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엔 환상 속으로 나들이 하세요…올 겨울에도 판타지 영화 속속 개봉

2001년 말에서 2002년 초로 이어진 겨울은 판타지 영화 팬들에게는 잊지 못할 계절이었을 것이다. 재미와 스케일을 갖춘 보기 드문 대작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과 ‘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가 연이어 개봉했기 때문. 최소 몇 년간은 겨울마다 이 두 영화의 속편이 연달아 개봉될 것이라는 기대에 판타지 팬들은 한껏 부풀어 올랐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반지의 제왕’의 절대반지는 소멸된 지 오래고 ‘해리포터’ 시리즈 차기작인 ‘…와 불사조 기사단’은 내년 여름에야 공개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 두 영화는 ‘겨울에는 판타지 영화’라는 공식만큼은 남겨뒀다. 올 겨울에도 여전히 판타지 영화 한 편쯤 보고 싶은 관객을 노린 영화들이 개봉 대기 중이다. 가장 눈길을 끄는 21일 개봉되는 것은 판타지와 멜로,액션을 함께 보여줄 한국 영화 ‘중천’(21일 개봉). 정우성 김태희 주연의 이 영화는 동양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판타지와 멜로,액션으로 완성도를 높였다. 자신을 대신해 죽은 연인 소화(김태희)를 구하기 위해 천국과 지옥의 중간계 ‘중천’이라는 공간으로 목숨을 걸고 들어간 퇴마무사 이곽(정우성)의 이야기다. 초현실적인 배경과 액션장면을 구현하기 위해 100억원 규모의 예산과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사용됐다. 비록 한국 영화계에서 아직까지 무협 멜로,판타지 등 장르의 흥행성이 검증된 적이 없긴 하지만 ‘무사’로 노하우를 쌓은 제작진,아시아 최고 수준의 의상 소품 음악스태프 등은 기대를 품게 한다. 이미 개봉한 작품으로는 멕시코 출신 길레르모 델 토로 감독이 만든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가 있다. 엄마와 함께 새아버지의 집으로 이사온 소녀 오필리아에게 어느 날 요정이 나타나 “당신은 본래 지하왕국의 공주였고 세 개의 임무를 수행하면 다시 공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하면서 모험이 시작되는 영화. 펼치면 백지 위로 글씨가 나타나는 마법의 책,벽에다 네모를 그리면 문이 되는 분필,손바닥에 붙은 눈으로 앞을 보는 괴물 등 상상력 가득한 사물 및 캐릭터들이 화면 위에 그럴듯하게 펼쳐진다. 그러나 판타지의 사이사이로 보이는 스페인 내전이라는 현실은 지나치다 싶을 만큼 잔인해 심지가 약한 관객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오는 21일 미국보다도 하루 앞서 개봉하는 ‘박물관이 살아있다!’는 현대를 배경으로 한 이색적인 판타지다. 밤이 되면 박물관 안의 전시물들이 살아 움직인다는,어린이들이 특히 좋아할만한 상상을 그려낸 영화. 제작비 1억5000만 달러를 투입해 뉴욕자연사박물관을 재현하고 화석과 표본,박제들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실감나게 살려냈다. 벤 스틸러와 로빈 윌리엄스 주연. 내년 1월 개봉 예정인 ‘에라곤’은 중세 유럽의 분위기가 풍기는 배경,실감나는 특수효과와 스케일 등이 ‘반지의 제왕’을 연상시키는 블록버스터급 영화다. 전세계적으로 3800만부가 팔린 크리스토퍼 파올리니의 동명 판타지 소설을 원작으로 1억2000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만들었다고. 숲 속에서 전설 속 ‘드래곤’의 알을 발견한 소년 에라곤이 악의 왕이 다스리는 제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전설의 용사 ‘드래곤 라이더’가 되는 과정을 그렸다.

청년 영화인들, 파리서 한ㆍ불 영상제

상대편 나라에서 개봉이 안된 한국과 프랑스의 영화들 중 가능성있는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평가하는 제1회 한ㆍ불 영상제가 이달 6~12일 파리 소르본대 근처 르플레 메디시 극장에서 열린다. 프랑스에서 활동중인 젊은 영화인들인 배용재(집행위원장), 이상훈(수석 프로그래머)씨가 주도하는 이번 영화제에는 한국의 장편 7편, 단편 10편, 프랑스의 단편 12편이 출품되며 양국 심사 위원단이 상대편 나라의 작품을 교차 심사한다. 노경태 연출 '마지막 밥상', 김태일ㆍ가토 쿠미코 연출 '안녕, 사요나라', 윤지원 연출 '라디오 드림스', 아밋 메몽 연출 '카롤리나', 기욤 포레스티의 '앤젤 더스트' 등이 공식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배용재 집행위원장은 "두 나라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경쟁시키는 이번 행사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즉 교차 시선으로 서로 평가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주류 밖의 감독들 중에서 실력 있는 분들을 발굴하는 계기도 마련된다"고 밝혔다. 영화제 심사위원단은 한국 측의 소설가 황석영씨, 영화제작자 차승재씨, 프랑스 측의 영화감독 얀 드데, 영화 평론가 스테판 들로름 등으로 구성됐다.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 재외동포재단, 한국문학번역원, 프랑스 국립영화센터(CNC)가 후원한다고 집행위측은 밝혔다. /연합뉴스

