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가 맺어준 ‘1촌1사’] 여주 넓은들마을-삼성웰스토리

“작은 일부터 돕고 서로 자주 오가는 게 기업과 농촌마을의 참된 자매결연의 관계가 아닐까요? 꾸준히 마을을 방문하고 함께 커 나가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습니다.” 여주 넓은들마을엔 외지인이 주인인 특이한 배나무 20주가 있다. 저마다 이름표를 단 이 배나무에서 예쁜 배꽃이 피는 5월이면 반가운 손님들이 가족들과 함께 마을을 방문한다.바로 삼성웰스토리 직원들이다. 매년 4월 초 넓은들마을에선 삼성웰스토리 직원 20여 명에게 배 분양을 접수한다. 직원 한 명당 1주의 나무를 신청하면, 마을 농가가 정성스럽게 키워낸다.5월 배꽃이 필 때면, 배 분양을 한 직원이 가족들과 마을을 방문해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고, 10월이면 이곳에서 배 따기 체험과 사생대회가 열려 아이들이 즐기기도 한다. 수확 철엔 마을에서 배를 따 직접 집으로 보내준다. 마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삼성웰스토리에 대한 넒은들마을의 작은 감사 표시다. 삼성웰스토리는 지난 2004년 여주 넓은들마을과 ‘1촌1사’ 자매결연을 맺어 그동안 외진 마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 당시 이름은 에버랜드유통사업부로 그룹 차원에서 농촌마을과의 상생을 위해 1촌1사를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발을 내디딘 것이다.삼성웰스토리로 이름이 바뀐 지금도 넓은들마을과 삼성웰스토리는 14년째 꾸준히 관계를 이어오며 함께 성장하고 있다. 회사 사업의 특성을 살리고, 마을 주민들에게 필요한 부분은 맞춤 지원하는 거다. 지난 4월 모내기 때도 삼성웰스토리 직원 33명은 마을을 찾아 옥수수 심기, 고구마 비닐 덮기, 폐비닐 하우스 덮게 치우기, 고추 심기 등 마을의 부족한 일손을 도왔다. 추수철에는 일손이 절실한 홀로 사는 노인 등을 위주로 돕고자 직원 30~40명이 농가가 필요한 일손을 돕는다. 마을의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과 농산물 소비촉진을 위한 프로그램도 이어나가고 있다. 매년 10월엔 넓은들마을에서 직접 재배한 배추, 고춧가루 등 농산물을 활용해 마을주민들과 함께 김장김치 1천 포기를 담가 홀로 사는 노인에게 전달한다. 마을주민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며 친밀함을 더하고, 마을 농산물 소비에 큰 도움이 되는 셈이다. 명절엔 직거래장터를 열어 마을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삼성 직원이 구매할 수 있도록 직거래장터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이렇게 직거래장터를 통해 넓은들마을 주민들은 연간 1천만 원이 넘는 소득을 올리고 있다. 삼성 직원들은 마을의 농산물을 믿고 살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특히 삼성웰스토리 회사의 특성을 살려 연간 7억여 원의 여주쌀을 사들여 급식소에 배급하고 있다. 판매된 여주쌀의 수수료는 마을에 적립돼 마을소득에도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1년에 한 번씩은 마을 어르신 30여 명을 에버랜드로 초청해 다양한 놀이기구를 즐기고 하루 동안 도시에서 재미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도 한다. 마을과 오랫동안 이어온 봉사인 만큼 자매결연 행사에 참여하는 직원들의 애착도 남다르다. 8년째 넓은들마을과의 자매결연에 참여하고 있는 이영주 삼성웰스토리 과장은 “회사에서 가장 오래 결연을 하고, 지속적으로 교류한 곳이다 보니 아무래도 애착이 간다”며 “가족들과 함께 마을을 찾아 구경도 하고, 마을에서 수확한 배를 이웃에게 선물하며 마을을 홍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마을 주민들은 삼성웰스토리의 세심한 배려와 지속적인 관심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이제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마을도 보탬이 되고 싶다는 게 이들의 바람이다.김인숙 넓은들마을 사무장은 “그동안 마을에 농번기 때면 항상 일손돕기를 해주고, 명절에도 농산물 직거래를 통해 매출을 올려 농가소득에 도움을 줘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 회사가 성장하는 데도 마을이 응원하고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자연 기자

[경기일보가 맺어준 ‘1촌1사’] 여주 해바라기마을-한화테크윈·삼성생명

