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농구 신화 용인 삼성생명 우승 원동력은 ‘믿음의 팀워크’

정규리그 4위ㆍ5할 이하 성적 딛고 챔프 등극…리그 역사상 ‘최초’

지난 15일 밤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서 청주 KB를 꺾고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챔피언에 등극한 용인 삼성생명 선수단이 우승트로피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4위 용인 삼성생명이 15년 만에 여자농구 역사의 새로운 신화 창조를 이룰수 있었던 원동력은 ‘믿음의 팀워크’였다.

삼성생명은 지난 15일 밤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최종 5차전서 2년 만에 챔프 등극을 노린 정규리그 2위 청주 KB를 74대57로 완파, 3승 2패로 15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여자농구 역사상 처음으로 정규리그 4위 팀이 챔피언에 등극한 최초의 팀이 됐고, 축구, 야구, 배구 등 4대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최초의 정규리그 5할 이하 성적 우승팀의 신화를 썼다.

올 시즌 삼성생명은 정규리그 4위(14승 16패ㆍ승률 46.7%)로 힘겹게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4강 PO에서 정규리그 1위인 아산 우리은행에 1차전을 내주고도 2,3차전을 잇달아 잡는 파란을 일으키며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삼성생명은 ‘국가대표 센터’ 박지수(23)가 버티는 KB를 맞아 1,2차전을 먼저 잡아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뒤 3,4차전을 적지서 내줬으나, 안방 최종전서 대망의 우승을 일궈냈다.

삼성생명의 우승 원동력은 베테랑을 중심으로 한 선수단의 끈끈한 팀워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선수들은 협력 플레이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며 헌신했다.

주장인 베테랑 센터 배혜윤(32)에게 KB의 최장신 센터 박지수(196㎝)는 버거운 존재였지만 적극적인 마크와 함께 동료 김한별(35)에게 찬스를 열어줬다. 배혜윤과 김한별은 박지수를 돌아가면서 막았고, 전략은 주효했다.

김보미(35)의 희생은 더 감동적이었다. 현역으로 뛰는 마지막 결정전서 그는 투혼을 발휘해 팀 사기를 끌어올렸다. 이들 외에 윤예빈(24), 이명관(25), 신이슬(21) 등 ‘영건’들도 언니들의 희생 못지않게 포스트 시즌서 더욱 빛을 발해 팀 우승에 보탬이 됐다. 여기에 임근배 감독의 부드러운 리더십에 노장과 신진 선수들의 조화가 우승 원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승장’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은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상대보다 더 많이 뛰어준 선수들이 너무 고맙다”라며 “우승 감독이라는 타이틀보다 여자농구 지도자로 몸담은 지난 6년의 노력이 열매를 맺었다는 점에서 선수들에게 그 공을 돌린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여름리그 이후 14년 8개월 동안 진출한 7번의 챔프전에선 모두 준우승에 머문 삼성생명. 감독과 선수들이 보여준 ‘믿음과 인내’의 농구가 삼성생명을 통산 6번째 챔프전서 우승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맺게 했다.

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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