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구월농산물시장 설계심사 의혹 수사해야 한다

정대유 인천시 종합건설본부장의 분별없는 공직의식이 실망스럽다. 그는 구월농산물시장 이전 건립사업 설계공모 심사위원장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설계공모에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건축사 관계자와 골프 회동한 사실이 밝혀졌고, 그 컨소시엄 업체가 1차 심사에서 1위로 통과한 사실이 밝혀져 갖가지 의혹을 낳고 있다. 사법기관의 수사가 필요하다.

구월농산물도매시장 이전 건립사업은 현 도매시장을 2017년까지 1천767억6천만 원을 들여 남동구 남촌동으로 이전하는 사업이다. 추정 설계용역비는 65억1천여만 원이다. 인천시 종합건설본부가 지난 2월17일 공고한 설계공모엔 건원·희림·삼우건축 등 9개사가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 이중 작품심사에서 5개 업체가 선발됐다.

언론보도로 제기된 의혹의 핵심은 정 본부장이 심사를 사흘 앞둔 평일에 연가를 내고 설계공모에 참여한 관계자와 골프를 쳤고, 그 관계자와 관련 있는 업체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1차 심사에서 1위로 통과한 과정과 배경이다. 정 본부장은 지난달 24일 안산의 J골프장에서 문제의 성지건축 관계자 정 모씨 등 4명과 골프 회동을 가졌다. 성지건축은 건원건축의 컨소시엄에 참여한 업체로 건원 컨소시엄은 지난달 27일 1차 심사에서 심사위원 8명 전원이 찬성표를 던져 1위로 통과했다. 당연히 심사의 공정성에 의혹이 제기 될 수밖에 없다.

시의회 건설교통위는 지난달 29일 종합건설본부 예산사업 추진사항 보고회에서 정 본부장의 부적절한 골프 회동을 집중 추궁했다. 이날 정 본부장은 설계공모에 참여한 건축사 관계자와의 골프 회동에 대해 해명한답시고 앞뒤 안 맞는 엉뚱한 말로 의혹을 더 키웠다. 정 본부장은 이날 “언론 보도로 해당 업체가 심각한 피해를 받을 것 같다. 2차 심사(오는 7월6일)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업체를 두둔하는 발언을 해 시의원들로부터 질책 받았다.

정 본부장은 또 “해당 업체가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업체 대변인처럼 언론사에 대한 협박성 발언도 서슴없이 했다. 정 본부장은 골프를 친 정 모씨가 성지건축과 관련 있는 줄은 몰랐다며, 다른 일정이 있어 연가를 냈다가 지인으로부터 골프모임에 한자리가 비었다고 연락이 와 골프를 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의문은 그대로 남는다. 그를 초청한 지인이 누구며, 기관장으로서 주말과 연결된 연가가 과연 적절했는지도 밝혀야 한다. 인천시 감사실이 의혹 규명에 나섰지만 일반 감사에만 맡겨놓기엔 사안이 중대하다. 수사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 모든 의혹을 파헤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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