농협이 자꾸만 피폐해져만 가는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농협이 나아가야 할 지표를 찾기 위해 지난 2003년부터 시작된 농촌사랑 운동. 1사1촌 자매결연이란 방법으로 추진된 사업은 범국민 운동으로 확산되면서 도농상생의 성공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경기일보는 이 과정에서 농촌을 먼저 생각하자는 취지로 1사1촌이 아닌 1촌1사로 명칭을 변경, 경기농협과 함께 사업에 불을 댕긴 역할도 수행해온 바 있다.사업이 진행된 지 15년이 지난 지금, 초창기 열정을 다소 식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농촌을 사랑하는 초심을 잃지 않고 1촌1사로 맺은 인연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곳이 있다. 때마다 수확 철이 되면 모자란 일손 지원에 나선 것은 물론 해당 마을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제값 주고 구입해주기도 하고 가끔 자매마을을 찾아 도우미 활동도 자처하고 있다. 지난 15년 동안 쉼 없이 이어오고 있는 우수 1촌1사 우수사례를 찾아가 본다. 더불어 농협은 1촌1사 운동의 시즌2격으로 ‘또 하나의 마을 만들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과거 범 국민적 운동으로 확산된 1촌1사 운동에서 그 힌트를 얻기를 기대해 본다. 첫 포문의 주인공 ‘한화테크윈’ 해바라기마을과 첫 자매결연을 맺은곳은 한화테크윈(구 삼성테크윈)이다. 농촌사랑 운동이 시작된 후 2006년에 최초 마을과 결연을 맺었다. 이후 순조롭게 교류를 진행해오다 지난 2014년 1촌1사 운동 중단위기를 맞았다.삼성의 방위산업, 석유화학 4개 계열사가 한화로 인수되는 두 그룹 간 ‘빅딜’이 그해 11월 발표되면서였다. 삼성테크윈은 이듬해 6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회사명을 한화테크윈으로 변경됐다. 이날 임시주총 뒤 한화 쪽은 조정된 최종 인수금액인 8천232억 원의 1차 분할대금 4천719억 원을 지급하고 삼성이 보유하던 삼성테크윈 지분 32.4%를 수령해 최대주주가 됐다.대표이사 자리는 당시 삼성테크윈 대표를 지내던 김철교 사장이 유임됐지만, 주인이 바뀐 만큼 1촌1사 운동의 지속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한화테크윈은 1촌 1사 운동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2005년부터 10년 넘게 계속돼 온 해바라기마을과의 인연도 이어지게 된 것이다. 한화테크윈은 매년 해바라기마을을 찾아 부족한 일손돕기, 봉사활동 및 체험활동, 김장 배추 절이기 등을 했다. 특히 한화테크원 직원들은 매주 주말이면 해바라기마을에서 농촌체험과 전통놀이 등은 물론 가족들과 함께 물놀이를 즐기는 등 주말 여가를 해바라기마을에서 보냈다. 한화테크윈과 해바라기마을의 교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한화테크윈에서 1박2일 농촌체험활동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매주 토요일이면 직원 25명이 해바라기마을을 방문했다. 지난 2015년 8월 한 달 동안 해바라기마을을 찾은 한화테크윈 직원만 155명에 달했다.형식적인 교류가 아닌 1촌1사 운동 본 취지에 이보다 더 들어맞을 수 없는 모습이었다. 이규정 해바라기마을 위원장도 “한화테크윈은 삼성테크윈에서 회사명이 바뀌었는데도, 교류가 끊이질 않았다”며 “오히려 회사명이 바뀐 이후 더욱 활발한 교류활동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한화테크윈은 이 같은 농촌교류활동에 힘입어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는 영예도 안았다. 지난해 7월 도농교류의 날을 맞아 진행된 유공자 포상에서다. 이날 한화테크윈은 도농교류의 날 기념행사가 열린 서울 청계광장에서 도농교류 사회공헌 활동을 20년 이상 실시해 온 공헌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성숙미를 더한 ‘삼성생명’ 삼성생명은 삼성테크윈에 이어 지난 2008년 해바라기마을과 자매결연을 맺고 1촌 1사 운동에 동참한 삼성 계열사다. 삼성그룹은 90년대 중반 들어 기부 및 봉사활동에 국한하지 않고 회사가 가진 자원과 능력을 다방면으로 활용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부각시는 데 주력해왔다. 특히 계열사별로 특화된 사회공헌활동은 삼성그룹이 추구하는 ‘희망과 행복의 나눔경영’을 뒷받침했다. 사회공헌활동을 독려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지원 역시 적극적이다. 매년 개최되는 삼성사회공헌상 시상식이 대표적이다. 지역사회 발전과 나눔문화 확산에 기여한 임직원과 파트너 단체의 명예와 자긍심을 고취시키기 위해 1995년 시작된 삼성사회공헌상은 지금까지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삼성생명이 1촌1사 운동에 동참하게 된 원동력이자 배경이기도 하다. 삼성생명은 2008년 해바라기마을과 자매결연으로 첫 인연을 맺은 뒤 9년이 지난 현재 일손돕기 고구마 캐기, 김장김치 나눔행사, 안마기 등 물품지원 등을 하고 있다. 또 자매마을 가꾸기 행사의 일환으로 농가의 하우스 정리작업과 해바라기 심기 등의 활동도 펼쳐오고 있다. 이 가운데 김장김치 나눔행사는 삼성생명이 가장 큰 비중을 두고 진행하고 있는 행사다. 삼성그룹은 배추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는 배추 농가를 돕기 위해 김장배추 소비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 매년 김장김치를 담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하기 위해 김장김치를 담근다. 배추는 자매결연 마을에서 구매하고 담근 김치는 독거노인, 저소득가정, 사회복지시설 등에 전달하는 캠페인이다. 