<새영화> 병적인 사랑의 풍경 '랑페르'

다니스 타노비치 감독의 '랑페르'(프랑스어로 '지옥'이라는 뜻)는 전형적인 프랑스풍 영화다. 이는 모든 대사가 프랑스어로 처리되고 주연 배우들이 모두 프랑스인이라는 것 때문만은 아니다. 영화는 매우 정적이며 등장인물들의 병적인 심리상태에 초점을 맞춘다. 영화에 등장하는 세 명의 자매는 하나같이 병적인 사랑에 집착한다. 세 자매 중 첫째인 소피(에마뉘엘 베아르)는 남편의 외도로 인한 고통으로 몸부림치며 막내인 안느(마리 질랭)는 친한 친구의 아버지와 금지된 사랑에 빠진다. 누구에게도 마음의 문을 열지 않고 홀로 고독한 삶을 살아가는 둘째 셀린(카랭 비야)은 어느 날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낯선 남자에게 충동적으로 몸을 맡긴다. 이들은 어린 시절 부모간의 심각한 불화와 이로 인한 아버지의 자살이라는 심리적 충격을 공통적으로 안고 있다. 각본을 쓴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은 '랑페르'를 통해 인간이 겪는 심리적인 지옥의 풍경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전해진다. 단테의 신곡에서 영감을 얻어 '천국' '지옥' '연옥' 3부작을 구상했던 키에슬로프스키는 비록 시나리오를 끝내기 전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숨을 거뒀으나 그가 남긴 미완성의 시나리오는 키에슬로프스키의 오랜 영화 동지인 피시비츠의 손에 의해 완성됐다. 첫번째 작품 '천국'은 2002년 '롤라런'의 감독 톰 티크베어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그로부터 3년 뒤 두번째 작품 '랑페르'가 다니스 타노비치에 의해 영화화됐다. 키에슬로프스키와 타노비치는 '랑페르'에서 부정을 저지른 남편 이아손에게 복수하기 위해 자기 자식들을 죽이는 그리스 신화의 악녀 '메디아'의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잔인한 운명의 수레바퀴에 휘말린 한 가족의 비극적 역사를 그리려 했다. 그리고 이 같은 의도는 성공한 듯이 보인다. 영화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우울하고 칙칙하다. 정적이고 병적이며 심리묘사에 집착하는 프랑스 영화 팬이라면 놓치기 아까운 작품이 될 듯. 에마뉘엘 베아르와 마리 질랭 등의 연기에도 높은 평점을 주고 싶다. 13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파멜라 앤더슨 이혼은 영화 '보랏' 때문?

글래머 스타 파멜라 앤더슨(39)이 결혼 4개월 만에 파경을 맞은 것은 영화 '보랏'(Borat)에 출연한 후 남편과의 관계가 악화된 때문이라고 28일(현지시간) 미국 연예통신 WENN이 보도했다. 파멜라 앤더슨은 지난 주 극복할 수 없는 성격차를 이유로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앤더슨과 남편 키드 록은 지난 7월29일 프랑스의 생트로페 연안의 요트에서 화려한 결혼식을 올린 후 미국에 돌아와 베벌리힐스법원에서 혼인신고를 했었다. WENN은 앤더슨과 록이 '보랏' 영화의 시사회에서 심한 말다툼을 벌였으며 이후 두 사람의 불편한 관계가 이혼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랏'은 카자흐스탄의 TV리포터인 보랏이 미국의 선진문화를 다큐멘터리에 담는 임무를 띠고 미국 뉴옥으로 건너왔으나 호텔 TV에서 파멜라 앤더슨을 본 후 한눈에 반해 "파멜라 앤더슨을 아내로 맡겠다"는 일념으로 로스앤젤레스까지 대륙횡단을 하면서 겪는 엽기적이고 황당무계한 일들을 담은 풍자코미디. 앤더슨과 록은 영화가 개봉되기 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한 시사회에 함께 참석했으나 영화를 본 록이 엄청나게 화를 내면서 현장에서 큰 말다툼을 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록은 패멀라 앤더슨이 출연한 것은 스스로에게 굴욕적인 행동을 한 것이며 그녀에게 어떻게 그런 영화에 출연할 수 있었느냐며 모욕적인 말도 서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앤더슨은 남편이 영화를 유머감각으로 볼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영화에 출연하면서 너무 즐거운 경험을 했다는 의견차이를 보인 것으로 측근들이 전했다. 두 사람이 영화를 놓고 충돌한 후 관계가 악화되고 서먹해져 이혼으로까지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