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적은 용유동 도로변 예초 작업 방치 중구 "관련 예산 편성… 통행 불편 최소화"
12일 오전 10시께 인천 중구 용유동 남북대로 87번길. 고령의 주민들이 인도를 대신 교통사고 위험이 있는 차도 위를 걸어가고 있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보조기구를 사용해야 하는데, 인도 위 무성하게 자란 잡초 때문에 이동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도로에서 만난 조영희씨(88)는 “유모차 등 보조기구를 끌어야만 걷기가 수월하다”며 “하지만 인도 위에 키 높이로 자란 풀 때문에 보조기구 바퀴가 자꾸 걸려 넘어질 뻔한 적이 1~2번이 아니다. 위험하지만 차도로 갈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인천 중구가 용유지역 도로변의 예초 작업을 방치해 주민들의 이동권이 침해받으며 교통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구에 따르면 올해 ‘용유지역 도로변 예초 및 전정공사’ 예산은 모두 1억원이다. 하지만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이곳 둥개마을 인근 ‘남북대로 87번길’과 같은 좁은 도로 주변은 작업 대상에서 빠져있다.
구는 용유지역 중 마시안해변의 ‘마시안로’나 을왕리해변의 ‘용유서로’ 등 관광객이 많은 곳 위주로 도로변 예초 사업을 하고 있다. 주민 수가 많지 않은 용유동 등에 대한 예초작업은 뒤로 밀려 이 같은 사각지대가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손은비 중구의원은 “올해 한번도 손 댄 적 없는 것처럼 보이는 잡초 때문에 노인들의 이동권이 침해 받고 있다”며 “구가 도로변 예초 작업을 빠짐없이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예산이 한정적이어서 용유동 구간이 빠진 것 같다”며 “이달까지 해당 구간에 대한 예산을 편성해 예초 작업을 하겠다. 예초 작업이 끝나면 구간 인도확장 공사를 해 주민 통행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중구에서 2번째로 인구가 적은 용유동(3천653명)은 주민 3명 중 1명 꼴로 65세 이상이다. 용유동의 한 노인복지회관은 1일 평균 60여명이 방문하는데, 이곳으로 가는 길에도 잡초가 무성해 이용자들은 오갈 때마다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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