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어제 한국을 방문했다. 1989년 요한 바오로 2세의 방한 이후 25년 만이다. 4박 5일의 짧지않은 일정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가난하고 소외받는 자들의 벗이자 평화의 사도로 세계인의 존경을 받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은 우리 사회에 주는 의미와 메시지가 크다. 그의 방한은 한국 가톨릭 교회의 영광이자 한국 교회가 세계적으로 더욱 주목받는 계기가 될 것이다. 종교적 차이를 넘어 국민 모두가 그의 방한을 환영하는 바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청빈과 겸손으로 가난한 사람을 위해 일생을 보낸 중세 가톨릭교회 성인 프란치스코의 이름을 즉위명으로 삼아 취임 이후 가난하고 소외된 자를 위한 행보를 계속해 왔다. 이번 방한에서도 교황은 갈등과 분열, 고통으로 힘겨워 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 그들을 위로하고 어루만져 줄 것이다.
교황은 15일 아시아 가톨릭 청년대회장 참석에 앞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세월호 희생자 가족이 함께하는 미사를 집전한 뒤 세월호 생존자와 유족을 만난다.
16일 광화문광장에선 방한 최대 행사라 할 수 있는 순교자 124위 시복식을 갖고 장애인 요양시설인 음성 꽃동네를 방문한다. 18일 명동성당에선 제주 강정마을 주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쌍용차 해고노동자, 용산참사 유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를 집전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 양극화로 인한 계층 간 갈등과 분열, 세월호 참사와 잇단 병영참사로 인한 아픔과 분노, 개선 기미가 없는 남북 대치상황 등으로 힘겹다. 여기에 정치권은 갈등 해소는 커녕 대립의 골만 깊어져 국민에게 실망만 주고, 치유에 나서야 할 종교인들 조차 세속적인 욕심에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런 암울하고 답답한 현실 때문에 교황의 방한에 거는 기대가 더욱 크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 땅에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핵심이 화해이기 때문에 화해와 치유의 희망을 찾고 싶은 것이다.
교황의 방한이 가톨릭 교회뿐 아니라 한국 사회 전반에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고 화해와 통합을 가져올 희망과 평화의 메시지를 가져다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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