삼성생명은 지난해에도 삼성생명 봉사단 150여 명을 투입해 해바라기마을에서 김장나눔 행사를 진행했다. 해바라기마을에서 재배한 배추 1천 포기를 절여서 김장을 했다. 삼성생명은 이 밖에도 고구마캐기 일손돕기 및 직거래 행사를 통해 농가소득 창출에 이바지했다. 지난해 10월 삼성생명은 봉사단 50여 명이 해바라기마을을 찾은 가운데 고구마 캐기 및 직거래를 실시했다. 이렇게 해서 창출된 하루 농가소득만 300만 원에 달했다.이규정 해바라기마을 위원장은 “삼성생명은 필요물품 지원 등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마을을 방문해 펼치는 일손 돕기 활동 등은 매년 이뤄지고 있지 않고 있으나, 2014년 이후부터는 지속적으로 농가소득 등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든든한 후원자 ‘여주농협’ 여주 해바라기마을은 경기도와 강원도를 경계 짓는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쾌적한 산골마을이다. 마을 뒤쪽엔 태봉산 자락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고, 동쪽으로는 섬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과 기름진 토양을 갖고 있다. 마을에서는 임금님께 올리는 진상미였던 여주 자채쌀을 시작으로 고구마, 버섯, 장뇌삼, 배, 옥수수 등 다양한 작물이 풍요롭게 생산된다. 이 산골마을에서도 1촌1사 운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005년부터 삼성 테크윈과 인연을 맺은 이후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이규정 해바라기마을 위원장은 “결연을 계기로 매년 농가를 방문해 농촌 일손 돕기 활동 등이 꾸준히 진행돼 왔다”고 했다. 해바라기마을에서 이런 운동이 추진될 수 있었던 데에는 여주농협의 힘이 적지 않았다.해바라기마을에서 1촌1사 운동이 시작될 무렵 여주농협은 △농가호수 및 농가인구 감소 △고령화 진행·다문화가구 등 농촌사회구조 변화 △농협에 대한 기대수준 향상 등 경영 환경에 큰 변화가 일면서 위기의식이 싹트고 있었다. 이에 여주농협은 자매결연 등의 방법으로 지역농가 방문객 및 지역농산물 판매 확대를 통해 농가소득 증대를 도모하게 됐다. “신토불이 개념의 도농 상생 이념을 실현해 도시민에게는 삶의 여유를 제공하고, 인구 감소 및 고령화로 인한 우리 지역 농촌 사회의 공동화 해소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었어요. 또 지역 농특산물 판매확대로 농산물 수입개방에 따른 지역 농가의 소득 불균형을 해소하고, 농업·농촌과의 상호 교류를 통한 상호 교류를 통해 따뜻한 정 나누기를 실시하는 것도 과제였죠. 이런 배경을 타개해 나갈 전략으로 1촌1사 운동이 꼽힌 겁니다.” 여주농협측의 설명이다. 이 운동이 순조로웠던 것만은 아니었다. 농산물 체험프로그램의 창의성 한계, 일부 마을 농가의 미온적 협조성, 농산물 외 소득창출 테마프로그램 개발 한계 등의 문제점에 봉착하며 숱한 고비가 찾아왔다. 여주농협은 이 같은 어려움을 정면돌파했다. 자매결연 마을 및 기업체에 홍보물과 안내장을 수시로 발송했고, 간담회 등을 통해 마을주민과 화합의 장을 만들어 공동발전방향 등을 모색했다. 여주농협 관계자는 “학교 교내축제에 자매마을 농산물 홍보를 위한 직거래 장터를 개장하는 등 마을 농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며 “그 결과 1촌1사 운동에 속도가 붙게 됐다”고 말했다. 여주농협은 1촌1사 운동을 포함해 앞으로도 도농교류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자매결연 마을간 원활한 교류를 통해 실익 있는 교류활동을 전개하겠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여주농협 관계자는 “1촌1사 운동 외에도 팜스테이 마을 활성화,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식체험 퍼포먼스 확대 및 체험마을 확대 육성, 지리적 특성을 활용한 여주사랑하기 기차테마여행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성필기자

[저출산, 지역맞춤형 정책이 답이다] 전문가가 본 저출산 대책

“저출산 문제 지금처럼하면 해결할 수 없습니다.” 최진호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6년부터 10년 이상 100조원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효과는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순수한 인구정책이 아닌 복지정책으로 시작했다”며 “‘출산율을 어떻게하면 높일 수 있을까’ ‘출산율을 효과적으로 높이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특히 최 교수는 “기본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리더들의 이해가 부족하다. 10년, 20년, 30년 뒤 한국이 어떻게 될 것인지 고민하고, 다음 세대들이 한국에서 편안하게 살 수 있게 해줘야 하는데, 거기에 관심이 없다”라며 “20~30년 후가 아닌,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것들만 생각하다보니 인구문제에 소홀할 수 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실제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인구절벽’과 ‘지방소멸’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진단했지만, 여전히 수치상으로만 알 뿐 체감하지는 못하고 있다. 