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에서 마스크 안 써도 되는 것 아닌가요?”
3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가운데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현장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졌다.
이날 용인특례시 기흥구의 한 대형마트 내 약국. 마트 진입로에 있는 이 약국 곳곳에는 마스크 착용을 부탁한다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었다. 대부분의 손님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이곳을 지났지만, 일부 손님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약국 앞을 지나 마트로 향했다.
이 모습을 보며 한숨을 내쉬던 약사 손모씨(58)는 “약국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하지만, 대형마트에선 벗어도 되기 때문에 약국 앞을 지나가는 손님들에게 일일이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하기도 어렵고 난감하다”며 “세부적인 지침에 대한 홍보가 이뤄졌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되는 대중교통 등에서도 혼란을 겪는 시민들의 모습이 종종 포착됐다.
수원역 환승센터에서 턱스크를 한 채 버스에 올라타던 한 시민은 ‘마스크 올려 써라’는 버스기사의 주의에 황급히 마스크를 올려쓰기도 했다. 역내 대합실 안내소 앞에서는 ‘열차 내부에서 마스크를 써야 하냐’라고 묻는 시민도 보였다.
택시기사 박모씨(62)는 “밤 12시 이후부터 마스크를 쓰지 않고 택시에 탑승하는 손님들이 많았다”면서 “택시에서는 써야 한다고 얘기를 하면 ‘오늘부터 착용 의무 해제인데 써야하냐’고 따져 말다툼이 벌어지기도 했다”도 푸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오늘(30일)부터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백화점, 쇼핑몰 등 다중이용시설을 비롯한 대부분의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반면 의료기관과 대중교통, 감염취약시설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되기 때문에 대형마트 내에 있는 약국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 병원·감염취약시설 내에 있는 헬스장·탈의실에서도 마스크 착용이 의무다.
이에 따라 현장 곳곳에선 마스크 착용 여부를 두고 혼선이 빚어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모든 장소에 일관된 정책을 적용하기 어려운 만큼 상황에 맞는 자율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장소마다 상황이 다 다르기 때문에 모든 곳에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라는) 일관된 정책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착용 의무가 해제된 것은 ‘쓰지 말라’는 것이 아니고 상황이 애매하면 ‘가급적 착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헷갈리거나 마스크 착용이 필요한 곳이라고 판단될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지난 2020년 10월 코로나19 방역조치로 도입된 이후 2년 3개월 여만에 해제된 것이다.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는 지난해 5월 해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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