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사람이 없는 곳에 쓰레기마저 쌓여 있으니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더해지네요”
재개발 사업이 추진 중인 수원시 지동10구역이 주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더미로 몸살을 앓고 있다.
29일 오전 10시께 찾은 ‘지동 115-10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팔달구 지동 349-1 일원, 이하 지동10구역) 지역에선 사람 대신 쓰레기가 먼저 눈에 띄였다.
수풀이 무성하게 자란 나대지 위에는 매트리스, 옷장, 수납장 등 8개 가구가 산을 이루고 있어 이곳이 사업 대상지인지, 폐가구 적재장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또 다른 골목길에선 도로 모퉁이를 둘러싸고 가죽의자, 여행가방 등이 승용차 두 대 길이로 널브러져 있었으며 한 단독주택 앞에 놓여진 다 쓴 페인트통에는 빈 막걸리 병이 가득 담겨 있어 악취가 코를 찔렀다.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며 또 마주친 것은 쓰레기 더미다.
출입금지, 철거계고장 등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주택 대문 옆에는 판자와 문짝 등 목재가 높이 130㎝로 겹겹이 쌓여 있었다.
이처럼 재개발 사업 지역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조합에서 처리하는 게 원칙이지만 이들의 관리 부실로 널브러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대부분 주민들이 이주를 완료함에 따라 증가하는 빈집들이 청소년의 탈선과 각종 범죄 발생지 등 우범화 지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 마주한 일부 단독주택들의 경우 수년간 텅 빈 채로 방치되면서 유리창 파손을 비롯해 외관 곳곳에 하자 투성인 상태였다.
70대 주민 김남진씨(가명)는 “이주민들이 버리고 간 폐자재 등으로 인해 지역슬럼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며 “더욱이 인적이 드문 곳에 공가까지 늘어나다 보니 이곳이 청소년들의 탈선 현장으로 변질될까 우려스럽다”고 걱정했다.
이와 관련 조합 관계자는 “주민들이 수거 업체를 불러 가구 등을 처리하는 게 원칙이라 조합이 이를 함부로 치울 수 없다”면서도 “이주민들에게 자신이 버린 쓰레기를 수거하라고 독려하고 있으며 이행되지 않을 시에는 예산을 편성, 한번에 쓰레기를 치우는 방법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우범지대 우려에 대해선 “총 30여대의 CC(폐쇄회로)TV를 설치해 관리하고 있다”며 “남아 있는 주민들의 불안이 가중되면 경찰에 순찰 강화를 요청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동10구역(8만3천207㎡)에는 건물 소유주와 세입자 등 1천300여명이 살고 있었으며 지난 2018년 6월 관리처분인가 이후 현재는 84%의 이주가 완료, 150여명의 주민들이 남아 있다.
이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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