그는 “대도시는 아직까지 문제가 없다하더라도, 농촌지역은 심각한 문제를 겪고 있다. 향후 20년 안에 많은 시ㆍ군들이 소멸될 것”이라며 “젊은이들은 다 떠나고, 아이들은 태어나지 않고, 남아있는 노인들이 죽고 나면 사라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최 교수는 “출산율을 높이는데 걸림돌이 되는 요인들이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에 지역의 특색을 살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최근에는 중앙정부에서도 각 시ㆍ군단위로 인구문제를 집행하는 기구를 만들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정책에는 대상 집단이 있어야 한다. 출산을 고민하는 대상을 겨냥해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는 “지금처럼 해오던 정책은 계속하되 효과를 따지자”고 제안했다. “지금 당장 해결안된다고 손 놓을 순 없다. 그나마 이런 정책이라도 펼쳐 합계출산율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것은 유지하되, 이제는 효율적인 부분에 투자해야 한다. 가령 대학과 공공부문 만이라도 진학과 취업시 ‘다자녀특별전형’을 추진하는 것도 굉장한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또 “일찍이 가족이 소중하다는 가치관을 심어주자”고 제시했다. “정책도 무엇을 할까말까 고민하는 대상에게 효과가 있다. 요즘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결혼은 아예 하지 않는 것, 아이는 낳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정의 행복보다 물질적 풍요, 정신적 자유를 높은 가치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이지만 지금 자라나는 어린아이들부터 가족이 제일 소중하다는 가치관을 심어줘야한다.실예로 2012년부터 아주대를 비롯한 수원대, 강남대, 협성대 등에서 교양과목으로 가족의 소중함을 알리는 강좌를 신설해 운영했다. 저와 함께 각 분야의 전문가가 인구문제, 행복, 가족, 일을 주제로 집필한 스무살의 인생설계-일ㆍ사랑ㆍ행복을 교재로 사용했다. 자연스럽게 인구문제에 대해 알리고 가족에 대한 가치관을 심어주는 것이다. 학생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최근 새로운 인구정책을 세운 바꾼 경기도에 대해서도 “경기도가 인구문제에 관심이 많다. 자체적으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저를 포함해 각 분야의 전문가가 모인 ‘인구정책조정회의’를 발족했다”며 “경기도의 인구정책기본계획 수립하고, 인구영향평가를 통해 정책이 실제 어떤 효과를 낼지 파악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간 자금을 동원에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며 “그동안 인구문제와 관련된 많은 위원회가 있었지만 실제로 효과를 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가 된다”고 덧붙였다. 최진호 교수는…서울대학교 사회학과 졸업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도시계획학 석사미국 브라운대학 사회학 박사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아주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 한국인구학회장, 한국지역학회장 역임현 아주대 사회과학대학 사회학과 명예교수, 경기도 인구정책조정회의 위원주요 논저 한국의 인구와 가족(공저)대도시 지배와 한국의 도시체계한국 지역 간 인구이동의 선별성과 이동이유 등송시연기자 사진=조태형기자

[저출산, 지역맞춤형 정책이 답이다] 지자체별 특화 지원 정책은 지금

정부는 지난 10여 년간 저출산고령사회 지원 대책에 100조원가량을 쏟아 부었지만, 가시적인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전문가들은 이 같은 결과의 이유로 지원 정책에 돈만 있을 뿐 전국 각 지역의 공동체에 대한 이해와 철학이 부재한 것, 중앙 부처 중심의 획일적이고 하향식 정책이 지방마다 각기 다른 현장의 저출산 장애를 해결하는 데 적합하지 않은 점, 모자보건 지원에만 무게중심이 쏠려 있어 결혼이나 일자리 등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한 것 등을 꼽는다.결국 ‘지역맞춤형의 부재’로 귀결된다. 현재 전국의 지역맞춤형 인구정책을 살펴 경기도에 적용할 만한 지원책을 찾아봤다. ■ 저출산의 근본적 장애물부터 짚고 가야 법률혼 중심의 전통적 가족제도를 강조하는 한국에서는 법적 부부, 즉 미혼 남녀가 결혼해야만 자연스럽게 출산율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혼인 건수는 크게 줄어든 실정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1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전년(30만 2천828건) 대비 2만 1천28건(6.9%) 줄어든 28만 1천800건으로 집계됐다. 