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 임상규 안산시립국악단 상임지휘자 “전통문화 개혁자로서 문화강국 만들고 파”

김홍도 그림과 춤 접목하는 등 장르 넘나든 기획 연주회 주목
세계문화예술協 각국 회원 유치 세계 예술인들 교류·공연 추진

▲ 임상규 지휘자
“문화예술계 빈부격차가 심각하다. 예술인들의 인건비는 10년 전과 다르지 않고 처우 개선도 부족하다. 국가 지원 예산 중 체육 분야와만 비교해도 너무 적다. 이대로는 결코 우리나라 문화강국이 될 수 없다.”

 

임상규 안산시립국악단 상임 지휘자가 2년 전 비영리법인 ‘세계문화예술협회’를 조직한 이유다.

피리주자로 국립국악관현악단의 단원이었던 그는 2003년 안산시립국악단의 부지휘자로 취임, 2009년부터 지금까지 상임지휘자로 활약하고 있다.

 

취임 이후 연신 장르를 넘나들며 지역 특유의 문화를 내세운 기획 연주회로 주목 받았다. 대중가요, 재즈, 창극, 클래식, 무용 등 다양한 장르와의 협연을 지속적으로 기획해 추진했다.

안산 지역의 대표적인 인물인 단원 김홍도의 그림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하며 창작곡을 연주하고, 안산어린이합창단과 함께 <상록수>의 주인공 채영신의 모델인 최영신의 일생을 어린이 합창단과 함께 전하는 무대를 선보였다. 지난해 창단 20주년을 맞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2천300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기념 연주회를 열기도 했다.

 

“단원들을 많이 괴롭혔다. 지금도 1년에 100회 가량의 크고 작은 음악회를 소화하느라 힘들 것이다. 그러나 지역성을 특화시키고 시민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우리음악을 선보이면서 시립국악단으로서의 명분을 확보했다. 우리 국악단의 실력은 최고라고 자부한다. 이제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확장할 단계다.”

 

임 지휘자는 우리음악의 현대화를 강조한다. 이를 위해 오래전부터 창작 활동 뿐만 아니라 예술경영에 주목했다. 5년 전부터 세계문화예술협회를 구성하기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개인적으로는 한양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제주도에서 ‘꿈의 오케스트라’의 지휘도 맡고 있다.

 

그가 이처럼 우리음악의 대중화를 위해 벌인 일련의 활동은 ‘피는 못 속인다’는 말이 떠오르게 한다. 임 지휘자는 ‘한국 근대 춤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한성준(1875~1941)의 후손이기 때문이다. 민간에서 전승되어온 전통춤을 체계화한 주인공이다.

 

“할아버지를 기리는 사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그토록 전통문화를 보존, 전승하려던 정신을 잇고 싶었다. 피리주자에서 지휘자로, 이제는 우리문화를 토대로 한 국제 교류를 꿈꾸는 예술경영인으로서. 어떤 역할이든 살아남을 방법은 개혁뿐이다.”

 

이에 그는 세계문화예술협회를 통해 엘시스테마를 모델로 한 ‘꿈의 예술단’을 기업 후원을 유치하며 전국으로 확산시키고, 협회에 10개국의 회원 가입을 유치한 후 우리나라와 세계의 예술인이 각 국에서 교류하고 공연하는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임 지휘자는 “오래 걸릴 일이기 때문에 그 ‘완성’까지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개혁자’로서 그곳까지 나아가기 위한 교두보를 만드는데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 임상규_지휘
▲ 안산시립국악단 연주회와 임상규 지휘 모습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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