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마다 간판 떨어져 나가고... 녹슨 골조 드러낸 채 흉물 방치 미관 저해·우범지역 전락 우려... 중구 “현장 우선 조치, 활용 검토”
“차이나타운이 인천의 대표 관광지라고 해서 왔는데, 골목마다 폐건물이 보이니 괜히 왔나 실망스럽기만 합니다.”
26일 오후 2시께 인천 중구 북성동3가 일대의 차이나타운. 차이나타운의 대표 명소인 초한지 벽화거리의 그림을 보며 길을 내려가다 보니 벽이 부서진 채로 방치된 빈 집이 보였다. 부서진 벽 안으로 보이는 집에는 나무 패널과 벽돌 등 각종 폐기물 등에 먼지가 쌓여있고, 지붕 구조물인 나무 패널 일부는 뜯겨 있는데다 벽까지 갈려져 곧 무너질 듯 아슬아슬해 보였다.
같은 날 차이나타운의 한 중식집 주차장 옆 건물도 마찬가지. 간판이 떨어져 나가고 철 구조물들은 녹이 잔뜩 슬어 한눈에도 오래 방치된 건물처럼 보였다. 게다가 건물 뒤편에는 출입을 막는 시설도 없어 청소년 탈선 장소로 전락한 지 오래였다. 건물 안 바닥에는 담배꽁초와 쓰레기 등이 수북이 쌓여 있었고 교복을 입은 고교생들은 익숙한 듯 건물 안으로 들어가 담배를 피웠다.
주말을 맞아 차이나타운을 찾았다는 이은주씨(52)는 “대낮인데도 빈 건물의 모습이 으스스하게 느껴졌다”며 “이런 건물이 블럭마다 보여 생각했던 차이나타운의 이미지와는 사뭇 달랐다”고 말했다.
인천 차이나타운 곳곳에 빈 집과 폐건물 등이 방치돼 있어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등 ‘대표 관광지’라는 말이 무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
중구에 따르면 인천 차이나타운은 지난 2021년 중소벤처기업부의 상권 르네상스 사업 공모에 선정, 5년 동안 80억원을 지원받아 개항 카페거리 육성, 힐링 스팟 조성, 면요리 특화 창업 지원, 개항 in싸 프로그램 운영, 상권특화상품 개발 등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차이나타운에는 여전히 빈 집과 빈 건물 등이 그대로 남아 있어 관광지 이미지를 흐리는 것은 물론 청소년들의 탈선 장소로 전락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도 구는 차이나타운 일대의 빈 집·빈 건물에 대한 현황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김재호 인하공업전문대학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대규모 예산으로 각종 프로그램이나 상권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처럼 곳곳에 흉물스러운 건물 등이 있다면 효과가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차이나타운의 명성에 걸맞는 이미지 경관을 만드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며 “인천시나 중구가 빈 집이나 빈 건물을 매입해 경관을 재정비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제언했다.
중구 관계자는 “관광 활성화를 위해 방치돼있는 건물 등을 어떻게 관리할 지 검토하겠다”며 “방치 건물이 학생들의 탈선 장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우선 현장에 나가 조치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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