한해 혼인 건수가 30만 이하를 기록한 것은 2000년 월간 통계작성 이후 처음이다. 경기도의 미래도 암울하다. 경기연구원이 최근 펴낸 ‘경기도민 삶의 질 조사 IV: 가족’ 보고서에 따르면, 20대 도민의 31.9%와 30대의 21.3%가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응답했다.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한 것은 50대 이상에서 과반수를 기록했지만, 20대는 37%에 그쳤다. 또 20대의 34.1%와 30대의 24.7%는 자녀가 없어도 상관없다고 답했다. 선호하는 자녀수도 2030세대에서는 1.6명으로 2명을 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경기연구원 이병호 연구위원은 “결혼을 통한 출산이라는 전통적 규범이 여전히 강한 한국 상황에서 초저출산 현상은 결혼과 출산에 대한 가치가 동시에 낮아지면서 심화하고 있다”며 “결혼장려정책과 출산장려정책은 한 묶음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보고서에서 유의미한 통계가 또 있다. 결혼 의향을 묻는 질문에 미혼 남성의 71%는 결혼할 생각이 있지만, 미혼 여성은 11.2% 적은 59.8%로 집계됐다. 여성이 가사와 양육을 거의 전담하는 이른바 ‘독박육아’와 ‘경력단절’ 등에 대한 여성의 심리적 부담을 반영한 결과다. 일련의 통계는 결혼을 장려하는 동시에 임신부터 출산과 양육에 대한 전 국민의 인식 개선과 공공 영역에서의 맞춤 지원이 함께 이뤄져야 하는 현실을 드러낸다. ■ 지역민 삶의 형태 고려한 지원책은 무엇 지자체마다 인구 연령 비율이나 성비가 다르고, 삶의 형태에도 차이가 존재한다. 이를 반영한 인구정책이어야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 지원을 지양할 수 있다. 본보가 성공적인 저출산 극복 사례지로 제시한 해남군이나 일본의 나기초 마을 모두, 주민이 제기한 문제점과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대책을 수립 실행한 과정이 돋보였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결혼 장려가 시급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발표한 ‘2016년도 지방자치단체 출산장려정책 사례집’에 따르면, 결혼ㆍ임신ㆍ출산ㆍ양육 등 지원 시기로 구분했을 때 전국에서 결혼을 지원하는 정책은 1천499건 가운데 단 25건에 불과했다. 고작 1.7%다. 경기도 31개 시군에서 실행 중인 출산장려정책 총 264건 가운데 단 3건만이 결혼을 지원한다. 임신지원책은 85건, 출산지원책 77건, 양육지원책 99건이다. 그나마 아직 효과를 예단하기 이르지만, 결혼을 지원하는 도내 지자체가 있어 눈길을 끈다. 용인시와 동두천시가 그 주인공이다. 용인시는 관내 20~40대 미혼(초혼) 남녀 거주자에게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는 ‘ 2040 커플매칭’, 동두천시는 결혼 적령기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결혼문화 개선 교육과 미팅을 주선하는 사업을 각각 시행 중이다. 전국으로 확대해보면 충북 청주시가 관내 3년 이상 거주 농어업 종사자 중 35~50세 미혼자에게 200만원의 국제결혼 비용을 지원하고, 진천군도 3년 이상 거주한 미혼자가 국제결혼 후 배우자와 함께 군에 지속적으로 거주하는 경우에 500만원을 지원한다. 공통으로 결혼을 장려하면서도 지역 특성이 두드러지는 정책이다. 지자체마다 수도권과 지방 도시, 미혼자들의 직업과 결혼에 대한 인식 등 차이를 분석해 ‘맞춤형’ 정책을 고심했음을 짐작게 한다. 전국적으로 인구정책 대부분을 차지하는 임신ㆍ출산ㆍ양육 지원책 역시 대동소이하지만, 지역 특성을 고려한 독자적인 지원책도 있다. 출생아 수가 가장 많은 수원시(1만2천36명)는 다둥이축제, 셋째자녀이상 유아교육비·출산지원금·산모신생아도우미 지원 사업 등 다자녀 우대 정책을 편다. 군포시는 6개월 이상 관내 거주하는 영구피임 시술자가 임신을 위해 복원술을 시행하면 본인부담금을 지원한다. 가평군은 입양도 둘째아 200만원에서 넷째아 1천만원까지 축하금을 지급하고, 서울 노원구는 자녀를 출산한 여성공무원에 인사가점 자녀당 0.2점을 부여한다. 대전 서구에서는 출산 또는 출산예정인 여성농업인에게 60일 동안 농가도우미를 지원하고, 부천시는 18세 이하 자녀를 양육 중인 맞벌이 부부에게 월 4회(회당 4시간) 가사관리사를 파견해 청소와 세탁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하지만 이처럼 특화된 맞춤형 지원정책은 그 수가 현저히 낮아 앞으로 지자체마다 적극적인 지역 분석과 보완책 마련이 요구된다. 류설아ㆍ송시연기자

[저출산, 지역맞춤형 정책이 답이다] 전라남도 해남을 가다

