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치면 독감, 번지면 폐렴… 인천지역 고위험군 ‘비상’

폐렴·천식 등 합병증 사망사례 발생
고위험군 백신 접종률 ‘75%’ 그쳐
일각선, 백신 독려 등 예방책 강구

어린이병원에 진료를 받기 위한 어린이와 부모님들이 대기하고 있다. 경기일보DB
어린이병원에 진료를 받기 위한 어린이와 부모님들이 대기하고 있다. 경기일보DB

 

인천 인플루엔자(독감) 환자 수가 2개월만에 무려 17배 급증하는 등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더욱이 인천에서는 독감의 합병증에 따른 첫 번째 사망자가 나오면서 보건 당국이 비상이다. 이런데도 어린이·임산부·어르신 등 고위험군의 백신 접종률은 75%에 그쳐 보건 당국의 홍보체계 강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0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인천의 독감 환자 수는 지난 1월5~11일(1월 2주차) 기준 외래환자 1천명당 109.8명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11월 4주차 기준 6.4명에 비해 무려 17배 늘어난 수치다. 인천은 12월 1주차 7.7명, 2주차 16.0명, 3주차 34.4명, 4주차 64.6명에 이어 올해 1월 1주차 86.5명 등 독감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 중 0세(영아)는 34.8명, 1~6세 77.8명, 7~12세 150.2명, 13~18세 163명 등 만 18세 미만에 쏠려 있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감염으로 고열(38~40℃), 마른기침,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과 두통, 근육통, 피로감, 쇠약감, 식욕부진 등의 전신 증상을 보인다.

 

특히 최근 인천의 한 병원에서 독감의 합병증으로 한 어르신 환자가 사망했다. 독감은 폐렴, 천식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는 어린이·임산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어르신 등 고위험군에겐 치명적이다. 시는 역학조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의 경우 면역력이 약해 합병증에 걸리기 쉽고, 자칫 사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교수는 “독감은 전염성이 강할 뿐만 아니라 합병증을 일으킨다는 점이 일반 감기보다 무서운 점”이라며 “이 때문에 병원 응급실엔 합병증 환자가 많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은 독감으로 인한 입원환자 수가 179명에 이르는 등 지난 4일(82명)과 비교해 배 이상 증가했다.

 

어린이병원에 진료를 받기 위한 어린이와 부모님들이 대기하고 있다. 경기일보DB
어린이병원에 진료를 받기 위한 어린이와 부모님들이 대기하고 있다. 경기일보DB

 

이에 따라 시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무료 백신 접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의 백신 접종률은 평균 75%에 그친다. 어린이 29만9천49명 중 21만288명(70.3%), 임산부 15만26명 중 10만53명(66.7%), 어르신 53만4천902명 중 42만8천873명(80.2%) 등이다.

 

지역 안팎에선 보건 당국이 나서 독감이 합병증으로 이어져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시민들에게 적극 알리고, 경각심을 줄 수 있도록 홍보체계 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윤선 가천대길병원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커 접종률이 낮은 것 같다”며 “특히 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을 맞지 않으면 합병증으로 더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는 만큼, 보건 당국이 홍보에 적극 나서 백신 접종률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재 독감 확산의 정점은 꺾인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환자 수가 증가 추세여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에 집중하고 있다”며 “백신이 최선의 예방책으로 보고, 적극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설 연휴 기간 동안 독감 환자 수가 급증할 것을 대비, 연휴에도 백신 접종이 가능한 병·의원을 파악해 홍보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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