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농산물시장 설계 공모 전방위 로비 확인 市건설본부장과 골프 친 ‘정씨’ 심사 부위원장과 지인에도 로비
인천 구월농산물도매시장 이전 건립사업 설계공모 심사위원장인 정대유 인천시 종합건설본부장과 골프를 친 정모씨(58·여)가 공모 1차 심사를 통과한 ‘A 컨소시엄’을 위해 전방위 로비활동을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종합건설본부는 지난 2월 인천 구월농산물도매시장 이전 건립사업 설계공모(추정설계용역비 65억원)를 냈으며 공모에는 ‘A 컨소시엄’ 등 9개 업체가 참여했다.
종합건설본부는 지난 4월 27일 설계 공모에 참여한 9개 컨소시엄 가운데 1차 심사를 거쳐 ‘A 컨소시엄’ 등 5개 컨소시엄을 뽑았으며, 이중 ‘A 컨소시엄’은 유일하게 심사위원 전원의 합격점을 받아 사실상 1위를 차지했다. 다음 달 6일 2차 심사에서 설계공모 낙찰자가 최종 결정된다.
그러나 본보 취재결과 정씨는 설계공모 1차 심사를 앞두고 정 본부장과 골프회동을 갖기 전인 지난 4월 초께 김종호 종합건설본부 건축부장(심사위원회 부위원장)과 김 부장의 지인인 B씨를 통해 로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씨는 당시 김 부장의 사무실로 직접 찾아가 “A 컨소시엄과 함께 일을 하고 있으니 잘 부탁한다”며 로비를 벌였고, 평소 친분이 있던 B씨의 사무실에도 A 컨소시엄 관계자와 함께 찾아가 “A 컨소시엄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김 부장에게 힘을 써달라”고 청탁했다.
특히 정씨는 서류상 A 컨소시엄과 아무런 연관이 없이 로비를 한 것이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국내에는 로비와 직접 관련된 법이나 규정은 없으나 변호사법 등에 직업적 로비 행위를 금지하고 있어 사법기관의 철저한 수사가 요구되고 있다.
B씨는 “지난 4월 정씨가 A 컨소시엄의 한 업체 대표 명함을 가진 사람과 나를 찾아와 ‘김 부장을 통해 A 컨소시엄을 도와달라’고 청탁한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 부장은 “정씨가 사무실로 직접 찾아와 A 컨소시엄을 잘 부탁한다고 한 사실이 있다. 지인인 B씨로부터도 비슷한 내용의 전화를 받은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부장은 “정씨가 누구인지 모르지만 심사위원 명단이 공개돼 있기 때문에 정씨 외에도 다른 업체 관계자들이 찾아온 일이 있다”며 “민원인으로서 찾아온다고 하면 만나는 것을 거부하기는 어렵다. 찾아온다고 하더라도 심사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씨는 “그런 일이 없다”고 해명했으나 본보가 추가 취재차 여러차례 전화통화 시도와 문자메시지를 남겼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
김미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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