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 임수택 수원연극축제 예술감독

“숲속의 파티 콘셉트에 걸맞은 개성 넘치는 연출·공연 펼칠 것”

▲ 임수택 감독

“이번 축제의 핵심 테마를 ‘공간’에 둔 만큼 이동형 공연 등 다양한 콘텐츠로 시민들을 맞이하겠습니다.”

임수택 수원연극축제 예술감독(63)은 15일 축제 간담회에서 행사 콘셉트와 작품 선정 기준, 향후 계획에 대해 밝혔다.

임 감독은 지난 2017년 12월 수원시 공모를 통해 부임한 인물로 지난해 수원연극축제를 성황리에 마치며 2년 재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지난 1997년부터 시작한 수원연극축제가 매년 수원화성 행궁에서 열린다는 점을 지적하며 부임과 동시에 행사 장소를 경기상상캠퍼스로 옮겼다. 행궁은 부지가 너무 넓어 관객의 극 몰입도가 낮아지는 반면 상상캠퍼스는 건물이 많은데다 특유의 아늑함을 갖고 있어 공연 장소로서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그는 올해 공연에서 이동형 공연인 ‘여우와 두루미’와 ‘우리가 기념해야 하는 것들’, 비탈길에서 열리는 ‘돌, 구르다’ 등 개성 넘치는 극을 전면 배치해 관객 사로잡기에 나섰다. 기존의 퍼레이드는 관객 앞에서 지나가면 그만이었지만 임 감독이 이번에 구상한 이동형 공연은 관객이 따라다니면서 봐야해 그 몰입도를 높였다. 행여나 관객이 무관심할 경우를 우려해 불꽃, 음악 효과, 구조물 배치, 배우로 하여금 관객을 무대로 끌어올리기 등 다양한 장치를 마련해 벌써부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총 17개 작품 중 해외 공연작인 6개 작품도 지난해 축제 직후 출국해 섭외에 성공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인 점도 눈에 띈다. 대표적으로 양초 3천500여개와 미로 배치로 묘한 매력을 담은 ‘위대한 여정’은 임 감독이 13년전 외국에서 관람한 이후 꾸준히 주시했던 작품이었다. 아울러 ‘위대한 카페’도 5분마다 공연하면서 관객 3명을 무대로 초대해 맥주 한잔과 함께 극을 진행하는 이색 공연으로 거리극과 체험극을 적절히 버무렸다는 평이다.

임 감독의 눈은 계속 ‘공간’에 향해있다. 개성넘치는 축제 마련을 위해 비탈길, 평지에 무대를 조성한 걸 넘어서 옥상과 건물 곳곳에도 객석을 마련하는 등 지난해와 사뭇다른 연출을 보인다. 또 연극축제를 위해 필요한 공간 14곳을 선정하면서 자신이 아닌 공연자에게 장소를 선정하도록 해 이목을 끌었다.

임 감독은 “사흘 간의 축제를 통해 지난 1년간의 노고를 평가받지만 권위에 기댄 기획이 아닌 예술성에 초점을 맞췄다”라며 “인간이 인간답게 살려면 예술이라는 품위가 필요한 만큼 그에 걸맞는 축제로 시민들을 찾아뵙겠다”라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