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 도용·개인정보 유출 불안” 대리점 개장 전부터 시민 장사진 조기 소진에 ‘허탕’, 불만 속출… SKT “2차 물량 추가 확보 예정”
“신원 도용 얘기까지 나오니까 불안해서, 출근 전 급하게 왔지만 벌써 1시간 이상 대기네요.”
28일 오전 9시20분께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SK텔레콤(SKT) 대리점 앞. 사이버 침해 피해가 발생한 SKT의 유심 무상 교체 서비스 개시 첫날 이곳은 유심 교체를 받기 위한 시민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 대리점은 번호표 발급 없이 선착순으로 교체를 진행했지만 초도 물량은 100여개 남짓. 시민들은 매장이 열리기도 전부터 길게 줄을 이루며 물량이 동날까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이었다.
김미정씨(52)는 “딸이 가보라고 해서 왔는데, 이렇게 긴 줄이 있을 줄은 몰랐다”며 “개인정보가 다 빠져나갈 수 있다는데 언제 교체를 받을 수 있을지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같은 날 오전 11시께 경기 광주시 태전동의 SKT 대리점도 비슷한 풍경이 펼쳐졌다. 이른 아침부터 대기하던 시민들은 기다리다 지쳐 대리점 직원에게 고성을 지르는 등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한 시민은 “(문의)전화라도 잘 받던가, 안 받으니까 이렇게 사람들이 몰리는 것 아니냐”고 소리쳤다.
유심 교체를 원하는 시민들의 행렬은 점심 시간을 지나 오후까지 이어졌다. 오후 3시께에는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SKT 대리점 역시 인파로 가득 찼지만 이곳은 금세 유심 물량이 소진돼 일부 시민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사이버 침해 사고로 인한 불안이 확산되면서 SKT가 유심 무료 교체에 나선 첫날 경기도 곳곳 SKT 대리점에 시민들이 한꺼번에 몰리며 북새통이 빚어졌다.
SKT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부터 전국 2천600여개 T월드 매장에서 유심 무료 교체 서비스가 시작됐다. SKT는 100만개의 유심을 보유하고 있으며, 다음 달 말까지 500만개를 추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SKT 가입자만 2천300만명이고 통신망을 공유하는 알뜰폰 가입자 역시 187만명에 달해 한동안 ‘유심 대란’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SKT 관계자는 “대리점 혼잡을 피하기 위해 유심 보호 서비스 신청과 온라인 유심 교체 예약 후 방문을 권장한다”며 “2차 물량은 상황에 맞춰 추가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SKT는 지난 18일 해커에 의한 악성 코드 공격으로 가입자 유심 내 고유식별번호 등 일부 정보가 유출된 정황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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