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도내 계곡 내 불법시설 철거를 통해 ‘청정계곡 만들기’에 나선지 1년이 지났다. 하지만 일부 계곡에선 여전히 취사행위가 계속됐고 쓰레기 불법투기도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더욱 철저한 시민의식이 요구된다.
5일 오후 고양시 북한산 계곡. 이곳의 식당들은 계곡 옆에 검은 천막을 치고 자리를 확보하는 한편, 펜스를 따라 파라솔까지 설치해 영업하고 있었다. 식당 맞은편 돌무더기 위에선 돗자리를 깔고 있는 피서객들이 눈에 띄었다. 계곡 앞에서 만난 행락객은 “계곡에 시설물을 철거했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이쪽 식당들은 아직 계곡 가까이에 자리를 깔아둔다고 들어 찾아왔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대 양주시 장흥면 석현리 돌고개유원지. 일부 식당이 냇가에 자리가 있음을 알리는 광고물을 설치했고, 주변에는 주차된 차량들로 가득했다. 계곡에 내려가려면 주차장과 평상을 갖춘 식당에서 음식을 사먹어야만 이용할 수 있는 점도 예년과 같았다. 마스크를 쓴 행락객들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특히 석현리 일대 식당들은 냇가에 설치했던 평상을 철거한 대신 그늘막 텐트를 설치하고 기존 방식으로 영업행위를 이어가고 있었다.
동두천 탑동계곡에도 5일 오전부터 500여명이 넘는 행락객들이 텐트를 치고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하지만 일부 행락객들이 여전히 고기를 구워먹는 등 취사행위를 하고 있었다. 특히 계곡 중간 배꼽다리 부근 국방부 소유 임야에서조차 취사행위가 이뤄지고 있었다. 인근 쇠목계곡의 한 상가에선 철거된 천막을 다시 치는 모습도 목격됐다.
남양주시 별내면 청학리 수락산 계곡은 안전문제 등 문제점들이 노출됐다. 계곡과 휴식공간 사이나 주차장 옆에 안전펜스가 설치되지 않은 곳이 있었다. 계곡으로 내려가는 계단도 경사가 급해 보였다. 방문객들이 많이 자리잡은 산비탈 옆에도 별도의 안전시설은 없었다. 갑작스레 폭우가 쏟아진다면 토사가 밀려와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마스크를 쓴 행락객들도 적었다.
양평군 서종면 벽계천에서도 휴대용 가스버너에 고기를 굽고 있는 행락객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불법 시설물이 제대로 치워지지 않아 미관을 해치는 경우도 몇 군데 눈에 띄었다. 수입교 근처 하천부지에는 지난해 강제철거 이후 새로 설치된 것으로 보이는 목재구조물과 플라스틱 의자가 발견됐다. 인근 하천부지에는 지난해 강제철거 이후 새로 설치된 것으로 보이는 목재구조물과 플라스틱 의자가 발견됐다. 양평군 용문면 용계계곡에도 하천부지에 지어진 식당으로 사용되던 몇몇 건물이 주거시설이란 이유로 아직 철거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었다. 소유주가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라 소송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강제집행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포천 백운계곡은 비교적 양호하지만 일부 문제점이 눈에 띄었다. 불법 시설들은 대부부 철거됐지만, 행락객이 떠난 자리에는 각종 쓰레기들이 늘고 있었다. 백운계곡 상인연합회는 구성됐지만, 아직 정상적인 활동을 하지 않고 있었다.
남양주시 평내동 주민 A씨는 “계곡이나 하천을 시민들에게 되돌려준다는 좋은 취지의 사업인만큼 좀 더 꼼꼼하게 정비하고 관리에 만전을 기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용수 포천시 안전총괄과장은 “이재명 지사의 지시로 도내 계곡 내 불법시설들이 모두 철거됐지만,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어느 정도 성과도 있었지만, 취사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등 아직 부족하다. 행락객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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