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 목판화, 사람 사는 이야기 담겼죠”
동탄 ‘아이비라운지 갤러리’ 개관
성태진 작가, 첫번째 초대전 장식
‘국보시리즈’ 등 20여점 작품 전시
“영웅빗댄 현대인의 모습에 홀릭”
“주민들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는 화려한 색감과 목판화라는 소재와 함께 사람 사는 이야기를 전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화성 동탄2신도시에 아이비라운지 갤러리가 문을 열었다. 그 첫 번째 기획전을 이생강 큐레이터가 맡았다. 주민들이 사는 주거 공간 안에서 진행하는 전시이기에 ‘가족은 미술관’이라는 콘셉트를 잡았다. 갤러리의 문턱을 낮추려고, 현대미술 작가이지만 이미지가 관객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성태진 작가를 초청했다.
이번 전시는 <당신과 함께 ? With You>라는 제목으로 목판화 20여 점과 페인팅 작업을 볼 수 있다. 성태진 작가의 대표작인 <국보시리즈>와 <나의 일그러진 영웅>도 초청되었다. 특히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람이 살아 가는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달동네 시리즈>는 관객과의 공감을 얻고자 이번 전시에 특별 초청되었다.
나무 위에 조각칼로 전부 모양을 내고, 그 위에 화려한 색채로 색을 입혀 독특한 미감을 전한다. 작품의 배경은 당시 작가가 외로워하며 들었던 노래 가사들이 한글로 빼곡하게 적혀 있다. 작품의 배경을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노래를 흥얼거리게 된다. 이런 친숙한 모습의 다보탑, 종묘 앞에 똥개를 그려 놓으며, 현실의 풍자를 잊지 않는다.
성 작가는 유년시절 자신의 영웅이었던 태권브이를 성인이 된 자신의 모습을 투영시켜 작품을 진행한다. 어린 시절에는 꿈도 많았고 할 일도 많았다. 하지만, 성인이 된 작가는 마치 한국에 평화가 찾아와 할 일이 갑자기 없어진 태권브이 같다고 느꼈다. 그의 주요 작품인 목판화가 아닌 페인팅 <배틀 시리즈>에서는 츄리닝 복장을 입고 고지라와 가메라 등 괴수들과 싸우는 태권V는 일상 속에서 생계와 가족을 위해 싸워나가는 가장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큐레이터는 “성 작가의 작품에서 이렇게 외롭고 힘든 현대인의 모습을 포착해두고, 전쟁 같은 일상 속에서도 가족과 함께 있을 때, 누군가를 지킬 때는 늠름한 영웅으로 돌아오는 이야기를 관객들에게 해주고 싶다”라며 “마음까지 추워지는 겨울이 다가오는데 당신 옆에 누군가의 손을 잡고 갤러리로 가보는 걸 추천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아이비라운지 개관전은 다음 달 31일까지 진행된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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