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단계 격상 전 마지막 주말을 즐기러 나왔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이라는 초유의 국면을 앞둔 마지막 주말, 경기도내 야외 장소에서 술판이 벌어지는 등 방역지침 준수가 실종된 모습이 곳곳에서 연출됐다.
4단계 강화 조치를 이틀 앞둔 지난 10일 오후 10시30분께 안양 중앙공원.
이 곳은 200명의 20~30대 청년들이 거리두기 격상에 앞서 마지막 회포를 푸는 거대한 술자리를 방불케했다.
30분 전 인근 유흥가인 범계역 로데오거리의 모든 술집과 음식점이 문을 닫자 근처 편의점에서 술을 잔뜩 산 청년들이 아쉬움과 설레는 표정으로 하나 둘 공원에 몰려들었다.
공원 내 잔디밭 인근에는 이러한 음주 행위를 막고자 1m 이상 철제펜스와 그물막이 설치됐으나 무용지물이었다. 3~4명씩 무리를 지은 청년들은 공원 곳곳 나무벤치에 자리를 잡고 술자리를 가졌다.
특히 공원 스탠드 옆 계단은 마스크를 턱까지 내린 수십여명의 청년들이 다닥다닥 모여앉은 채로 술을 마시는 등 방역수칙이 전혀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A씨(20대ㆍ안양)는 “12일부터 거리두기가 강화돼 3인 이상 술자리를 갖기 힘들다 보니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 늦게까지 술자리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고양시 일산서구 호수공원도 사정은 마찬가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2m 이상 거리를 유지해달라’는 현수막 바로 밑에선 20대 남성 4명이 테이블까지 차리고 술을 들이켰다. 바로 인근에서는 30대 남성 4명이 돗자리에 앉아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을 크게 틀어놓은 채 웃고 떠들었다.
비슷한 시각, 수원시에 갑작스럽게 내린 비도 청년들의 음주를 막지 못했다. 팔달구 인계동 번화가에서 30대 남성 3명은 편의점 처마 밑에서 못다한 회포를 풀고 있었고, 또 다른 20대 남성 3명은 술이 가득 담긴 봉지를 들고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모텔로 향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최근 예방접종을 받은 60대 이상 환자 수는 감소하나 청년층 감염이 두드러지는 상황”이라며 “야외라 하더라도 음주 과정에서 침방울로 코로나19가 전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도내 지자체들은 12일부터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한 도시공원 내 야외 음주행위 금지 행정명령’을 내린다. 공원 내 음주 금지는 다음 날 오전 5시까지며 별도 해제 시까지 계속된다.
지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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