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감염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특단의 접종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경기일보 9월24일자 5면)과 관련,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백신버스’ 운영에 나섰다.
첫 출발지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불법체류자가 잠적하며 방역체계의 허점(경기일보 8월2일자 1ㆍ3면)을 드러냈던 안산시다.
경기도는 외국인 밀집 사업장을 직접 찾아 백신을 접종하는 ‘찾아가는 코로나19 예방접종 버스(백신버스)’를 운영한다고 6일 밝혔다.
하루 100회분의 백신 접종이 가능한 백신버스는 이날 오전 안산시 단원구 한국산업단지공단 경기지역본부에서 운영을 시작했다. 도는 8일까지 외국인 노동자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안산지역에서 시범 운영을 진행한 뒤 시ㆍ군별 수요 조사를 거쳐 이달 말까지 계속해서 백신버스를 운용할 방침이다.
도 자체 조사에 따르면 도내 등록 외국인 50만2천명의 백신 1차 접종률은 74.7%로 내국인(75.0%)과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됐지만, 약 10만명으로 추정되는 도내 미등록 외국인(불법체류자)의 접종률은 55.9%로 저조하게 나타났다. 낮은 접종률의 원인으로 도는 ▲불법체류 단속처벌 우려 ▲근로자·사업주의 접종 인식 부족 ▲복잡한 접종 절차 등을 지목했다.
백신버스에선 미등록 외국인이라 해도 임시관리번호를 부여받고 현장에서 바로 예방접종이 가능하며, 이 밖에도 외국인 노동자의 가족, 유학생 등도 본인 희망 여부에 따라 접종을 받을 수 있다. 30세 이상의 경우 얀센, 18~29세는 시ㆍ군별 백신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 mRNA 백신(화이자, 모더나 등)으로 접종한다.
이와 함께 도는 접종팀(경기도)과 지원팀(각 시ㆍ군)을 구성, 버스 2대로 도내 외국인 고용 공장ㆍ농장, 외국인 밀집 마을 등을 순회할 방침이다. 접종팀은 예진 업무와 접종 및 이상반응 관찰을 수행하고, 시ㆍ군 지원팀은 백신 관리와 접종 등록, 통역 등을 지원한다. 접종 대상자에게는 경기도 무료 이동 진료 사업을 연계, 건강검진과 사례관리 등을 추가로 지원한다.
류영철 경기도 보건건강국장은 “외국인 확진자 발생이 지속되고 있어 집중관리가 필요한 만큼 외국인 고용 사업주는 접종을 적극 독려하길 당부드린다”며 “접종이 필요한 외국인이 있는 사업장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채태병ㆍ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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