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해 5도, 북 위협 불안에도 가족과 따뜻한 설 보내

인천 서해 5도 주민들이 끊임없는 북한의 위협 속에서도 29일 가족들과 함께 따뜻한 설 명절을 보냈다. 연휴 시작일인 지난 25일, 북한은 해상대지상 전략순항유도무기 시험 발사를 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024년 1월,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북남관계는 더이상 동족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관계, 전쟁 중인 교전국 관계”라고 발표했다. 이후 북은 오물 풍선을 날리고 대남방송을 지속했고, 북한과 가장 가까운 서해 5도 주민들은 불안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이번 설, 이렇다 할 북한의 위협이 없어 서해 5도 주민들은 가족들과 함께 모처럼 따뜻한 설을 맞았다. 육지와 가장 멀리 떨어진 백령도 주민들도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가족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설 명절을 맞아 지난 25일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아들(32), 딸(30)과 함께 명절을 보낸 홍남곤씨(58)는 “(백령도로)들어온다는 소식을 듣고 애들이 좋아하는 회를 먹이려고 바다에 직접 나가 광어를 잡아왔다”며 “‘백령도 호박김치’도 준비하고, 전을 부치는 등 풍족하게 한상 차려 모처럼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연휴 기간 중 예고된 변덕스런 날씨로, 자식들과 손자들이 섬에 들어오지 못할 것을 우려한 일부 서해5도 주민들은 미리 인천 육지로 나와 가족들을 맞기도 했다. 연평도 주민 김영식씨(74)는 “이번 명절에 날씨가 안 좋다는 일기 예보를 들어서 아들들이 연평도에 들어오기 어려울 지 몰라 미리 육지로 나왔다”며 “지난 28일에는 둘째 아들도 만나 온 가족이 모여 함께 식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엔 북한과의 갈등으로 연평도 주민들이 불안한 한해를 보냈는데, 새해엔 정국이 안정되고 남북관계도 좋아지면 좋겠다는 얘기를 가족들과 나눴다”고 덧붙였다. 반면, 북의 위협은 없지만 연휴기간 중 기상악화로 가족들이 섬에 들어오지 못해 만나지 못한 주민들도 있다. 덕적면에 사는 김용진씨(56)는 “기상 악화 예보를 미리 들었지만 일이 있어 섬 밖으로 나가지 못해 가족들을 만나지 못했다”며 “북 위협도 없는데다 날씨가 좋지 않아 관광객도 없어 섬이 올해는 아주 한산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인천 I-pass 등으로 관광객 많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주차요원의 일방적 도로 통제, 경찰·구청도 막을 수 없는 사각지대 [현장, 그곳&]