“둘째요? 당연히 낳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하나 낳아 키우기도 어렵다는 요즘,둘째는 기본이고 오히려 셋째와넷째를 낳을까 고민한다.4년 연속 합계출산율 1위를 기록하고있는 땅끝마을 해남에 살고있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해남군에는 아이 둘은물론이고 셋이거나넷인 집도 허다하다.첫째를 낳을까고민하는 것이 아닌셋째, 넷째의출산을 고민한다.인구 7만5천여 명 중65세 이상 고령자가30%를 차지하고있는 해남에서어떻게가능했던 것일까.■ 전국 최초 출산정책팀 신설 그 시작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군은 2000년대 초 인구 10만이 무너지면서 존립의 문제가 눈앞에 다가왔다. 하루가 다르게 빠져나가는 군민을 붙잡고,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기 위한 필사의 선택으로 전국 최초로 ‘출산정책팀’을 구성했다. 군은 출산정책팀을 필두로 다양한 출산 정책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세우기 위해 직접 임산부를 만나고 출산가정을 방문해 그들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그렇게 탄생한 정책이 바로 신생아 양육비 지원,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임산부 초음파 및 기형아 검사비 지원, 셋째아 이상 신생아 건강보험료 지원 등이다. 꼬박 10년에 가까운 시간과 매년 수십억의 예산을 투자했고 그 결과 합계출산율이 2012년 2.47명, 2013년 2.34명, 2014년 2.43명, 2015년 2.46명 등 4년 연속 전국 1위를 차지했다.전국 합계출산율이 2012년 1.29명, 2013년 1.18명, 2014년 1.21명, 2015년 1.24명인 것에 비하면 두배이상 높은 수치다. 무엇보다 전체 출산아중 셋째 이상이 매년 15~20%를 차지한다는 것이다.이 수치 또한 전국의 2배 수준이다. 아이를 하나만 낳고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출산하는 가정이 많은 것. 이는 자연적으로 군의 인구 감소를 멈추게 했다. 2006년~2010년 4천326명이 군을 떠난 반면, 2011~2015년은 2천152명만이 군을 떠났다. 확연한 차이다. 이에 ‘제11회 지방자치 경영대전 보건복지부 장관상 수상(2015년)’, ‘제1호 다출산 도시상 수상(이하 2016년)’, ‘제9회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대상 장려상 수상’, ‘제5회 인구의 날 대통령 기관표창’, ‘전라남도 저출산 우수시책 평가 최우수상’은 물론 전국 52개 지자체가 방문해 군의 출산 정책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다녀갔다.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다.미국 뉴욕타임즈와 일본 아사히신문, 싱가폴 더스트레이츠타임즈는 군의 출산정책을 대대적으로 소개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호주의 정부기관과 언론에서 다녀갔다. ■ 성공 비결은, 지역 맞춤형 정책 군은 다른 지자체가 둘째와 셋째아 지원에 치중하고 있는 것과 달리 첫째아 지원에 더 힘썼다. 첫째를 편히 낳아야 둘째와 셋째로 이어진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매년 32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첫째 출산에 300만원의 신생아 양육비를 양육기간동안 분할 지원하고 있다. 물론 둘째 350만원, 셋째 600만원, 넷째이상 720만원도 지원한다. 2015년 843명에게 26억1천300만원이, 지난해 786명에게 27억원이 지급됐다.또 저출산 극복을 위한 시책으로 임산부 초음파 및 기형아 검사비 지원부터 난임부부 본인부담금 지원, 산모·아기사랑택배사업, 신생아 무료 이름지어주기, 산모ㆍ신생아 건강관리사 지원, 지역신문과 연계한 출산 축하 기사 게재, 출산용품 아ㆍ바ㆍ물 사업, 유축기 무료 대여, 엄마손 영양교실 운영, 셋째아 이상 건강보험료 지원, 고위험 임산부 의료비 지원, 저소득층 기저귀·조제분유 지원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해 6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공공산후조리원을 개원해 농어촌 산모들이 대도시에 나갈 필요 없이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493㎡(149평) 규모의 조리원에는 10실의 산모조리실과 신생아실, 모유수유실, 편백찜질방, 물리치료실 등을 갖췄다. 전라남도에 주소를 둔 산모라면 누구나 2주동안 154만원을 지불하고 이용할 수 있다.사설에서 운영하고 있는 일반 조리원에 비해 100만원 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여기에 셋째아를 출산했거나 기초수급자 및 차상위, 장애인 또는 그 배우자, 국가유공자 및 5ㆍ18 유공자, 미혼모, 다문화가족, 북한이탈주민 보호대상자 또는 배우자 등은 70%를 감면받는다. ■ 출산 지원 정책·서비스 대폭 확대출산 지원 정책에는 가속도가 붙었다.그동안 분만산부인과가 없어서 광주랑 목포로 원정 출산을 가야했던 산모들을 위해 분만산부인과를 유치, 올해 11월부터는 분만과 산후조리가 함께 이루어지는 원스톱 서비스 체계를 마련한 것이다.또 올해부터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횟수 및 지원금을 확대했다. 체외수정의 경우 6회에서 7회로, 지원금액은 소득에 따라 300만원까지 확대되며 부족한 비용은 군비로 1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지원한다.50만원 이상 금액에 대해서만 지원하던 고위험 임산부 의료비도 올해부터 50만원 이하인 경우에도 지원하고, 비급여 본인부담금(상급병실료 차액 및 환자특식 제외)의 90%를 지원한다. 