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퀸’ 김연아에겐 라이벌들이 많다. 이탈리아 캐롤리나 코스트너는 24일 에스토니아 탈린에서 열린 2010 유럽피겨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코스트너는 우승한 후 “올림픽에서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안도 미키 등 아시아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국 레이첼 플랫은 워싱턴주 스포캔에서 열린 2010 전미피겨선수권대회를 석권했다.
지난해 11월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그랑프리 5차대회(스케이트 아메리카)에서 김연아에 이어 2위에 올랐던 플랫은 전미선수권대회에서도 우승해 밴쿠버 동계올림픽 출전이 확실시된다. 올림픽 개최국인 캐나다의 조애니 로세트는 지난 17일 끝난 캐나다선수권에서 우승했다. 일본 아사다 마오는 지난 12월 전일본선수권에서 204.62점으로 우승했다.
자국 프리미엄이 있는 대회라서 200점을 돌파한 것에 크게 신경을 쓸 필요는 없지만, 로세트는 홈의 이점을 안고 있고, 아사다는 김연아를 이긴 경험이 있는 선수라서 긴장을 늦출 수 없다. 아사다는 전주에서 개막된 4대륙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실전감각을 키우고 있다.
지금 김연아는 토론토 현지에서 만점연기를 펼치기 위해 혼신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다. 김연아는 4대륙 선수권대회부터 그랑프리 파이널, 세계선수권대회 등 올림픽을 뺀 다른 큰 대회에서 모두 우승을 경험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그 후로는 연속 우승이나 단일 대회 복수 우승밖에 도전할 목표가 없다. 2014년 소치 올림픽은 김연아가 전성기를 지난 24살에 맞게 되므로 도전 대상이 되지 않는다.
피겨스케이팅 선수가 치열한 경쟁세계에서 물러나면 아이스 쇼에 출연하면서 프로선수 생활을 할 수 있고, 지도자의 길을 걸을 수도 있다.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 금메달리스트들이 대부분 우승 후 은퇴를 선언했다. 그런데 얼마 전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IB스포츠가 올림픽과 3월 토리노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뒤 은퇴할 수 있다는 설을 흘린 건 시기상조다. 너무 생뚱 맞다. 본인 의사도 아닌데 은퇴 얘기가 나와선 안 된다. 금메달을 따기도 전에 나오는 은퇴설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김연아에겐 지금 올림픽 금메달이 지상 목표다. /임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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