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팅, 영상, 설치 등 장르를 구분 짓지 않고 시대의 모습을 담아냈다. 위성으로 본 도로의 모습을 프린팅 하거나 역사적 설화가 담긴 폭포를 설치 작품으로 표현했다. 그의 작품은 지리학적·역사적 이야기를 바탕으로 지금의 시대를 바라본다. 20여년 간 현대미술 작업을 해오고 있는 김태균 작가(47)가 오는 10월12일까지 의정부 경기천년길 갤러리에서 선보이는 ‘완충의 시간(Time to Buffer)’ 전시 속 이야기들이다.
김태균 작가는 과거 독일 생활 중 이민자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졌다. 해외에서 생활하고 있는 자신이 이민자와 같다고 생각, 공항에 모여드는 이민자의 모습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는 곧 바로 공항을 오고 가는 이민자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만들어냈다. 김태균 작가는 “이때부터 시대를 반영하는 것이 예술가의 사명감이라고 생각했다”며 “사회, 문화, 정치 등 시대의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생각을 해보게끔 제안하는 것이 내가 작품을 통해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작품을 보면 복잡한 듯 단순한 느낌을 준다. 하지만 그 작품에 담긴 의미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시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이재욱 사진작가와 함께하는 ‘완충의 시간(Time to Buffer)’ 전시에서 역시 지금 우리의 시대 남과 북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서울부터 북한까지 가는 길을 디지털 프린트로 표현한 ‘Ornaament#3’, 남과 북의 광장 모습을 아크릴 실사출력한 ‘광장’ 등은 ‘만나는 듯 하지만 엉키고 보이지 않는 길이 있다’, ‘지금은 분단돼 있지만 땅과 자연의 시작은 같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태균 작가는 “우리나라는 분단 국가이지만 정치적 성향, 사회적 시선을 떠나서 같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땅과 자연에서 살고 있다”며 “누군가에겐 불편할 수 있지만 그 본질을 생각해보게 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김태균 작가는 올해 남은 시간 동안 두 번의 개인전을 통해 사회의 풍경을 작품으로 풀어낸다. 10월 부천에선 정지용 시인의 흔적을, 12월 인천에선 그의 작품을 한데 기록한 아카이브 전을 선보인다. 역사와 지리학을 이용해 시대를 더 잘 이해시키고 전달하는 김태균 작가의 목표는 단 하나다. 그는 “사회를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작품으로 담아내고 싶다”며 “진중한 자세로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있는 사건과 역사를 작업하고 이를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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