기준중위소득 40%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기저귀·조제분유 지원사업은 지원기간을 12개월에서 24개월로 연장했다. 지난해 지원이 종료된 24개월 미만의 영유아 가정은 신청을 통해 연장이 가능하다.산모·신생아 건강관리사 지원기간은 기존 단태아 기준 10일이었으나, 올해는 자녀수에 따라 첫째아 10일, 둘째아 15일, 셋째아 이상 산모는 20일로 기간이 늘어났다. 특히 이용자의 선택에 따라 5일 단축 또는 연장이 가능하도록 해 셋째아 이상 출산할 경우 최대 25일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탁상행정에서 탈피, 엄마의 진짜 목소리 담아가장 중요한 것은 정책들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단순히 물질적ㆍ금전적 지원이 아닌 실제 산모들과 양육가정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정확하게 짚었다는 점이다.임산부 초음파 및 기형아 검사비는 태아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안전한 출산을 위해 필수였지만 비급여 항목이라 진료비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산모들의 의견을 듣고 지원하게 됐다.사용하지 않는 육아용품을 아껴쓰고, 바꿔쓰고, 물려주자는 출산용품 아ㆍ바ㆍ물 사업도 출산용품의 비용을 걱정하고, 사용하지 않는 출산용품을 처리하는데 애를 먹고 있는 산모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보건소 1층에 위치한 모자보건실에 물품을 보관해두는 보관함을 설치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보건소에 설치한 유모차 소독기도 마찬가지다. 아이가 이용하지만 매번 닦을 수 없어 고민이라는 산모들의 의견을 모아 대형 유모차를 한번에 소독할 수 있는 기계를 직접 만들어 설치해 두기도 했다.또 출산 친화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아이의 탄생을 축하하는 것은 물론 함께 키우고 있다는 안심을 심어주기 위한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산모·아기사랑택배사업과 지역신문과 연계한 출산 축하 기사 게재, 신생아 무료 이름지어주기가 그것. 산모·아기사랑택배사업을 통해 출산에 애쓴 산모에게 쇠고기와 미역 신생아 내의를 직접 택배로 보내고 있으며, 지역 신문과 연계해 아이 사진과 함께 아이의 탄생 소식을 알리고 있다. 신생아 무료 이름지어주기는 작명소에 아이의 생년ㆍ월ㆍ일시, 희망이름, 부모이름 등을 적어 보내 무료로 이름을 지어주고 있다. 아이의 이름은 국선 서예가가 직접 뜻풀이를 써 액자로 만들어 보낸다.해남에서 아이를 낳아 키우고 있는 엄마들은 “아이는 혼자 낳아 키우는 것인줄 알았는데, 군이 있어 든든하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군은 이용자의 고민과 걱정에서 나왔기 때문에 살아있는 정책이 가능했고 합계출산율 2.46명 이라는 기적을 만들어 냈다. 군은 자신있게 이야기한다. “대한민국의 희망인 아이 울음 소리가 땅끝에서 먼저 울려퍼지고 있다”고. 송시연기자※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인터뷰 김홍길 해남군 보건소장“군민 목소리 담은 맞춤 정책 성공 비법”-전국 최초의 출산정책팀을 신설한 배경은.“도시는 어디를 가나 사람이 붐빈다. 인구 감소에 대한 심각성을 느끼기 어려운 이유다. 수치로써만 이해할 뿐이다. 해남은 일찍이 인구감소가 시작됐다. 젊은 사람들이 도시로 떠났고,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됐다. 사람들이 줄어드는 모습이 확연하게 나타났다.이미 2000년대 초 인구 10만이 무너지면서 존립 문제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지역의 미래가 없다는 생각에 전국 최초로 출산정책만전담하는 팀을 구성하게 된 것이다.”-가장 먼저 어떤 일을 진행했나.“임산부와 출산가정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일이었다. 군만의 맞춤형 정책이 절실했다. 직접 그들을 만나 그들이 어려워하고, 고민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었다. 그렇게 정책을 만들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조성했고 실질적인 정책과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조례를 개정했다. 이후 다양한 시책들을 추진해 나갔다.”-합계출산율 1위가 가능했던 비결을 꼽는다면.“바로 단일팀이다. 해남에는 오직 출산정책만 연구하고 추진할 수 있는 팀을 구성했다. 6명의 담당자가 출산정책 전반에 관한 사항을 추진한다. 6명도 버거운데 다른 지자체의 경우 1~2명이 출산에 관한 사업들을 담당한다.정책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것은 엄두도 내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직원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또 군만의 맞춤형 정책을 만든 것이다. 