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그곳&] 이젠 야채도 金값...장바구니에 한숨만 담았다

1만원으로 푸짐한 ‘나홀로 한끼’ 가능할까?… 장보기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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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채소값이 공공행진을 계속하면서 서민과 요식업 자영업자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 19일 오후 수원특례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1인 1끼 분량의 쌈채소 구매 결과 1만원이 결제 됐다. 상추 1장에 210원, 깻잎 한장에 140원, 오이 한개에 2천500원인 셈이다. 김시범기자

※대형마트 총 금액:캐나다산 삼겹살(200g·4천240원)+적상추(170g·4천490원)+소포장 깻잎(1천290원)=1만20원

※전통시장 총 금액:오스트리아산 삼겹살(430g·5천원)+적상추(200g·3천원)+깻잎(50장·2천원)=1만원

“요새는 야채가 비싸서 고기로 상추를 싸먹어야 한대요.”

물가가 너무 올라 외식을 하기에도, 그렇다고 집에서 밥을 직접 차려먹기도 부담이다. 1만원으로 혼자 ‘잘 차려진’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을까. 돼지고기에 이어 폭염과 장마 등으로 채소 가격까지 급등한 가운데 과연 1만원으로 그럴싸한 식탁을 완성할 수 있을지 직접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을 가봤다.

19일 수원특례시 장안구의 한 대형마트. 만원짜리 한 장을 들고 마트 내 정육코너 앞에 서자마자 위기에 처했다. 가진 돈은 만원 뿐인데 국내산 삼겹살의 가격은 100g당 4천890원이었다. 1인분(200g)을 사려고 하니 금세 1만원에 육박했다. 어쩔 수 없이 맞은 편에 진열된 캐나다산 삼겹살(100g 당 2천120원)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이어 야채코너에 들어서자 또 한 번 시련에 부딪혔다. 상추 1봉지(약 170g)가 4천490원, 깻잎 1봉지(약 50g)는 2천390원이었다. 삼겹살 1인분보다 상추 한 봉지를 더 비싸게 주고 사야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펼쳐진 것. 이번에도 별 수 없이 소분 포장된 깻잎(12장·1천290원)과 상추(10장·2천990원)으로 간신히 구색만 맞추기로 했다.

전통마트에선 조금 더 싸게 살 수 있을까. 그렇게 마트에서 나와 인근의 못골전통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곳에서는 상추(200g)가 3천원, 깻잎(150g)이 2천원으로 마트보다는 다소 저렴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상추와 깻잎을 구매하는 데 예산의 절반을 사용하고, 남은 돈 5천원으로는 오스트리아산 삼겹살을 430g만 구매할 수 있었다. 조금 더 풍성한 식탁을 기대했지만 결국 전통시장에서도 1만원으로 장보기는 ‘세상 물정 모르는 이야기’에 불과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기준으로 적상추의 도매가격은 4kg당 4만5천260원으로 한 달 전(2만3천820원)으로 89.9% 올랐고, 같은 기간 깻잎(2kg)은 2만3천115원에서 2만6천620원으로 15.1%올랐다. 국내산 삼겹살 역시 공급 감소와 수요 증가 등으로 올해 상반기(1~6월) 7.4% 상승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채소나 삼겹살 등의 가격이 오르면 대다수의 서민들이 큰 타격을 받게 된다”며 “결국 생활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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