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인근 상가 등 파손… ‘아수라장’ ‘폭발 충격’ 고통 호소하는 주민들도 현장 통제로 갈 곳 잃어, 경로당 피난 “상상도 못한 일… 심장 떨리고 무서워”
“갑자기 굉음이 들리더니 집이 들썩거리고 창문이 와장창 다 깨져버렸어요.”
6일 오후 포천시 이동면 인근. 전투기 오폭 사고 두시간 정도가 지난 이곳은 여전히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아수라장이었다. 주저앉은 주택 현관과 지붕, 흩뿌려진 유리 파편은 당시의 폭발 상황을 대변하고 있었다.
주택과 함께 인근 상가, 교회 등도 크고 작은 손상을 입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추가 폭발 위험에 대비해 포탄 낙하지점 주변에 통제선을 치고 주민 출입을 막았다. 주민들은 각자의 집에 돌아가지 못하고 서성이며 가족에게 안부 전화를 돌리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번 사고로 주택이 파손됐다는 김명순(73·여)씨는 “집이 한순간 들썩이더니 창문이 다 깨져버렸다”며 “처음에는 소리가 너무 커 비행기가 떨어진 줄 알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씨 안내로 취재진이 그의 자택을 방문하자 산산조각나 침대 위로 뿌려진 수십조각의 창문 파편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사고가 발생한 시간이 오전 10시께였던 점을 감안하면, 김씨가 늦잠을 잤다면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폭발에 대한 충격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주민도 있었다.
인근의 또 다른 주민 김동환(80)씨는 밭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사고 현장을 목격했다. 김씨는 “오토바이를 타고 집으로 가던 중 폭발음이 들리더니 큰 소리와 함께 검은 연기가 하늘로 치솟았다”며 “이곳에서 50년간 살면서 처음 겪는 일이다. 이후부터 머리가 아프고 속이 메스꺼워 식사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자택이 부서졌거나 경찰 등의 현장 통제로 갈 곳을 잃은 주민들은 경로당으로 모였다. 주민 중에는 외출복조차 제대로 갖춰입지 못한 이도 있었다. 피난민들은 뉴스를 시청하며 기약 없는 기다림에 들어갔다.
경로당에서 만난 이창희(83)씨는 “포탄이 마을에 떨어졌다는 이야기는 뉴스에서나 볼 법한 이야기라 여겼는데, 내 집에 그런 일이 생길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며 “아직도 심장이 떨려 청심환이라도 먹고 싶지만 집에 들어갈 수 있는지, 가도 되는지 알 수 없어 무섭다”고 고개를 저었다.
군 당국이 훈련을 진행하는지 조차 몰랐다는 주민들도 더러 있었다. 한영희(77)씨는 “오늘 훈련이 진행된다는 얘기를 듣지 못 했다”며 “오늘 훈련이 있으니 대피하라고 군이 알려줬다면 이렇게까지 놀라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편, 군과 경찰, 소방 등은 정확한 사고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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