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 중요무형문화재 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문재숙 명인

불모지에 씨 뿌린 ‘국악의 향기’ “의정부서 뿌리 내립니다”

▲ 문재숙6

“서울과 인접해 유능한 국악기 연주가들을 한 자리에 모아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비록 국악 황무지로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지만, 다가오는 통일시대에는 전통음악으로 가교 역할을 하는 도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문재숙 가야금 연주가가 의정부시에서 4년째 ‘국제가야금축제’를 개최하는 이유다. 그는 중요무형문화재 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이자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음악과 교수다. 가야금 연주가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딸 이하늬의 엄마로도 유명하다.

 

문 교수는 지난 2013년부터 의정부에서 “국악 불모지에 씨뿌리는 심정”으로 국제가야금축제를 개최해 왔다. 올해 축제는 오는 30일부터 다음달1일까지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진다. 전국에서 참가한 청소년과 일반인, 명인 등이 가야금 연주 실력을 겨루는 동시에 국내외 저명한 학자들이 국악의 저변을 확대 방안을 모색하는 장이다.

 

또 매년 특별한 음악회를 선보이며 의정부시의 대표적 전통문화예술 축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올해에도 문 교수의 문하생들과 함께하는 ‘금(琴)·가(歌)·무(舞) 동행’부터 그의 두 딸인 이슬기 가야금연주가와 미스코리아 출신 이하늬가 함께하는 공연을 진행한다.

 

“전통음악의 전통적 매력을 계승해 오롯이 감상할 수 있는 공연, 오늘을 사는 우리가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연주, 세계에 국악을 보급할 지름길인 국악 찬양 등 크게 3개 소주제로 진행합니다. 가야금 연주와 노래, 춤 등을 콜라보레이션한 새로운 형식의 초연작과 창작창극도 있고요. ‘무지개 저 너머 꿈’이라는 부제처럼 각기 다른 특징의 국악 공연으로 관객이 지루할 틈을 주지 않을 거에요.”

 

문 교수가 가야금 명인들과 의정부에 뿌린 씨앗들이 “하나씩 착근(着根)되”고 있지만 성에 찰 정도는 아니다. 시민참여형 지역문화예술축제로 육성한다는 1차 목표가 아직은 멀게 느껴지는 탓이다. 이에 올해까지 수준 높은 연주로 씨를 뿌렸다면, 내년부터는 의정부 시민들의 축제가 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일단 시민들이 공연장으로 한 걸음만 향하기를 권하는 것이 시작점이다.

 

“가야금의 매력은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인, 한국적이면서도 국제적인 것을 수용할 수 있는 양면성이에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죠. 일단 관객분들이 공연장에 오셨으면 좋겠어요. 앎의 첫 단계에 발을 디디면 이번 축제의 파격적인 무대들로 가야금을 알고, 좋아지고, 즐기게 될 수 있으실 거에요.”

 

류설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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