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그곳&] 인천 어린이보호구역 내 ‘옐로카펫’ 안전표시 20%에 그쳐, 그나마 훼손 보수 시급

5일 오후 1시께 수업을 마친 초등학생들이 인천 남동구 구월서초등학교 인근 옐로카펫을 지나가고 있다. 최종일기자
5일 오후 1시께 수업을 마친 초등학생들이 인천 남동구 구월서초등학교 인근 옐로카펫을 지나가고 있다. 최종일기자

“다른 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는 옐로카펫이 있어서 든든한데…. 우리도 빨리 설치해줬으면 좋겠어요.”

5일 오후 1시께 인천 서구의 한 A초등학교 앞. 저학년 어린이들의 하교 시간이지만 도로에 차량들이 빠른 속도로 지나간다. 횡단보도 신호등이 파란색으로 바뀌는 순간 한 차량이 지나가는 바람에 어린이들이 우우루 횡단보도 앞에 멈춰선다.

학교 앞에서 만난 학부모 B씨는 “학교 주변 횡단보도 등에는 노란색으로 페인트를 칠해둔 옐로카펫이 있었으면 한다”고 했다. 이어 “옐로카펫이 생기면 운전자들이 학교 인근을 지날 때 좀 더 조심해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시에 따르면 현재 군·구가 설치한 옐로카펫은 인천지역 어린이보호구역 700곳에 고작 200여곳(28%) 뿐이다. 옐로카펫은 어린이보호구역의 횡단보도의 바닥과 표지판, 벽면 등에 노란색으로 칠해 운전자의 안전 운전 등을 유도하고 교통안전 설치물이다.

도로교통공단이 옐로카펫 설치효과를 분석한 결과, 옐로카펫은 시인성이 뛰어나 운전자의 감속 운전을 유도하고 어린이의 내부 대기율도 14%로 증가했다.

하지만 미설치 어린이보호구역이 많은데다, 설치한 옐로카펫 마저 색이 바래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부평구 동암초 횡단보도에 있는 옐로카펫은 진한 노란색인 벽면과 달리 바닥은 색깔이 옅어진데다, 발자국으로 검게 얼룩져있다. 보도를 페인트로 칠하는 방식이라 시간이 지나면서 날씨 및 보행, 제설작업 등의 이유로 군데군데 벗겨진 것이다. 또 남동구 구월서초 앞 옐로카펫도 마찬가지다. 색은 이미 옅어져 운전자의 눈에 잘 띄지 않고 심지어 횡단보도 뒤의 벽은 아예 찢긴 채 방치 중이다.

이 같은 옐로카펫의 훼손이 잦으면 아예 보도블럭형 옐로카펫으로 설치할 수 있지만, 비용이 비싸다보니 일부 지자체에서 시범사업을 하는 등 도입이 더디다.

부평구 관계자는 “아직 예산 문제 등으로 인해 많은 곳에 옐로카펫을 설치하지 못한 상태”라며 “시설 점검 등을 통해 서둘러 보수작업을 하겠다”고 했다.

최종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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