책도 없이 법안을 개정한 것은 내년 총선에 대비해 교육관계자들을 어우르기 위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유재명기자 jmyoo@kgib.co.kr

도의원들 국회의원 도전 줄이어

내년 4월13일 실시될 제16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용인·분당·고양 등 도내 지구당의 분구가 유력한 가운데 경기도의회 의원들의 국회의원 도전이 줄을 잇고 있다. 10일 경기도의회 의원들에 따르면 최근 대통령의 정당식 명부제 도입 및 여성 공천율 보장 의지와 관련, 이계석의장과 이영성부의장이 국회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분구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8~9명의 의원들의 중앙정치권 진출이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우선 용인시에서는 홍영기 전경제투자위원장(무)이 수지읍지역이 분구될 경우, 용인읍을 중심으로 한 기존 도시권에서 출마를 모색하고 있다. 홍전위원장은 이미 중앙정치권 인사들과도 접촉, 여권이 추진하고 있는 신당에서도 상당히 공천권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내년 1월중 최종적인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다. 성남지역에서는 허재안 국민회의 대표의원이 국회진출을 모색하고 있으며 분당구에서는 한나라당 정원섭의원이 이미 사무실을 열고 선거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고양시에서는 한나라당 박윤구의원이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이한동의원을 중심으로 한 도내의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공천경쟁에 나서고 있으며 남궁진의원의 정무수석 발탁으로 공석이 된 국민회의 광명갑 지구당에는 김도삼의원이 강하게 도전장을 내고 있다. 또 평택시에서는 자민련 정장선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모색하며 선거채비에 나서고 있다. 이와함께 중앙정치권이 최근 합종연횡이나 분당조짐을 보임에 따라 중앙정치권으로부터 섭외를 받고 있는 도의원도 3∼4명선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내년 총선에 나설 도의원은 10명이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용인시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홍전위원장은 “지역여론을 수렴해 내년 1월까지는 최정적인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며 “현재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고 있다는 점을 중시해 분구지역을 중심으로 한 중앙정치권 진출모색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정일형기자 ihjung@kgib.co.kr

마지막 연말 부익부 빈익빈 극명

20세기 마지막 연말을 맞는 사람들의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도내 스키장이나 여행사, 호텔, 골프장 등은 ‘세기말’을 기념하려는 부유층의 예약이 잇따르면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반면 고아원이나 양로원, 노숙자 쉼터 등 소외된 사람들의 연말은 우울하기만 하다. 부천 N여행사는 연말 50만원대의 ‘3박4일 동남아 골프여행’을 마련하고 지난달부터 예약을 받고 있는데 하루평균 10여명의 예약신청이 몰리면서 이달초 일치감치 마감됐다. 수원 K호텔이 연말특수를 노리고 준비한 ‘새천년 맞이 스페셜 객실’은 하루 이용료가 50만원의 고가임에도 불구, 예약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이달초부터 개장한 도내 스키장에는 주말은 물론 평일 야간에도 때이른 스키를 즐기려는 스키어들로 붐비고 있다. 지난 4일 개장한 용인 양지리조트 스키장의 경우 주말에만 3천여명의 스키족들이 몰렸으며 평일에도 야간스키를 즐기려는 스키어들이 500여명씩 몰려들고있다. 수원 인계동이나 안양 일번가 등의 룸싸롱과 단란주점에는 각종 연말모임을 즐기려는 손님들이 쇄도, 예약을 하지않으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흥청거리고 있다. 그러나 고아원이나 양로원의 ‘세기말 연말’은 오히려 우울하기만 하다. 수원 노인복지시설 감천장에는 연말을 맞이해 찾아오는 온정의 손길이 경제난에 허덕이던 지난해보다 조금은 나아졌다고 하지만 별 다를바가 없는 실정이다. 이곳에서 11년째 계신다는 김명심할머니(72)는 “예전에는 연말이 되면 그래도 다른때보다 찾아오는 방문객들이 많았는데 다들 어려워서 지난해부터 발길이 뜸하다”면서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마음이 더욱 쓸쓸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해부터 찾아오는 발길이 뜸해진 파주 평화천 아이들이 맞는 올 연말도 외롭기 그지 없다. 겨울이 무서운 노숙자들의 연말은 더욱 쓸쓸하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노숙자 쉼터로 발길을 돌리고 있지만 이미 다른 노숙자로 꽉 차있는 쉼터로 들어서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매년 연말이면 거리의 온정을 기다리는 구세군 자선남비도 최근 수원역전 앞과 남문에 등장했지만 시민들의 무관심속에서 아직은 찬바람만이 남아있다. / 신현상기자 hsshin@kgib.co.kr

