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 새로운 도전 멈추지 않는 김정식 작가

작은 스마트폰 속 화려한 도시를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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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가 김정식은 도전을 좋아한다. 장르를 파괴하고 융합해 새로운 미(美)를 만들어낸다.

 

서양화만 20년을 그리다, 7년전 도예로 외도했을 때도 그랬다. 한국 사발에서 시작된 호기심은 작가의 실험정신으로 이어졌다. 지난해는 <도자기 그림전>을 통해 초벌한 도기 위에 그림을 그린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엔 ‘스마트 폰’이다. 작가는 도시의 빛을 스마트 폰 카메라로 촬영했다. 단순히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 아니다. 카메라를 흔들고, 초점을 흐리고, 렌즈의 좌우를 바꿔가며 사진을 하나의 회화로 만들었다.

 

김 작가는 “일반적인 사진은 피사체를 고정시키고, 초점을 맞춰 촬영한다. 내 작업은 보통의 사진과는 반대되는 방식”이라면서 “스마트폰 카메라에 있는 ‘프로모드’ 기능을 이용해 감도, 셔터속도, 수동초점 등을 적절히 변환해 촬영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폰 작품도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했다. 그는 “모든 그림을 직접 보고 그릴 수 없다. 그리고 싶은 장면을 담기 위해 카메라를 다루다보니, 재미난 작품이 나왔다”면서 “여러 시행착오 끝에 지금의 작품을 만들어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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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속에는 수 많은 빛이 담겨있다. 불규칙적인 듯 보이지만, 하나의 리듬 속에 있는 듯 조화롭다.

김 작가는 “서울의 인사동과 이태원, 수원, 평택 등 도시의 휘황찬란한 조명들을 섞고, 배열했다”며 “언뜻보면 혼돈스러워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름다움이 있다. 그 아름다움을 수면 위로 끌어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차별성은 작품의 대중화와 이어지기도 한다.

그는 “예술은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가격대도 높게 형성돼 있다”면서 “방법만 달리 했을 뿐인데, 쉽고 재미있어 한다. 대중이 쉽게 다가올 수 있는 것 만으로도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도전할 계획이다. 그는 “세상의 모든 예술 행위는 근본적으로 차별성을 추구한다. 남들이 하지 않는 작품은 또다른 도전정신을 불러온다”며 “조만간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마트 폰 작품은 수원 서동진의 커피랩 본점에서 열리고 있는 작가의 개인전 <혼돈속으로>에서 볼 수 있다. 전시는 오는 30일까지다.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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