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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호’ 신민아, “이제야 대중적인 배우 된 기분” (인터뷰①)

“이렇게 사랑받은 적 처음…당분간 즐기고 싶어”

SBS 수목극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가 종영한 지 3일째 되는 날 오후 배우 신민아를 만났다. 화려한 화장기도 없고 편한 재킷을 걸친 채였다. 비가 내리다 신민아가 나타나자 신기하게도 갑자기 햇살이 쨍쨍 내비쳤다. “모처럼 이틀간 푹 쉬었다”며 웃는 신민아의 환한 얼굴에는 아직은 ‘구미호’의 발랄함이 담뿍 담겨 있었다.

 

 

* 구미호로 얻은 것...대중의 인지도와 ‘대표작’ 타이틀

 

“이제서야 대중에게 다가가게 된 것 같아요. 초등학생 꼬마들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구미호’라며 알아봐 주시는데 이렇게 사랑받은 적은 처음인 것 같아 기쁘더라고요.”

 

겸손하다. 1998년 패션지 모델로 데뷔한 뒤 모델, CF스타로 높은 인기를 누려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야 대중적이라 느낀다니 신기할 정도다.

 

“사실 고민이 있었어요. 데뷔 연도를 생각하면 경력이나 필모그래피도 쌓아가는데 대중에게 보여지는 연기톤이 정해져있는 것 같아서요. 이 시점에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무작정 열심히 했죠.”

 

커피 CF에서는 남성팬들의 '국민 여친‘이 될 만큼 사랑스러운 여성이고 신용카드 CF에서는 화려한 댄스를 선보이는 섹시한 신민아. 하지만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속에서는 500년 만에 새로 태어난 순진한 여우, 구미호가 됐다.

 

“이전의 구미호 이미지를 굳이 생각하지 않았어요. 함정에 빠질 것 같아서요. 발랄하고 또 여성적인 이미지는 작가님과 감독님이 만들어주셨지만 이후에는 원래 성격과 비슷한 부분이 느껴져서 그대로 표현하게 됐어요.”

 

특히 그녀는 500년 만에 현세에 새롭게 태어난 구미호를 표현하기 위해 어린 조카를 꾸준히 관찰했다. 활발하다가도 가끔 무뚝뚝해지는 구미호의 성격은 조카로부터 가져온 어린이 특유의 성격이라고.

 

신민아는 “‘구미호’를 대표작으로 만들고 싶기도 하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실제로 ‘구미호’는 그 동안 ‘CF스타’로 불리던 신민아가 연기력으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그녀는 “다른 작품들을 좋아하는 팬들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남녀노소 많은 분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은 것이 처음”이라며 ‘구미호’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고백했다.

* “홍자매 작가 전작에 부담 느끼기도... 실제와 닮은 모습 찾아 연기에 재미 느껴”

 

그렇다면 신민아가 ‘구미호’로 살며 가장 힘들었던 건 무엇일까.

 

그녀는 캐스팅됐을 당시에는 홍자매 작가의 여주인공으로 서는 것이 적잖이 부담됐다고 말했다. ‘쾌걸춘향’, ‘환상의 커플’ 등 홍미란, 홍정은 작가의 여주인공은 늘 드라마에서 가장 사랑받는 캐릭터이기 때문.

 

“홍자매 작가님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 주목받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그만큼 해낼 수 있을까 고민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사랑받는 이유가 다 있더라고요. 꾸준히 사랑을 표현하고, 연민을 불러일으키고. 내가 여태 했던 역에는 없던 성격이에요. 여배우로서 그런 갈증이 있었기에 표현하는 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이제는 참 잘 어울리는 캐스팅이었다고 만족하고 있어요.”

 

저조한 시청률도 그녀를 힘들게 했을 것 같다. 동시간대 방영됐던 KBS 2TV ‘제빵왕 김탁구’는 50%에 가까운 시청률로 ‘구미호’를 끊임없이 위협했다.

 

“사실 난 생각보다 잘 나온 거라 생각했어요. 경쟁작 ‘제빵왕 김탁구’가 30% 시청률이 넘은 상태에서 ‘구미호’가 첫 방송을 했는데 그 때 이미 12%를 넘었거든요. 이후에 ‘김탁구’가 50% 가까이 갔지만 결국 우리도 종영할 땐 20%까지 올라갔잖아요. 편성 불운이라는 악재 속에서는 잘한 거죠.”

 

모델 출신인 신민아가 소고기를 연신 먹어대는 장면은 어렵지 않았을까. 여배우에게 기름기가 적지 않은 꽃등심 등의 소고기는 불편한 음식일 수도 있다.

 

“소고기는 원래 좋아해서 계속 먹었죠. 스태프들이 힘들면 뱉으라고 했는데 너무 좋아서 계속 먹었어요. 신이 많아 쓰러질까봐 소고기 말고도 엄청 먹어댔죠. 덕분에 초반보다 살이 좀 쪘어요.(웃음)”

* “당분간은 ‘구미호’인 신민아 더 즐기고파...팜므파탈 역은 조금 후에”

 

1984년생인 신민아는 올해 한국 나이로 스물 일곱. 어느새 데뷔 13년차다. 여배우로서 이미지 변신을 도모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녀는 “사실 내게 우울하고 심각한 이미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구미호’가 자신의 이미지를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했다.

 

신민아는 “사실은 20대 후반에 접어드는데 이렇게 발랄하고 깜찍한 역이 어울릴까 고민도 했었다”면서도 “많이들 사랑해주셔서 다행이다. 늘 팜므파탈 역이 하고 싶었는데 나중에 더 나이 들어 해야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신민아는 많은 이들로부터 ‘구미호’라 불리는 것이 아직은 좋다고 했다. 특히 어린이들로부터 “꼬리를 보여달라”는 등의 반응을 얻는 것이 기쁘단다. 그래서 차기작을 고르기 보다는 한 동안 ‘구미호’의 신민아를 즐기기로 했다.

 

“사실 체력적으로는 한 작품 더 해도 괜찮을 것 같긴 해요. 하지만 이렇게 사랑을 많이 받은 것이 처음이어서 조금은 더 누리고 싶어요. 나를 구미호로 처음 알게 된 분도 많은데 그걸 너무 빨리 깨뜨리고 싶지 않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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