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DR거더 공법’ 사용... 안전펜스·경고 표지판 등 전무 동일 공사방법 현장 점검 필요
10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안성 서울세종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 당시 사용됐던 공법이 경기도내 6곳의 공사 현장에서 그대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5일 6명의 사망자와 4명의 부상자를 낸 안성 세종고속도로 공사에 적용된 공법은 DR거더 런칭 가설 공법으로 거더 등을 사전에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이 공법은 거더 인양 및 설치 장비인 런처를 활용해 거더를 양옆에서 밀어 설치한다.
안성 사고 현장의 경우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9공구 건설 현장으로 이 구간 시공은 현대엔지니어링이 주관하고 있다. 하도급사인 장헌산업은 교량 상판 구조물인 거더(다리 상판 밑에 까는 보)를 설치하는 작업을, 강산개발은 거더 위에 상판을 얹는 작업을 각각 맡았다.
사고 직후 국토교통부는 공사 현장 3곳(세종, 충남 당진, 경남 합천)에서 같은 공법이 사용된 것을 파악, 안전점검 등을 이유로 공사를 중지시켰다. 하지만 해당 공법이 3곳 외에 다른 공사 현장에서 여전히 사용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날 취재진이 간 용인특례시의 한 건설 현장에는 거더가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이 현장에선 올해 여름부터 DR거더 공법을 사용해 공사를 진행될 예정인데, 안전펜스나 경고 표지판 등 기본적인 안전장치도 찾아볼 수 없었다. 공사 관계자는 “사고 이후 인부들이 현장에 나오고 있지 않는 상황”이라면서도 “거더를 설치하는 공사가 시작되면 안전시설을 갖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찾은 화성시의 한 공사 현장도 마찬가지. 특히 이 곳은 이미 공사가 진행된 구간에도 안전장치는 마련되지 않은 상태였다.
조원철 연세대 건설환경공학과 명예교수는 “DR 거더 공법 자체는 안정적이지만 공사 현장에서 안전 절차가 철저하게 지켜지지 않으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현장에서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것은 물론, 공사 책임자의 감독도 중요하다. 같은 공법이 적용된 현장에 대한 철저한 안전점검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국토부 관계자는 “DR 공법이 적용된 일부 현장은 공사가 중지된 상태”라며 “다른 현장은 국토부 산하 지방청에서 점검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일정과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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