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량기 교체 시급했지만 대응 부실 “피해금 환원을” 입주민, 강력 요구 관리자 “지난달부터 기기 교체 중 이미 부과된 요금은 어쩔 수 없어”
2014년 ‘난방 열사’로 불린 배우 김부선씨에 의해 수면 위로 떠오른 ‘난방비 0원 아파트’ 문제가 최근 수원의 한 아파트에서도 발생, 7억원이 넘는 돈이 다른 입주민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돼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제보자 A씨 등에 따르면 수원특례시 조원동에 위치한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난방 계량기 고장 등의 이유로 최근 4년간 난방비 0원 세대가 사용한 7억여원에 달하는 난방 요금을 다른 입주민들이 대납해 왔다.
해당 금액은 연간 실제 난방으로 발생한 요금과 중앙난방 구조로 발생하는 열손실율 등으로 구성됐다.
A씨는 “관리주체의 소극적인 대응과 관리 부실로 인해 선량한 입주민들이 이를 떠넘겨 받는 피해가 발생했다”며 관리주체 측의 성실한 난방 계량기 검침과 유지관리를 요구하는 한편 책임감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이로 인해 발생한 피해금을 입주민들에게 조속히 환원해 줘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이외에도 그는 난방 사용이 많은 10월부터 4월까지 매월 ‘난방비 0원 세대’ 및 사용량이 현저히 낮은 ‘미동 세대’ 등에 대한 조사를 통해 입주자대표회의에 보고하고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해당 아파트 계량기는 19년 전인 2006년에 설치, 상당한 노후화가 진행돼 교체가 시급한 상태지만 그간 관리주체 측은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지난해 1월 해당 아파트에 새로 부임한 시설과장이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사태 해결을 위해 조치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퍼지며 불만이 흘러 나오자 관리사무소는 난방비 0세대와 미동세대 등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자체적으로 조사를 실시해 700여개의 계량기가 고장난 것으로 확인됐고 이들 세대에 2천600여만원의 미납금을 부과했다”며 “워낙 단지가 큰 탓에 고장난 계량기의 정확한 수치는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달부터 난방 계량기 고장 세대에 대해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미 부과된 요금에 대한 환원 조치는 현재로선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9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1개월 이상 난방비 0원을 기록한 아파트는 총 17만7천391가구로, 이 중 12%인 2만1천539가구가 계량기 고장으로 비용이 청구되지 않았다.
특히 경기지역 경우 계량기 고장으로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은 가구 2만1천539세대 중 66.1%인 1만4천242가구를 기록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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