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오늘 방한 고통의 한국 보듬는다

25년 만에… ‘더 낮은 곳으로’ 4박5일 일정

한 인터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물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누구입니까?”

프란치스코 교황이 대답했다. “저는 주님이 지켜보는 죄인입니다.”

자신을 죄인이라 하며, 파격적인 행보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14일 한국에 온다.

최초의 예수회 출신이자 라틴아메리카 대륙 출신으로 2013년 3월 13일 제266대 교황 선출 당시부터 한국 방문까지 1년 5개월 동안 교황이 보여준 발자취를 그야말로 파격 그 자체였다.

취임 한 달 만에 바티칸 개혁을 위해 추기경 8명으로 구성된 자문단을 발표하고, 사제 아동 성추행 대책위를 설치하고, 마피아의 돈세탁 창구 노릇을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바티칸은행을 세계적인 회계 법인에 회계 감독을 위탁하고, 로마 밖 첫 방문지로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 섬과 리우데자네이루 북쪽에 있는 바르지냐 슬럼가를 방문했다.

이탈리아 범죄집단 마피아의 한 분파인 ‘은드란게타’의 본거지 칼라브리아 주에서 미사를 갖고 마피아 파문을 선언,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2013년 12월 17일 아침 교황 즉위 후 맞은 첫 생일 아침상에 동유럽 출신 노숙인 세 명을 초청해 생일상을 함께 나눈 일화는 유명하다.

이처럼 가난하고 소외되고 불우한 이웃들에 대한 관심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촉구해온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14~18일 4박5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미사,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등을 통해 한국인들과 만난다.

교황은 이번 한국방문에서 장애인, 평신도, 수도자, 한국 이웃종교 대표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세월호 참사 희생자 가족 등과 만나 사회 통합과 치유,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4박 5일 동안 서울을 중심으로 대전, 충남 당진시와 서산시, 충북 음성군 등 총 연장 1천km 이상을 이동하며, 4차례 미사를 집전하고 8차례에 걸쳐 강론과 공식 연설을 한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의미에 대해 “교종 즉위 이후 1년 밖에 경과하지 않은 시점에서 한국 교회를 제일 먼저 방문하심은 한국 교회에 대한 큰 관심과 배려가 전제되어 이뤄진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 교회가 걸어온 고난의 역사, 그리고 오늘의 한국이 위치한 세계적 분쟁과 갈등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지정학적 표징과 상황이 그분께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더 마음이 쓰이고 자부적 사랑이 향하는 곳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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