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미국이 주요 무역 상대국에 대해 ‘상호관세'를 부과한 후 개별 국가와 새로운 무역 협정을 위한 양자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이날 미국 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Face The Natio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관세 정책을 옹호하며 “공정성과 상호주의의 새로운 기준을 바탕으로 우리는 전 세계 국가들과 양자 협상을 통해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새로운 무역 협정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새로운 양자 협정의 토대가 될 ‘새로운 기준선’으로 공정성과 상호성을 제시했다. 루비오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유럽연합(EU)을 지목하며 “(EU의) 경제 규모는 우리와 거의 비슷하다. 저임금 경제가 아니다”라면서 “우리와 매우 비슷한데 왜 그들은 우리와 무역흑자를 기록할까”라고 반문하며 미국과 EU간 무역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두 가지”라며 “첫째 알루미늄, 철강, 반도체, 자동차 제조 등 핵심 산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산업을 보호하고 역량을 구축하려면 미국에서 생산할 수 있는 경제적 인센티브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는 또 “두 번째는 글로벌이다. 우리는 미국에 부과하는 것과 동일한 관세를 상대국에 부과할 것”이라며 “공정성과 상호성의 새로운 기준을 바탕으로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되는 새로운 무역협정을 위해 전 세계 국가들과 양자 협상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은 “왜 이들 국가가 이것(상호관세)을 좋아하지 않는지 이해한다. 왜냐하면 무역의 현 상태(Status quo)가 그들에게 좋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현 상태를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는 새로운 상태를 설정할 것이고, 그들이 원한다면 협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의 탈산업화로 인한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 태동의 원인으로 지금의 무역 구조를 가리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인이 되기 전인 1980년대부터 이 문제를 지적해왔다”며 “이런 일(새로운 무역협정)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오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다음달 2일 미국 무역 상대국의 관세장벽과 비관세 장벽을 모두 고려해 상호관세를 부과한 이후 미국의 무역 상대국들과 공정성과 상호성을 기준으로 한 새로운 무역협정을 맺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럴 경우 미국과 이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는 한국도 예외가 될 수 없을 전망이다. 루비오 장관의 언급처럼 되면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때 한 차례 개정된 한미 FTA가 다시 대폭 개정되거나, 아예 한미 FTA를 대체할 새로운 협정이 체결될 가능성도 감지된다. 향후 한미 양국이 FTA를 개정할지, 기존 FTA를 대체하는 새로운 무역협정을 체결할지는 미국이 한국에 상호관세를 부과하면서 근거로 내세울 내역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간) 남유럽 북마케도니아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화재가 발생해 59명이 숨지고 155명이 다쳤다. 현지 매체와 dpa·로이터·AP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새벽 2시35분께 북마케도니아 작은 마을인 코차니의 ‘펄스(Pulse)’ 나이트클럽에서 열린 공연 도중 불이 났다. 판체 토시콥스키 북마케도니아 내무부 장관은 “사망자는 59명이고 이 가운데 35명의 신원이 확인됐다”며 “부상자 수는 155명으로 전국 병원에 입원 중”이라고 발표했다. 앞선 브리핑에서는 51명이 숨지고 약 1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고 발표했지만 사상자 수가 증가했다. 이들 부상자 중 18명은 위독한 상태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코차니 병원이 수용 인원을 넘어서면서 부상자들은 수도 스코페 등 다른 지역으로도 이송되고 있다. 코차니 주민들은 자신의 자동차를 이용해 부상자 이송을 돕고 있다. 부상 정도가 심한 환자 중 일부는 치료를 위해 다른 유럽 국가로 이송됐거나 이송될 예정이다. 당시 나이트클럽 현장엔 약 1천500여 명이 참석해 있었고, 이들중 대다수가 젊은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크리스티나 세라피몹스카 코차니 병원장은 현지 언론에 “환자의 연령대는 14∼24세”라며 “환자 중 70명이 화상과 일산화탄소 중독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현지 당국은 공연 중 사용된 불꽃놀이 장치에서 튄 스파크를 화재 원인으로 추정 중이다. 