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 피아니스트 임동혁 “쇼팽의 주옥같은 선율… 편안한 마음으로 즐겨주세요”

25일 경기도문화의전당서 리사이틀 스타인웨이 그랜드 피아노 직접 골라
첫곡 잘 될 때 느껴지는 카타르시스 연주자 생활 계속하게 되는 원동력

“주옥같은 곡들로만 선곡했으니 편한 마음으로 음악을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는 25일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4년만에 독주회를 갖는 피아니스트 임동혁의 말이다. 임동혁은 공연을 앞두고 21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200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입상했지만 편파 판정에 불복해 화제를 모았다. 그후 제15회 국제 쇼팽 콩쿠르 3위, 제13회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에서 1위 없는 공동 4위를 수상하며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떠올랐다.

 

현재까지 전세계 주요 공연장에서 연주회를 가지고 세계 정상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피아니스트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임동혁은 지난 3월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구입한 그랜드 피아노를 독일 현지에서 정재훈 사장과 함께 직접 골랐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 자신이 선택한 그랜드 피아노 스타인웨이 D-274의 첫 연주자가 됐다.

이에 대한 소감으로 임동혁은 “열 두 대 중 두 대를 골랐는데 경기도문화의전당 홀의 조건을 고려해 소리가 드라마틱하게 퍼지는 데 중점을 뒀다”며 “피아노를 고를 수 있는 행운이 있어 이번 연주에서는 악기에 대한 안도감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임동혁이 선보일 곡은 쇼팽의 명곡이다. 1부에서는 ‘녹턴 Op.27-2’ ‘화려한 연주곡’ ‘발라드 1번’ ‘뱃노래’ 등을 들려줄 예정이며 2부에서는 ‘24개 전주곡 Op.28’을 연주한다.

 

그는 “사실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올해 쇼팽을 선곡한 것은 새로운 도전을 하기 전까지 숨고르기를 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서정적인 곡 해석으로 정평이 난 그는 “고전을 칠 때도 고전적인 해석을 추구하게 돼 결국 자기 자학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며 “다음 시즌에는 슈베르트를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한국의 젊은 클래식 연주자들이 주목받고 있는 데 대해서는 후배들에 대한 애정을 내비쳤다.

 

임동혁은 “선우예권, 김선욱, 조성진, 손열음 등 후배들을 보면 기교는 말할 것도 없고 음악적으로도 너무나 훌륭하다”며 “다같이 잘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강조했다. 7세에 피아노를 시작해 어린 나이부터 일찍이 주목받은 임동혁은 ‘나이가 듦’에 대해 실감하기도 한다. 

그는 “어릴 때는 연습대로만 하면 잘 될 거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동안의 트라우마나 그날의 컨디션이 영향을 끼치는 것 같다”며 “첫곡을 칠 때 그날 연주회의 성패가 나오는데 첫곡이 잘 될 때 느껴지는 행복한 카타르시스가 연주자 생활을 계속하게 되는 원동력이 된다”며 웃어보였다. 

이어 그는 “연주를 다시 시작하는 정경화 선생님이 부러웠다”며 “그처럼 클래식 연주자로서 앞으로 나이가 들수록 점점 완벽해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 2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경기도문화의전당 제공
▲ 2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경기도문화의전당 제공

손의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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