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도시공사가 최근 추진했던 ‘박달스마트밸리(서안양 친환경 융합)’ 사업자 공모를 돌연 취소(경기일보 9월23일자 1면)한 가운데,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거액의 배당금을 받은 화천대유 관계사 및 금융 컨소시엄이 해당 사업에 나란히 참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안양시와 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도시공사는 지난 16일 금융기관 참여의 폭을 넓히기 위해 공익성 재고 등을 이유로 안양 박달스마트밸리 민간사업자 공모를 돌연 취소했다. 이 사업은 만안구 박달동 일원 328만㎡ 규모의 부지 가운데 114만㎡는 기존 탄약고를 지하화해 국방부에 기부하고, 나머지 부지(213만㎡)에는 4차산업 중심의 최첨단산업과 주거ㆍ문화시설을 갖춘 스마트복합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만 1조8천억원대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5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금융컨소시엄을 만든 하나은행이 박달스마트밸리 조성사업에도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당시 대장동 개발사업 사업자 공모 지침 중 ‘재무적 출자자 관련 대표사의 부동산프로젝트 금융주간사 및 대출실적 지표’에서 만점 기준을 7천억원 이상 금융주간 및 1천500억원 이상 대출로 명시했고, 이 같은 요건을 충족한 AAA 금융기관은 하나은행과 산업은행 등에 국한됐었다. 즉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있는 사업주체가 이 조건으로 인해 제한된 것이다.
이와 함께 당시 하나은행 컨소시엄에 속해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했던 국민은행과 기업은행도 이번 박달스마트밸리 조성사업에 참여의향서를 제출했다.
또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약 1천억원의 배당을 받은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 4호’(대표 남욱)가 법인명을 바꾼 ‘㈜엔에스제이홀딩스’도 도시공사에 사업참여의향서를 제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인터넷상에 공개된 엔에스제이홀딩스의 기업 정보를 보면 화천대유의 대주주 김만배씨의 가족과 화천대유 대표와 같은 이름의 인물이 사장 등 경영진으로 기재돼 있다.
하나은행, 국민은행, 기업은행, ㈜엔에스제이홀딩스 등 대장동 개발사업 참여 업체들을 포함한 박달스마트밸리 민간사업자 공모에 참여한 기업은 105곳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박달스마트밸리 조성사업과 대장동 개발사업이 같은 재무적 구조를 갖추고 있다면서 도시공사가 어떠한 목적으로 논란이 불거진 사업과 같은 사업자 공모 절차를 진행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구경모 안양도시공사 본부장은 “이번 공모 취소는 재무적 출자에 대한 금융기관의 문턱을 낮추기 위한 것에 따른 조치였다. 대장동 개발사업과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라며 “도시공사는 조만간 절차에 따라 재공모에 들어갈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경수ㆍ노성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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