토시콥스키 장관은 “불꽃이 가연성이 높은 물질로 된 천장에 붙었고, 불이 클럽 전체로 빠르게 번지며 연기가 자욱하게 났다”고 설명했다. 이번 화재와 관련해 현지 당국은 나이트클럽 소유주로 추측되는 한 남성을 체포했고, 또 다른 4명에게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 토시콥스키 장관은 화재 당시 클럽 내부에 공식 수용 인원인 250명의 최소 2배 넘는 인파가 있었다며 뇌물 수수·부패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해당 클럽이 적정한 허가를 받지 않고 운영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15명을 구금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화재로 북마케도니아 정부는 7일간의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했으며 불가리아 등 인접국들은 부상자 치료 등을 돕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흐리스티얀 미츠코스키 북마케도니아 총리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마케도니아에 매우 힘들고 슬픈 날”이라며 “정부는 그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 돕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20년 넘게 의붓어머니에 의해 감금된 채 학대를 당한 30대 미국 남성이 집에 불을 지르고 탈출했다. 15일(현지시간) USA투데이, NBC뉴스 등 외신들은 코네티컷주에 거주하는 킴벌리 설리번(56)이 의붓아들을 20여년간 감금한 혐의로 지난 12일 경찰에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경찰과 소방 당국은 지난달 17일 워터베리의 한 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고, 이 과정에서 설리번의 의붓아들 A(32)씨를 발견했다. A씨는 방화 이유에 대해 “자유를 위해서”라고 답한 것을 전해졌다. A씨는 11살부터 방에 갇혀 지냈으며, 병원도 제때 가지 않아 치아가 부러져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그는 심하게 쇠약해진 상태로 발견됐고 치료도 받지 못했다”며 “최소한의 양의 음식과 물만 제공받았으며 극도의 영양실조 상태에 빠져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의 아버지가 지난해 1월 세상을 떠나자 A씨에 대한 의붓어머니의 구속이 더 심해진 것으로 파악했다. 해당 상황을 인지했던 A씨의 친척들은 A씨에게 어떠한 도움도 주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설리번은 자신에 대한 혐의를 부인 중이다.
미국 축산업계가 30개월 이상된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 한국의 검역 규정을 개선이 필요한 불공정 무역 관행으로 지목하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한국의 소고기 월령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한국이 30개월 미만 소고기만 수입을 허용하는 것은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광우병 우려 때문에 한미 양국 정부가 장기간 협상 끝에 2008년에 합의한 내용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전국소고기협회(NCBA)는 11일(현지시간) 교역국의 불공정 무역관행과 관련해 미국무역 대표부(ISTR)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30개월 연령 제한이 한국에서 민감한 이슈라는 것을 알지만 무시해서는 안 되는 이슈다”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광우병과 관련해 가장 엄격한 기준과 안전장치를 갖고 있다면서 “연령 제한 철폐와 양국 간 과학에 기반을 둔 교역 강화를 논의하기 위해 한국과 협의를 추진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USTR은 작년에 발간한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에서 한국과 합의한 30개월 미만 소고기 수출이 “과도기적 조치” 였음에도 16년간 유지되고 있으며, 갈아서 만든 소고기 패티와 육포, 소시지 등 가공육은 여전히 금지됐다고 지적, 사실상 수입 허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USTR은 미국과 교역 규모가 크고 미국의 무역적자가 큰 국가들을 중심으로 불공정한 관행에 대한 미국 각계의 의견을 지난달 20일부터 이날까지 접수했다. 미국 철강회사 클리블랜드-클리프스는 한국 철강업체들이 보조금을 받아 생산한 제품을 미국 시장에 반복해서 덤핑하고 있으며 한국의 철강 생산능력이 자국 수요보다 훨씬 커 대미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영화협회(MPA)는 한국의 콘텐츠 관련 규제에 문제를 제기하며 특히 한국 국회에서 논의 중인 망 사용료 부과가 미국 기업들에 추가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대두협회와 대두수출협의회는 주요 수출 시장 중 하나로 한국을 지목하고서 생명공학 기술로 개발한 작물의 수출을 승인받는 절차가 길고 부담스러우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근거한 저율할당관세(TRQ) 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2020년 사망한 축구 스타 디에고 마라도나의 사망 사건을 ‘살인 사건’으로 규정한 아르헨티나 검찰이 당시 그를 치료했던 의료진을 대상으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협의’를 적용했다. 