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3명도 책 안 빌리는… 스마트도서관 ‘텅텅’ [현장, 그곳&]

화성 병점역 등 도내 지하철역 110곳 있지만 시민 대부분 “위치 모르고 들어본 적도 없어”
지자체 “SNS 활용 등 다양한 홍보 방안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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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역에 설치된 110곳의 스마트도서관 이용률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13일 오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화성시 병점역 스마트도서관. 오민주기자

 

“스마트도서관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어디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13일 오전 8시께 병점역 지상 2층에 설치된 스마트도서관. 지하철역을 이용하는 시민들 누구나 도서관 회원증만 있으면 책을 바로 빌리고 반납할 수 있지만, 스마트도서관을 이용하는 시민은 찾기 쉽지 않았다. 이곳을 이용하는 시민은 월 평균 80명으로, 책을 빌리는 사람은 하루에 3명도 안 되기 때문이다. 시민 박혜진씨(29)는 “스마트도서관을 사용해 본 적이 없다”며 “병점역을 자주 지나다니는 데도 이곳에 설치돼 있다는 사실조차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같은 날 세마역 광장에 있는 스마트도서관도 사정은 마찬가지. 경기일보 취재진이 지하철역을 오가는 시민 20여명에게 스마트도서관에 대해 물어본 결과, ‘스마트도서관을 들어본 적도 없다’라는 답변이 대다수였다. 실제 올해 11월까지 이곳의 이용자 수는 133명으로, 한 달 이용자 수가 10여명에 불과하다.

 

경기도내 설치된 일부 스마트도서관의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1명에 그치는 등 이용률이 저조해 활성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날 경기도 등에 따르면 스마트도서관은 도서관 방문이 어려운 이용자들을 위해 역사 등 유동 인구가 많은 곳에 설치한 무인 도서 대출 시스템이다. 지난해 기준 도내 설치된 스마트도서관은 총 110곳이다.

 

하지만 오산, 화성, 광주 등 일부 지자체에 설치된 스마트도서관의 하루 평균 이용자 수가 1~3명 내외인 것으로 나타나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더욱이 스마트도서관 한 곳을 설치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최소 6천만원에서 1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나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남영준 중앙대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스마트도서관의 설치율을 무작정 늘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라면서 “스마트도서관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이용 방법 안내와 교육뿐만 아니라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도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스마트도서관 설치 초반에는 홍보 등을 적극적으로 했지만, 지금은 시간이 지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면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채널 등을 통한 활용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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