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현장서 발생한 침출수가 유입되고 있어 시화호가 또다시 몸살을 앓을까 걱정입니다.”
27일 오전 9시30분께 안산시 상록구 선진안길 안산갈대습지 인근 ‘세계정원경기가든’(이하 경기가든) 공사현장. 이곳에서 만난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씨는 뒷집을 지고 하늘만 올려다 봤다.
안산갈대습지 관리사무실 입구에서 시화호 상류와 연결된 하천을 따라 동쪽 방향으로 200m 가량을 더 올라가자 황토색을 띤 흙탕물 침출수가 뽀글보글 솟아 오르고 있었다.
악취와 함께 옛 시화 쓰레기매립지 터에서 솟아 오르는 침출수는 시화호 상류와 연결된 하천을 따라 시화호로 그대로 유입되고 있었다.
그는 “오염됐던 시화호를 정상화하는데 많은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했는데 이처럼 무관심 속에 침출수가 시화호에 유입되고 있으니 시화호가 또다시 몸살을 앓게 될 위기에 놓였다”고 우려했다.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일원 부지 21만여㎡에 조성 중인 경기가든은 지난 1993년부터 수도권에 소재한 안양, 수원 등 인근 8개 지자체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매립한 시화 쓰레기매립지로 경기도가 750여억원을 들여 2026년 준공목표로 2020년 착공했다.
특히 경기도는 쓰레기매립지로 사용하던 당시 인근 주민들이 악취 등으로 인한 고통을 감내한 것을 보상이라도 하듯, 안산시와 이곳에 정원과 에코벨트 등을 구축해 앞으로 정원문화산업 특화지역으로 개발해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이곳에선 지난 2020년 9월에도 침출수로 의심되는 거품이 발견됐다. 앞서 2013년에도 메탄가스를 비롯한 오염물질이 배출허용 기준치를 초과하는 침출수가 검출되는 등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이번에 침출수가 발생한 곳은 경기가든(구 쓰레기매립지)에서 발생한 침출수를 차집한 펌핑장에서 이를 하수처리장으로 보내 처리하기 위해 펌핑하는 과정에서 파손된 관로에서 외부로 침출수가 유출된 것으로 파악된다.
최종인 시화호 지킴이는 “쓰레기 매립장 안정화 작업과정에 침출수를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같은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며 “다시는 같은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침출수가 발생한 현장을 방문한 박태순 안산시의원은 현장에서 침출수를 채취한 뒤 성분분석을 위해 관계기관에 시료를 의뢰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 관계자는 “경기도 및 관련 부서 등과 함께 현장조사를 통해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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