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면 토사 쏟아질라” 남양주 주민들 가슴 철렁 [현장, 그곳&]

포천~화도고속道 경사면 붕괴위험... 배수로 부실, 집·공장 침수 피해도
하자보수 요청에 책임회피만 급급... 운영사 “시공사가 내달 공사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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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포천~화도고속도로(제2외곽순환고속도로) 화도jc 인근 배수로가 기능을 하지 못해 토사가 인근 마을로 유입돼 가옥과 공장이 잠기는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독자제공

 

“비만 내리면 토사가 쏟아질까, 물이 넘칠까 두렵습니다.”

 

28일 오전 11시께 남양주 화도읍 창현2리 입구. 이곳에서 만난 주민 A씨는 인근 포천~화도고속도로(수도권제2외곽순환고속도로)를 쳐다보며 손사래를 쳤다. 동구 밖에 설치된 경사면이 언제 무너져 내릴지 몰라서다.

 

남양주 화도읍 창현2리 주민들이 지난해 2월 인근 포천~화도고속도로가 개통된 이래 지속적으로 유출되는 토사와 빗물 등으로 붕괴 위험 및 침수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70여가구 규모인 창현2리 주민들은 포천~화도고속도로와 화도JC가 개통되면서 비만 내리면 가슴을 쓸어 내리고 있다.

 

고속도로 경사면에서 돌과 토사 등이 마을로 쏟아져 내리고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고속도로 배수로에서 물이 넘쳐 가옥과 공장이 침수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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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화도읍 창현2리가 지난해 7월 인근 포천화도고속도로에서 유입된 토사로 침수됐다. 독자 제공

 

주민 B씨는 “10년 동안 공장을 운영했지만 이렇게 침수된 적이 없었다”며 “고속도로 배수로가 기능하지 못해 공장이 침수됐고 제품과 설비 등 2천500만원의 피해가 발생했지만 하소연할 곳이 없어 답답하다”고 울분을 토했다.

 

창현2리 가운데 고속도로 건설로 마을과 떨어지게 된 6가구의 경우는 걱정이 더 크다.

 

6가구의 유일한 진출입로인 터널이 지난해 장마철 고속도로 경사면에서 쏟아진 사람 주먹 크기의 돌들이 쌓여 통행이 불가능해지는 일이 발생해서다.

 

이곳에서 40년간 거주해 온 C씨는 “마을과 곧게 연결됐던 진출입로도 고속도로 건설로 경사가 심한 S자 도로로 변경돼 위험한데 비가 오면 유일한 진출입로까지 막힐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주민들이 불안해한다”며 “6가구 대부분 노인인데 응급상황까지 겹치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걱정”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주민들은 해당 고속도로 시공사인 D사와 운영사인 포천~화도고속도로 주식회사 등에 하자 보수 등을 요청했지만 제대로 된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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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화도읍 창현2리 일대 포천~화도고속도로 공사로 조성된 경사면이 최근 내린 비로 무너져 내리면서 토석이 길에 쌓여 있다. 안형철기자

 

유달근 창현2리 이장은 “시공사는 응답하지 않고 운영사는 시공사가 해결해야 한다고 책임을 미루니 답답하다”며 “불안한 주민들이 결국 사비를 들여 배수로 공사를 하기도 했다. 고속도로 공사로 조성된 일부 경사면의 경우 고속도로보다 고지대에 있어 고속도로로 쏟아질 위험도 있다”고 말했다.

 

포천~화도고속도로 주식회사 관계자는 “화도JC의 불량 시공이 발생한 부분에 대해 시공사에 조처할 것을 요청했고 장마가 시작되기 전인 5월까지 공사를 완료하기로 확답을 받았다”며 “주민들과 시공사 간 합의 사안이 다르고 시공사에 합의하거나 요청한 사안에 대해서는 다 알 수 없는 부분이 있고 주민들의 민원을 기피하는 게 아니라 유지 보수와 공사 책임이 달라 그렇게 설명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D사 관계자는 “우선적으로 이번 우천으로 쏟아진 토사는 정리했고,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지난해 집수정을 설치했다”며 “민원의 경우 회피하려는 게 아니라 포천~화도고속도로주식회사가 취합해 전달하는 구조여서 오해가 생긴듯하다. 향후 발생된 문제에 대해선 운영사 측과 논의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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