첫 공판이 열린 건 마라도나가 사망한 지 4년여 만이었다. 11일(현지시간) 연합뉴스, 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 부에노스아이레스주 법정에서는 2020년 마라도나 치료를 담당했던 의료진 7명에 대한 첫 공판이 열렸다. 아르헨티나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환자를 살리기 위한 의료진의 최선을 다하지 않았고, 마라도나에게 부실한 환경에서의 재택 치료를 무리하게 강권해 마라도나를 사망으로 이끌었다는 혐의를 받는다. 이날 재판에선 숨지기 직전 침대에 누워 있던 마라도나의 사진도 공개됐는데, 해당 사진 속 마라도나의 입에는 튜브가 매달려 있고 그의 배는 비정상적으로 부풀어 있었다. 이 사진을 증거로 제시한 페라리 검사는 “우리는 마라도나를 희생자로 둔 범죄의 한 장면을 보고 있다”며 “피고인들은 마라도나의 집에서 공포의 극장을 연출한 공모자들”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20년 11월25일, 마라도나는 뇌혈종 제거 수술을 받고 자택에서 회복하던 중 급성 폐부종과 심부전에 의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60세였던 그가 수술 2주 만에 숨진 뒤 1년여간 사건을 수사한 아르헨티나 검찰은 당시 마라도나를 집에서 치료하던 의료진들이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아르헨티나 검찰은 ‘의료진들이 마라도나가 위독하다는 징후를 무시했고, 최소 12시간 동안 지속적이고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는 명백한 신호가 있었다’는 의료 전문가 위원회의 소견을 제시하며 피고인들에 대한 처벌을 촉구했다. 현지 언론 라나시온 보도에 따르면 이날 재판에서 마라도나의 주치의였던 신경과 전문의를 비롯한 피고인 측 변호사들은 “치료 방식과 형태는 모두 그의 가족과 협의하며 진행했다”며 살인의 고의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에서 피고인들의 혐의가 입증될 경우 최소 8년, 최고 25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사망한 마라도나를 발견했던 주간 간호사는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라 이날 법정에는 서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재판에 채택된 증인이 120여 명에 이르는 데다, 의료 소송은 의료진의 미필적 고의를 입증하기 매우 까다롭다는 것을 고려하면, 변론 절차는 앞으로 4~5개월간 지속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동아태) 차관보로 마이클 디솜버 전 태국 대사를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디솜버 대사가 차기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로 지명됐음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디솜버 전 대사는 트럼프 1기 행정부 말기인 2020년 3월부터 2021년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종료까지 태국 대사를 역임했다. 그는 법무법인 설리번 앤드 크롬웰에서 아시아 인수합병과 한국 및 동남아시아 업무를 총괄해온 베테랑 변호사로, 현재도 같은 법인에 소속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디솜버 전 대사가 “하버드 로스쿨을 우등(magna cum laude)으로 졸업했으며, 스탠퍼드대에서 계량 경제학 학사와 동아시아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고 소개했다. 그의 석사 논문 주제는 ‘중국의 핵무기 전략’이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클이 우리나라를 위해 엄청나게 열심히 일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그의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디솜버 전 대사는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에도 동아태 차관보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그의 부인은 한국인이며, 그는 일상적인 한국어 구사가 가능하고 중국어에도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 동안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6천여명의 마약 용의자를 죽인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전 대통령(79)이 체포됐다. 10일(현지시간) 연합뉴스, CNN 등의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대통령실은 “오늘 아침 마닐라 인터폴은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두테르테 전 대통령에 대한) 정식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고 말했다. 필리핀 정부는 이에 따라 이날 홍콩에서 귀국하던 그를 마닐라 공항에서 체포했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집권하는 동안 대대적인 마약 범죄 소탕 작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마약 복용자가 판매자가 곧바로 투항하지 않으면 경찰이 바로 총격을 가했다. 