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치우지 못한 닭 사체 수북
얼마나 더 죽어나갈지… 걱정뿐
“여름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는데, 얼마나 더 많은 닭이 죽어나갈지 걱정입니다”
연일 ‘찌는 듯한 더위’가 이어지면서 경기도내 축산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고온 탓에 가축이 폐사하거나, 폭염 피해 예방으로 축사 유지비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3일 찾은 화성의 A 양계농장. 농장 뒤편으로 아직 다 치우지 못한 죽은 닭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주변에서는 고약한 사체 냄새가 진동했다. 이 농장에서는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초까지 닭 3만여 마리 중 7천500마리가 폭염으로 폐사했다.
농장주 B씨(57)는 “축사 4개 동마다 대형 선풍기를 24시간 돌리고 있지만 더위에 지쳐 스트레스를 받은 닭들이 하루에 수백 마리씩 죽고 있다”며 “폭염이 끝나지 않아 애지중지 키운 닭이 더 죽진 않을까 걱정이 크다”고 푸념했다.
한우 농가들도 피해 예방 작업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같은 날 한우 150여 마리를 키우는 안성의 C 농장에서는 직원들이 환풍구와 송풍팬을 점검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소는 여름철 사료 섭취량이 크게 감소하는데, 이는 체중하고 직결돼 상품성 등이 크게 떨어지는 악영향을 미친다. 농장을 운영하는 D대표(66)는 “혹여나 무더위에 소들이 탈진할까 싶어 온종일 송풍팬을 돌리고 미생물 등 영양제를 보급하고 있지만 소들이 사료를 먹지 않아 영양 상태가 크게 안 좋아졌다”라며 “폭염이 지속하면 영양제 보급과 전기세 등 축사 유지비가 2.5배 이상 늘어나 걱정이 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와 관련 경기도 관계자는 “축산 농가의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해 가축 면역증강제를 공급하고, 축사 온도저감 및 환기ㆍ단열시설 등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응급 복구가 필요한 농가에는 장비 및 피해 소모품 등을 지원해 조속한 일상복귀를 돕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일까지 경기도에서는 폭염으로 총 5만2천966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가축별로는 닭이 5만1천478마리(98농가), 돼지 487마리(56농가), 메추리 1천마리(1농가)다.
홍완식ㆍ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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