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인] 나정희 한국국악협회 수원지부장

조각보 명인… 韓 규방공예 아름다움 널리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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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인이라는 타이틀도 좋지만, 우리 문화를 전승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지난 26일 대한민국예술인센터에서 ‘제5회 한국예술문화명인’ 인증패를 받은 나정희(68·여) 한국국악협회 수원지부장의 소감이다.

 

한국예술문화명인제도는 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에서 한국의 전통·예술문화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장인들의 업적을 평가하는 인증제도다. 선발된 명인들은 역사적 가치를 지닌 예술문화 활동 및 창작품이 사라지지 않도록 보존해야 하는 역할을 부여 받는다.

 

나 지부장은 규방공예 중 하나인 조각보 부문의 명인으로 뽑혔다. 서민층에서 두루 활용된 전통공예인 조각보는 쓰다 남은 형형색색의 천 조각을 이어 만들기 때문에 다양하고도 화려한 색감을 자랑한다.

 

“자연염색으로 물들인 작품은 은은한 매력을, 공업용 염료를 사용한 작품은 반대로 상큼한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자유자재로 색감을 활용한다고 해서 동료들이 ‘색채의 마술사’라고도 부릅니다.”

 

조각보를 비롯한 이불, 골무 등 나 지부장이 창작한 50여점의 작품들은 모두 색채의 향연이다. 빨강, 보라, 초록 등 여러 가지 색의 천 조각들이 모자이크 모양으로 혹은 마름모로 이어져 공방 안을 수놓았다.

 

이 모든 작품은 100% 수작업으로 이뤄진다. 조각보 작품 하나를 완성하는 데 평균 한 달이 걸린다. 1cm 안에 8~12개의 바느질이 들어가기 때문에 집중이 많이 필요한 작업이다.

 

2001년부터 시작해 15년을 묵묵히 쉬지 않고 정진해온 터라 이제는 작업 중에 어깨와 허리에 통증도 오지만 작품 한·두 점이라도 더 남겨 한국 전통공예의 아름다움을 선보이는 것이 나 지부장의 바람이다.

 

“(조각보로) 돈을 벌 욕심은 추호도 없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만 하면 돈도 따라오고, 스스로에게 빛이 나기 마련입니다.”

 

나 지부장은 앞으로 규방공예의 미적 가치를 전파하기 위해 그간 품고 있던 큰 포부를 내비쳤다. “1년에 두 번, 다문화 가정의 부인들에게 무료로 (규방공예를) 교육할 예정입니다. 더 멀리는 공예 박물관을 설립해 규방공예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습니다.”

 

권오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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