“주차요원이 주차장에 자리가 있는데도 들여보내지 않고 도로에 줄을 세우네요. 도로를 주차장으로 쓰는게 맞는지 의문이네요.” 지난 주말 오전 인천 서구 한 대형 음식점 주차장. 주차칸이 3~4개나 비어 있지만, 주차요원은 입구에서 차량 출입을 통제, 대로변에 줄을 세운다. 점심 시간이 다가올 수록 차량은 밀려들었고, 비상등을 켠 차량들은 급기야 식당 인근 주유소 입구까지 길게 줄지어 선다. 식당이 도로를 사실상 주차장으로 사용하자 편도 3차로 도로는 순식간에 편도 2차로로 좁아져 차량 정체까지 이어진다. 줄지어 선 차량들이 시야를 가려 골목에서 나오는 빠져나와 대로로 진입하려는 운전자들은 진땀을 뺀다. 김미자(63)씨는 “이곳은 점심·저녁 시간이면 손님이 많아 항상 정체가 생긴다”며 “주차장 안에 자리가 남았는데도 들여보내지 않아 생긴 긴 줄 때문에 사고가 날 뻔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남동구 한 식당 건물 앞도 사정은 마찬가지. 주차요원 통제하에 많은 차량이 건물 주차장 진입을 위해 도로에서 대기했다. 골목에서 나와 우회전하는 차는 버스전용차로를 피해 도로에 진입, 주행해야 하기 때문에 1번에 2개 차로를 넘기도 하는 등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다. 인근 주민 A씨는 “항상 복잡한 구간이라 지나갈 때마다 위험하다고 느낀다”며 “빠져나가는 차량 1대를 10분 가량 기다리기도 하는데, 왜 불법 정차 단속을 하지 않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오전 10시께 남동구 한 외과의원 역시 주차요원은 배치했지만, 방문객들 차량을 대로변에 줄세워 두며 사실상 도로를 주차장으로 사용했다. 일부 영업장들의 일방적인 차선 통제로 시민들이 통행 안전에 불편을 겪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특히, 이곳에서 사고가 나더라도 식당이나 병원 또는 주차요원들은 이를 책임질 의무가 없으며 오로지 운전자가 책임을 져야 해 대책 마련은 더욱 시급하다. 교통경찰과 모범운전수가 아닌 사람은 일반도로에서 수신호 등으로 교통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지만 경찰은 인력이 부족한데다 주차요원이 질서유지의 목적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단속은 하지 않는다. 각 지자체 역시 도로를 점유한 채 주·정차 하는 행위를 단속하는 업무를 하지만, 이 같은 식당이나 병원 대기 줄은 단속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차량 안에 운전자가 대기 중이며, 5분 이상 정차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지역 안팎에서는 경찰과 각 지자체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태완 도로교통공단 교수는 “주차요원이 일반도로에서 차량 통행을 통제하는 부분을 법적으로도 막을 수 있는 규제나 조치가 없다”며 “교통체증 및 안전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일어난다면 지자체나 경찰에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주차요원들이 질서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단속하지 않았을 뿐, 민원이 들어오거나 교통 흐름에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면 단속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식당 이용객 뿐만 아니라 주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여러 방안을 고심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인천가족공원에 38만명 성묘객 '북적'…성묘객 분산 대책 마련 [현장, 그곳&]

“설날 오기 전 미리 성묘왔습니다.” 25일 오후 3시께 인천 부평구 부평동의 인천가족공원. 설날을 앞두고 고인을 기리기 위해 미리 발걸음을 옮기는 이른 성묘객들이 들어선다. 일대 길목에는 인천가족공원으로 가기 위한 차들의 차량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차들은 비상 깜빡이를 켠 채 차에서 헌화할 꽃 등을 사는 등 줄을 지어 멈춰있다. 인근 주차장에 주차를 마친 성묘객들은 한 손에는 헌화할 꽃을 쥔 채 어머니, 아버지 혹은 남편과 아내, 아들, 딸 등 먼저 세상을 뜬 이들을 기리기 위해 봉안당으로 향한다. 일찍이 돌아가신 부모님을 기리기 위해 이곳을 찾은 김형인씨(43)는 “이제 곧 설인데 당일에는 일정 상 못 올 수도 있어서 일찍 왔다”며 “엄마, 아빠가 편안하게 잠들 수 있도록 꽃을 선물할 것”이라고 말했다. 봉안당에 들어선 성묘객들은 자신의 가족이 담긴 유골함을 한참을 바라보다 절을 하고 꽃을 선물한 뒤 자리를 떠나기도 한다. 이날 8살 아들과 함께 이곳을 찾은 A씨(41)는 “시어머님과 할아버님께서 잘 계신지 살피고 손자 얼굴 보여주러 왔다”며 “설날 당일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 혼잡할 것 같아 미리 성묘를 하러왔다”고 했다. 설날을 나흘 앞두고 인천가족공원에 일찍이 성묘를 하러 온 성묘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인천시 등에 따르면 현재 인천가족공원에는 19만1천403기의 유골이 안치되어 있다. 시는 이번 설 연휴 기간 동안 적게는 1일 3만여명에서 설 명절 앞뒤엔 1일 6만여명 이상까지 총 38만여명의 성묘객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시는 오는 30일까지 성묘 종합상황반을 운영한다. 가족공원사업단 및 경찰서 등 유관기관과 협조체계를 유지해 성묘객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이를 통해 성묘객들의 안전사고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고 교통·주차 등의 사고를 예방한다. 앞서 시는 설 연휴 성묘객들이 몰릴 것을 대비해 지난 18일부터 봉안당 및 묘지 등을 개방해 사전 성묘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 성묘객이 가장 많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설날 당일(29일)에는 차량 진입을 전면 통제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안내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오는 29일 설날을 맞이해 인천가족공원을 방문하는 성묘객들 간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며 “종합상황반 운영하는 등 쾌적한 성묘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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