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수원 광교산 등산로 ‘위험천만’ [현장, 그곳&]

작년 폭우때 훼손된 통신대진입로... 몇달째 그대로 방치 등산객 위협
市 “군사도로, 부대서 복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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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특례시 광교산 등산로인 통신대 진입 군사도로가 지난해 8월 폭우로 훼손된 이후 현재까지 안전장치도 없이 방치돼 있어 등산객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홍기웅기자

 

“지난 여름부터 등산로가 다 무너져 위태롭게 산을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7일 오전 10시께 수원특례시 광교산 통신대 진입 등산로. 등산로 입구에서 100여m를 걷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너진 도로가 등장했다. 땅 밑으로 푹 꺼진 도로는 돌, 펜스, 나무 등이 뒤섞여 있었으며 도로 사이로 배수구 뚜껑이 비스듬히 돌출돼 있었다. 이곳 등산로로 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은 돌부리를 밟고 휘청거리거나 아예 손을 땅에 짚은 채 아슬아슬한 등반을 이어갔다.

 

바로 옆 하천쪽에는 축대와 함께 도로 안쪽 지반이 깊게 파여 있어 추락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이곳을 자주 오간다는 강이환씨(42·가명)는 “오래 전부터 등산로가 무너져 있었지만 한참 동안이나 복구되지 않고 있다”며 “길을 오르는 것이 불편할 뿐만 아니라 자칫 발이라도 잘 못 디디면 큰 사고가 날 것 같다.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무너진 채로 방치돼 있으면 이곳을 어떻게 이용하라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광교산 등산로인 통신대 진입 군사도로가 무너져 등산객들이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제대로 된 안전조치도 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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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특례시 광교산 등산로인 통신대 진입 군사도로가 지난해 8월 폭우로 훼손된 이후 현재까지 안전장치도 없이 방치돼 있어 등산객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홍기웅기자

이날 수원특례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여름 폭우로 인해 광교산 여섯 구간에서 등산로가 무너지는 등 산사태가 발생했다. 시는 지난해 12월까지 여섯 구간 중 저수지, 항아리 화장실 등 다섯 구간을 통제하고 응급 복구 했으며, 아직 복구되지 않은 구간은 올해까지 안전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 복구할 예정이다.

 

하지만 통신대 일대는 등산로 진입구간임에도 본래 군사도로로 분류돼 있어 시의 정비 사업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시가 아닌 관련 군 부대에서 관리 및 복구를 해야 한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특히 등산로 진입로 측에 ‘전방 도로 복구 공사중’이라고 쓰인 차단봉이 세워져 있었지만 양옆으로 성인 남자 2~3명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허술하게 방치돼 있어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또한 출입에 관한 문의 안내판에는 해당 군 부대의 전화번호도 지워져 있어 이곳의 복구 상황은 알 수 없었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 내린 비로 광교산 등산로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하는 등 많이 훼손돼 올해까지 복구 작업을 할 예정”이라며 “다만 군사도로는 군에서 관리하고 있어 군에서 복구 및 관리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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