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③] Interview 박낙종 주베트남 한국문화원장

“한류, 소통하고 나누는 진화 필요”

스탭도 아닌 중년의 한 사나이가 막이 오르기 전까지 우리나라 세종문화회관격인 베트남 하노이시 문화궁전을 내 집처럼 뛰어다니며 공연 준비에 열을 올린다.

그는 바로 교민과 현지인에게 우리 문화의 향기를 실어 나르는 ‘한국 대표 문화 사절’, 박낙종 주베 한국문화원장(사진)이다.

박 원장은 30여 년 이상의 문화체육관광부 공직생활에서 체득한 노하우와 주베트남 한국문화원장 부임 전 수행했던 해외문화홍보원과 해외문화콘텐츠과장으로서의 경험을 오롯이 활용하며 베트남에서의 한국 문화 전성기를 이끌어가고 있다.

한베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열린 ‘조수미 초청 우호 콘서트’ 현장에서 박 원장을 만났다. 다음은 박 원장과의 일문일답.

한베 20주년을 기념한 다양한 문화사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주요 사업과 관객 반응은 어떠한가.

지금까지 각종 공연, 콘서트, 축제, 전시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됐다. 특히 문화예술인과 방송분야에서 인적 및 물적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된 것을 의미 있게 본다.

특히 조수미 초청공연은 교민들에게 커다란 문화적 기쁨과 색다른 경험을 안겨주었다. 지금까지 많은 행사를 통해 현지인들은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미래 문화적 동반자로서의 가치와 믿음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2012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올해의 대미를 장식할 12월의 주요 사업은 무엇인가 .

12월은 한베 수교 20주년을 마무리하는 달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12월 14~15일 한-베 특별문화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공연은 양 국의 역사적 ‘인연’과 ‘동행’을 주제로 미래지향의 창작물로 한국의 문화체육부장관이 방문해 축하할 예정이다.

클래식에 이어 창작물이라니 기대가 된다. 앞서 K팝 열풍이 거센데, 베트남에서 한국 대중음악의 위치는 어떠한가.

베트남은 동남아 국가 중에서도 한류가 성숙한 단계에 있는 나라다. 한국 영화, 드라마, K팝은 이미 일상적으로 즐기는 문화콘텐츠가 되고 있다. 특히 K팝 열풍은 대단하다. 가수별로 수 만 명의 팬클럽이 형성되어 있고, 대학마다 크고 작은 K팝 동아리들이 구성돼 있다. 

베트남 대학 내 동아리가 있을 정도라니 놀랍다. 한국 드라마와 패션 등 다양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도 높은 편인가.

한국드라마는 베트남 케이블 방송을 포함해 하루 5개 이상 방영되고 있다. 심지어 크고 작은 모임에서 한국 드라마와 배우에 대한 이야기가 대화 주제가 되는 것을 쉽게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한식과 패션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심지어 베트남 젊은이들이 점점 한국 아아돌의 외형을  닮아가고 있어 언뜻 보면 양국 젊은이들의 국적을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문화적 영향력 때문인지, 베트남의 한국문화원장으로서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운영에 걸림돌은 없나.

한류 덕분에 문화원 운영이나 행사 진행에 큰 어려움을 느끼지 못할 정도다. 때문에 문화원 운영에 큰 어려움도 없다.

다만 행사나 프로그램이 우리 문화를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형식이 많았는데 이제는 참여하는 방식을 강화해 쌍방향 교류가 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주입식 문화 전파가 아닌 서로 소통하고 나누는 문화 교류가 이뤄지도록 방안을 모색하고 진행하는 노력을 보이겠다.

마지막으로 수교 20주년을 맞은 양국이 보다 원활한 문화 교류를 위한 발전 방안은 무엇이라 보는가.

양국은 문화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많은 유사점이 있고 미래 동반자로서 문화적 혜택을 나눌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베트남은 한국에 비해 현대적인 문화산업 또는 대중문화가 아직 충분히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의 선진적이고 현대적인 기술을 전수하면서 인력 양성을 지원한다면 상생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방안을 고려하고 적극 도입해야 할 것으로 본다.

글 _ 류설아 기자 rsa119@kyeonggi.com 사진 _ 김시범 기자 sb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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