당시 사망한 용의자 수를 필리핀 정부는 6천200여명으로 집계했지만, ICC 측은 사망자 수를 1만2천~3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ICC가 2018년 예비조사에 나서자 필리핀은 ICC를 탈퇴했다. 이후 ICC가 정식 조사에 나서자 필리핀은 자체적으로 조사하겠다며 조사 유예를 신청하기도 했다. ICC는 필리핀 정부가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있다며 조사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2022년 대선에서 두테르테 전 대통령의 딸인 세라 두테르테 부통령과 러닝메이트를 이뤄 당선된 후임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은 ICC의 조사를 거부한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마르코스 대통령 측과 두테르테 전 대통령 측이 정치적 동맹에서 대립 관계로 돌아섰다. 이후 마르코스 정부는 ICC가 인터폴을 통해 두테르테 전 대통령을 체포하려 할 경우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폐렴으로 장기 입원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오는 13일 병상에서 즉위 12주년을 맞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출신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리오 추기경은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의 자진 사임 후 콘클라베(교황 선출 회의)가 시작된 지 이틀 만인 2013년 3월 13일 새 교황으로 선출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선출 당시 76세의 고령이었고 젊은 시절 폐 일부를 절제해 겨울철마다 호흡기 질환에 시달리는 등 전 세계를 다녀야 하는 교황의 격무를 해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이후 교황청 업무와 해외 사목을 활발히 이어갔으며 지난해 9월 2~13일에는 12일간 인도네시아, 파푸아뉴기니, 동티모르, 싱가포르 등 두 대륙에 걸쳐 4개국을 방문하며 3만3천km를 이동하는 강행군을 펼쳤다. 주변에서는 고된 일정을 쉼 없이 이어가는 교황의 행보에 적절한 휴식을 권하기도 했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더 낮은 곳으로 자신을 찾는 사람들을 향해 나아갔다. 교황청 내부에서 ‘지칠 때까지 일하는 교황'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였다. 교황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4년 전인 2021년 7월, 결장 협착증 수술을 하게 되면서 부터다. 2022년 봄부터는 오른쪽 무릎 상태가 악화해 휠체어나 지팡이에 의지해야 했고, 2023년 6월에는 탈장 수술을 받았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에는 연이어 낙상 사고를 당해 건강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 부상을 당한 상황에서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12월 24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문을 직접 열고 25년마다 돌아오는 2025년 정기 희년의 개막을 선포했다. 몇몇 교황청 관계자는 최근 폐렴 증상으로 장기간 입원하게 된 원인에 대해 이날 장시간 야외에서 행사를 치르며 찬바람에 노출된 것이 건강에 악영향을 준 게 아니냐고 추측한다. 복잡한 국제 정세 또한 교황의 마음에 쉼을 허락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 전쟁에 더해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전 세계는 대변화를 앞두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교황은 대화와 협상을 촉구하며 두 전쟁의 빠른 종식과 평화의 도래를 호소했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을 거듭 비판했다. 지난달 초부터 기관지염 증세를 보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9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집전한 미사에서 강론 도중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강론을 중단하기도 했다. 바쁜 일정 속에 치료를 미뤄온 교황은 지난달 14일 결국 로마 제멜리 병원에 입원했다. 입원 후에도 4차례 호흡 곤란을 겪으며 위기를 맞았으나 지난 4일부터는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황청은 현지시간 10일 저녁 언론 공지를 통해 “교황의 건강 상태는 계속 안정적”이라며 “지난 며칠 동안 나타난 개선세가 더욱 확고해졌으며, 이는 혈액 검사와 임상 평가, 그리고 약물 치료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통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황청은 교황이 88세로 고령인 데다 병세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추가적인 치료를 위해 당분간 더 입원해야 한다”고 전했다. 