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 국내 1호 다운증후군 배우 강민휘 “늘 자신감 갖고 연기에 임해…장애우들에게 희망 주고 싶다”

▲ 배우 강민휘
감동적인 우정을 그린 평창동계올림픽·평창장애인동계올림픽 뮤직비디오에서 낯익은 얼굴이 눈길을 끌었다.

바로 국내 1호 다운증후군 배우인 강민휘다. 그는 지난 2005년 개봉한 영화 <사랑해, 말순씨>에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다. 이후 KBS 인간극장과 드라마 <달자의 봄> <안녕하세요 하나님>을 비롯해 뮤지컬 <꿈빛도서관>, <배우수업>, 토크쇼와 CF에도 나오며 인지도를 높였다.

 

많은 대사를 외워 연기하고, 자연스러운 감정 연기를 선보이는 강민휘를 보고 많은 사람들은 놀라워한다. 어떤 사람들은 강민휘의 이런 활약이 불가능하다고 말했지만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해내고 있다. 이와 관련 강민휘는 “13년 동안 매일 오전 8시에 나와 저녁까지 발성, 발음, 연기, 댄스, 노래 등을 연습하고 있는데 전혀 힘들지 않다”며 “다른 배우들처럼 다이어트나 몸매관리 정도가 힘들다”고 웃어보였다.

 

강민휘는 다른 장애우들의 모범적인 선례가 됐다. 모두 강민휘의 프로의식 덕분이다. 본인이 성실하기 때문에 언제나 자신감이 넘치고 당당하다. 강민휘는 “배우는 대본을 보지 않고도 연기를 잘할 수 있을 때까지 연습해야 하기 때문에 일에 대해 쭉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며 “출근해서 사무실에서 연습을 끝낸 후에도 저녁에 연습을 이어가며 프로 의식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뮤지컬 <배우수업>에서 감정을 폭발시키는 강민휘의 독백 무대는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타고난 무대체질로 보이는 지금으로선 상상할 수 없지만 연기를 시작하기 전 강민휘는 일상 인터뷰도 힘겨워했다. 그러나 지금은 자연스러운 대화는 물론,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다. 강민휘는 “과거에는 동네 사람들하고만 지내다가 다른 사람들과 훈련하고 작업하며 친구도 많아졌다”면서 “친구들과 간식을 먹고, 영화를 보며 남는 시간을 평범하게 보낸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스스로 과제를 설정했다. 무대에 올라 공연할 때 ‘발음’을 더 잘하면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강민휘는 “가갸거겨…같은 말로 발음연습을 하는데 무대에 들어가기 전에도 한바퀴 돌면서 복습한다”고 덧붙였다.

 

강민휘는 벨기에 배우 파스켈 뒤켄을 좋아하는 배우 중 한 사람으로 꼽았다. 벨기에의 파스켈 뒤켄은 다운증후군을 앓는 대표적인 배우다. 선입견을 벗어나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며 1996년 49회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강민휘 또한 한국의 파스켈 뒤켄이 되는 것이 목표다. 그는 “많은 장애우들에게 나처럼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다”면서 “또 비장애인들과 함께 하는 생활이 더 힘차게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손의연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