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새해 첫날 또 미사일 도발 무인기 침범 다음날 뭍으로 나간 인원... 전날比 50% 폭증… 잦은 대남 도발에 상당수 주민 “피난 가방 싸놓고 살아”... 옹진군 “고위험군 심리 치료 등 지원”
“실제 포격을 경험했던 우리 연평도 주민들은 북한의 도발이 잦아질 때마다 너무 불안합니다”
1일 오전 인천 옹진군 연평면 주민 이수미씨(57·가명)는 “최근 북한 무인기가 침투하고, 이날 오전에도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2010년 연평도 포격 사건이 떠올라 두렵다”고 호소했다. 포격 당시 너무 놀라 아무 짐도 챙기지 못하고 뭍으로 겨우 몸을 피했던 이씨는 위급상황 시 언제든 대피할 수 있게 겉옷을 입고 잠을 잔 지 오래다. 이씨는 “최근 무인기를 쫓는 전투기 비행기 소리에 극심한 공포를 느꼈다”면서 “바로 집을 떠날 수 있도록 식수와 담요, 신경안정제를 담은 비상 가방까지 꾸려 놨다”고 털어놨다.
31년째 연평도에서 사는 문성기씨(77)도 최근 잇따른 북한의 도발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 2010년 11월23일 북한의 무차별적인 포격으로 이곳에 포탄들이 떨어지며 해병대원과 주민 4명이 숨지고 수많은 부상자가 나온 그 날이 아직도 생생하기 때문이다. 문씨는 “남북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연평도 주민들이 또 피해를 입을까 걱정”이라며 “우리 주민들은 그저 마음 편하게 살고 싶은 바람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면서 접경지역인 연평도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50분께 평양 용성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 미사일(SRBM) 1발이 우리 군에 포착됐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2월18일 준중거리 탄도 미사일(MRBM) 2발, 같은달 23일 SRBM 2발을 발사했다. 지난해 12월26일에는 북한의 무인기 5대가 우리 상공으로 침범하기도 했다. 연말연시 북한이 도발을 이어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북한의 대남도발이 이어지자 포격을 경험했던 연평도 주민들은 극심한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무인기 침범 이후 뭍으로 나가는 인원이 일시적으로 증가하기도 했다. 무인기 침범 다음 날인 27일 연평도에서 인천항으로 나간 인원은 205명으로 26일 137명보다 50% 가량 늘었고, 섬으로 들어오는 인원은 118명으로 전날 211명보다 44% 줄었다.
연평도 주민 중 상당수가 포격에 대한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를 가지고 있는 만큼 이들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도록 지원이 시급하다. 진덕인 한림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주민 중에서 트라우마가 심한 사람들은 심리 치료 등 지원을 늘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옹진군 관계자는 “연평도 주민들에 대한 심리상담을 지원하고 있지만 생업 등으로 치료를 못 받는 주민들이 많다”면서 “고위험군 주민을 발굴해 적극적으로 심리 치료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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