따라서 13일에 맞는 즉위 12주년에도 교황의 모습을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교황은 지난달 14일 입원 이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교황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만큼 전임자의 뒤를 이어 생전 퇴위를 선택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으나 최근 교황직이 종신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한 그는 병상에서도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국무원 국무장관 에드가 페냐 파라 대주교 등과 수시로 만나 교황청 주요 사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필리핀의 수도 마닐라 번화가 길거리에서 한국인 남성이 강도의 총격으로 숨졌다. 10일(현지시간) 연합뉴스 및 현지 매체 GMA뉴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 7일 오후 7시 45분께 마닐라 말라테구 거리에서 한국인 남성 A씨가 강도의 총격을 당했다. A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A씨는 소매치기를 하려는 강도들과 몸싸움을 벌이다 강도 2명이 쏜 총에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경찰은 현재 범인과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A씨가 총격을 당한 지역은 치안이 좋지 않아 한국인 교민과 관광객 등을 상대로 한 살인·강도 등 강력 사건이 빈번히 일어나는 곳이다. 2016년에는 한인 사업가 고(故) 지익주(당시 53세)씨가 현직 경찰관 3명에 의해 납치돼 살해되기도 했다. 대사관은 현지 교민에게 인적이 드문 곳을 걷지 말고 가급적 야간 외출을 삼가달라 요청하기도 했다. 또한, ▲ 소매치기나 절도 피해 시 과도히 저항하면 더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침착하게 대응할 것 ▲ 외출 시 가방을 몸에 밀착하고 손으로 단단히 잡아 소지하며, 가급적 몸 앞쪽에 둬 범죄 표적이 되지 않도록 할 것 등을 당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국제의용군에 자원해 3년간 러시아와 맞서 싸웠던 JD밴스 미국 부통령의 사촌형 네이트 밴스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우크라이나 정책을 맹비난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네이트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미국)는 블라디미르 푸틴의 쓸모 있는 멍청이들(useful idiots)”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와 내 사촌은 명백히 블라디미르 푸틴을 달랠 수 있다고 믿고 있지만 그들은 틀렸다. 러시아인들은 우리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한 사실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2022년 2월, 밴스 부통령이 미국 극우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무슨 일이 벌어지든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던 점에 대해 “특정 유권자들을 기쁘게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정치적 게임이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왔다”고 고백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원조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던 밴스 부통령과 달리, 사촌형 네이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3주 만에 국제의용군에 자원해 전장에 갔다. 그는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 등에서 3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러시아군에 맞서 싸웠다. 이후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밴스 부통령이 공식 취임한 직후인 지난 1월 하순 “(우크라이나에) 머물기가 복잡해졌다. 포로가 될 위험을 무릅쓸 수 없었다”며 미국으로 돌아왔다. 또 네이트는 밴스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백악관을 찾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면박을 주고 쫓아내는 행태를 보인 것에 대해 “전적으로 악의적인 매복 공격이었다”고 비판했다. 한편 네이트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무기가 최전선에서 유용하게 쓰였다며 “JD가 자신이 접한 언론 보도를 근거로 젤렌스키에 대한 불신을 정당화했을 때는 숨이 막히는 줄 알았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어 “그에게는 (우크라이나) 전선에 있는 사촌이 있었다. 난 그에게 거짓 없이, 개인적 이해와 무관하게 진실을 말해줄 수 있었지만 그는 한 번도 더 알아보려 시도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네이트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할 목적으로 미국 부통령실에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으나 답신이 없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