안성·화성 재보궐선거 투개표 이모저모

○…별다른 사고없이 개표가 순조롭게 진행중인 화성군수 보궐선거 개표에 우호태 후보가 압도적인 표차이로 선두를 계속 달리자 타 후보측 참관인들이 좌불안석. 특히 때마침 TV에서도‘우호태 후보 당선 유력시’라는 방송이 보도되자 맥빠진 이들은 개표장을 빠져나와 밖에서 담배를 피며 초조한 마음을 달래기도. ○…한나라당 우호태 후보 선거사무실에는 당선을 확신하며 샴페인을 터뜨리는가 하면 몰려든 축하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으나 당선을 장담하던 자민련 박윤영, 무소속홍인화 등 타후보 사무실은 이와는 대조적으로 썰렁. 특히 개표 상황을 주시하던 군청 직원들은 우 후보가 야당 소속이라는 점을 의식, 당선된후 중앙정부 등 상급기관의 감사가 잦아지지 않을까 불안해 하는 가운데 발빠른 일부 직원은 우 후보와 가까운 사람을 통해 줄을 놓는 등 벌써부터 물밑작업이 한창. ○…안성시의 9만3천939명의 유권자 중 올해 107세로 최고령자로 알려진 안성시 서운면 인리 54의 이진득씨는 이날 투표에 참가하지 않은 것으로 알져진 가운데 이씨의 주민등록 등재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제기돼 한때 선관위가 긴장. 이씨의 거주지인 서운면사무소 총무계 직원은 “이씨가 주민등록상에는 107세이지만 실제로는 80세 전후로 추정되며 주민등록이 20세 이상 잘못된 것으로 안다”고 언급. 이로 인해 선관위 측은 투표에 앞서 취재기자들에게 “이씨의 투표여부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언급했다가 취소하는 해프닝을 연출. 한편 이날 선거에는 이씨외에 서운면의 엄원씨(여,100세) 등 100세 이상의 유권자들 대부분 기권했다는 후문. ○…한영식 전 시장의 중도 퇴진으로 인해 2개월여 이상의 시정 공백을 맞고 있는 안성시 공무원들은 투표일인 9일에도 평소와 다름없는 분위기로 근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후임시장에 대한 관심을 표명하는 모습이 곳곳에서 노출. 이들 공무원들은 관권시비를 우려한 듯 점심식사도 대부분 구내식당을 이용하고 외출을 일절 삼가하는가 하면 몇몇 부서는 미리 예정돼 있던 출장도 취소하기도. 그러나 업무시간 중간중간에 사무실 한켠과 복도 등에 삼삼오오 모여 투표상황과 개표상황에 대한 소식을 귀동냥하는 모습이 목격. ○…안성경찰서는 이날 64개 투표소의 투표함 이송대책에 만전을 다하기 위해 경찰서 전 직원에 비상대기 명령을 발동하고 교통체증이 예상되는 곳곳에 병력을 배치. 특히 이날 안성시민들은 투표함의 원활한 이송을 위해 퇴근시간을 앞당기는 한편, 주요 간선도로의 통행을 제지하기도. ○…9일 실시된 화성군수 보궐선거 투표소 62개소중 무려 47개소가 초등학교에 집중적으로 설치돼 말썽. 특히 이 투표소로 인해 학생들은 다른 교실로 옮겨 수업을 받고 또 어수선한 분위기 때문에 수업도 대충 마쳐야 하는 등 이번 보궐선거에 애꿋은 어린 학생들만 피해를 본 셈. 이와관련, 화성교육청 관계자는“선관위측이 요구했고 또 국가적인 사항이라 투표소 설치를 허락했다”며“수업에 지장을 초래한다는 민원이 없어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 ○…안성시장 재선거의 개표소가 마련된 한경대학교 실내 체육관에는 오후 6시30분 59개 투표소의 투표함이 전부 도착한 가운데 6시45분 부재자 투표함 개함을 시작으로 일제히 개표에 돌입. 한편 총 422명 가운데 356명이 참가한 부재자 투표의 개함 결과, 무효표 23표를 제외한 유효표 333표중 한나라당 이동희 후보가 207표를 얻어 96표 획득에 그친 국민회의 진용관 후보를 2배이상 월등히 앞서 나가자 한나라당측 참관인들의 분위기가 술렁이기도. 이들 참관인들은 “대부분 군인들로 구성된 부재자 투표에서의 승리는 현 정부에 대한 민심이 완전히 돌아선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며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DJ정부 는 겸허한 자세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승리를 낙관. ○…이날 오후 12시 5분께 화성군 태안읍 병점초등학교 제2투표소에서 투표를 하려던 여모씨(34·여)가 자신의 이름 옆에 이미 투표를 했다는 지장이 찍혀 있는 것을 발견, 대리투표 의혹을 제기하며 선관위측에 항의. 그러나 선관위 조사결과 여씨 다음에 있던 박모씨(69·여)가 시력이 나빠 자신의 이이름보다 한줄 위에 있는 여씨 이름 옆에 지장을 잘못 찍은 것으로 확인되자 선관위측이 안도의 한숨. ○…이날 오후 7시께 화성군청 대회의실에서 정남면 제3투표소 투표함을 시작으로 투표함이 속속 들어오는 가운데 부재자 개표가 실시되자 군청 직원들 대부분이 퇴근을 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며 투표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특히 씨랜드 사건으로 위축돼 그동안 유세장도 오지않는 등 일체 행동을 자제해 왔던 군청 직원들이지만 이날만큼은“밤을 세워서라도 결과를 알고 갈 것”이라고 입을 모으며 지대한 관심을 표시. ○…이날 부재자 투표함 개표 결과 총 356표중 109표를 얻은 한나라당 우호태 후보가 1위를 차지하고 무소속 홍인화 후보가 92표를 얻어 2위를 차지하자 이들 후보진영측은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 그러나 홍 후보측은“당초 부재자 표에 신경쓰지 않았다”며 애써 변명했지만 초반 기선 제압을 당해 개표 결과를 끝까지 지켜보아야 한다는 표정이 역력./강인묵·최인진기자 ijchoi@kg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