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근처 테이블도 몇 안되고 조용하고 편안해서 좋았던 곳. 메뉴도 딱 한 가지 국수만 팔았다. 운 좋으면 가끔 자작한 된장찌개를 맛보는 행운도 있었다. 엄마가 끓여 주던 딱 그 맛을 내주던 팔순이 넘으신 할머니, 50년 신었다던 초록 덧신은 아직 곱기만 했다. 독서광이셨던 할아버지께서 읽던 책들이 벽면 가득이다. 얼마 전 언제나 건강해 보이셨던 할아버지는 운명을 달리하셨고 그 바람에 작고 소박했던 칼국수 집은 문을 닫았다. 할아버지의 명복을 빌며 할머니의 건강을 소원한다.
홍채원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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