군의 실정에 맞게 정책을 만들어 이용자들에게 현실적인 도움이 가능하게끔 했다.”-출산정책 추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기다림이다. 출산율은 단기적으로 효과를 나타낼 수 없다. 군도 마찬가지였다. 지속적으로 군민과 소통하고 현장에서 그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애썼다. 임산부와 산모에게 필요한 정책들을 추진했고, 꾸준히 지원했다.정책 시행 5년이 지나자 서서히 좋은 결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결국 2012년 2.47명으로 전국 1위를 달성했고, 4년째 합계출산율 1위를 지켜나가고 있다.” 인터뷰 둘째아이 출산한 조혜영 씨“郡 운영 산후조리원 대도시 안 부러워요”-양육에 대한 부담 때문에 출산을 고민하는 가정이 많다. 둘째아이에 대한 부담은 없었는지.“해남에서는 셋째와 넷째가 있는 집들이 많다. 일을 하고 있어 조금 늦어지긴 했어도 둘째는 당연히 낳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첫째 때 군에서 많은 지원을 받았다. 양육비는 물론 초음파 쿠폰, 기형아 검사 지원, 출산용품 등 실제로 출산에 드는 비용을 줄이는데 큰 도움을 받았기 때문에, 둘째에 드는 출산 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었던 것도 사실이다.”-공공산후조리원도 이용했나.“첫째 때는 해남에 산후조리원이 없어 집에서 산후 조리를 했다. 지난해 조리원이 생겨 둘째 때는 조리원을 이용할 수 있었다. 2주에 154만원이면 광주나 목포보다 많게는 200만원 저렴한 금액이다. 시설도 깨끗하고 산모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많다. 특히 군에서 운영하니 믿고 이용했다.”-저출산, 극복하려면 어떤 지원과 정책이 필요할까.“해남은 출산에 대해 전폭적으로 지원한다. 인근 광주나 목포 등지에 사는 지인들이 부럽다고 할 정도다. 하지만 아이가 커서 이용할 수 있는 보육시설은 많이 부족한 것 같다. 또 아이를 당장 돌봐줄 수 있는 사람도 필요하다. 가정 대부분이 보육과 교육에 필요한 시설, 비용들을 고민하는 것 같다. 아이를 믿고 맡기고, 교육할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아이 낳기를 고민하는 가정에 독려의 말을 전한다면.“주변에 셋째아이를 출산한 가족을 보면서 셋째아를 가질 것인지 생각한 적이 있다. 그만큼 자연스럽게 출산을 독려하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아이 낳기를 고민하지 않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육아에 힘들어도, 아이들을 보면 힘이 난다. 아이들에게 얻을 수 있는 행복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것 같다. 지금 당장은 출산에 대해 고민되겠지만, 머지않아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송시연기자

[경기일보가 맺어준 인연] 경기일보·월드비전 ‘비전스토어’ 캠페인

김창덕 대표 부천 ‘김창덕 연잎갈비’굶주리는 아이 없었으면… 본점 후원 결심인천점·5개 체인점까지 캠페인 참여 계획인천과 부천지역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김창덕 연잎갈비’의 김창덕 대표는 우리나라 한식요리 분야에 기술력과 전문성을 인정받은 한식명인이다.김 대표는 설농탕으로 유명한 신선설농탕 메뉴개발팀장, LA VIX DOR 리조트 총 주방장 등으로 일하면서 쌓은 노하우를 통해 지난 2014년 연잎을 활용한 갈비를 연구, 연잎갈비를 발명해 특허 등록한 자타공인 한식 전문가다. 최근에는 부천에 연잎연구소를 설립하고 10여 명의 교수자문위원, 조리연구위원들과 함께 더 나은 갈비요리와 외식문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이런 김 대표의 이력에는 수많은 수상경력이 따라 붙는다.코엑스 한국전통음식 식품전 한식부문 금메달, 전국 쌀요리 경연대회 대상, 서울 국제요리대회 전통한식부문 금메달 등 수없이 많은 수상경력과 함께 한식조리명인 취득, 식품안전위생관리(HACCP) 전문가 자격취득과 함께 자랑스러운 한식조리인상, 한국음식 100인 달인 선정 등 일일이 나열하기도 어렵다. 지난 2014년에는 스스로 개발한 연잎갈비로 브랜드를 만들어 ‘상상에프에스(주)’를 설립했다. 김 대표는 함께 일하고 있는 김순영 팀장을 통해서 월드비전을 알게 돼 해외아동을 돕는 활동을 시작했다. 3만 원이면 힘들어 하고 있는 지구촌 어린이들에게 작게나마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김 대표는 굶주리는 아동만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후원에 참여하게 됐다.또 부천본점에서 시작한 후원활동을 점차 인천점과 5개 체인점까지 확대, 비전스토어 캠페인에 참여할 계획이며 다양한 방법으로 후원에 참여할 생각이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는 한식의 보급과 기업확장에 최선을 다했다면 이제는 나눔의 확산에도 힘을 보태겠다”며 비전스토어의 확산을 약속했다. 유병돈기자 조흥룡 대표 의왕 ㈜조이매스저소득가정 아동에 창의활동학습교구 후원작은 나눔이 모여 빈곤국가 교육발달 소망“교육이 곧 아이들의 미래니까요. 아이들을 지원하는 것은 당연한 투자입니다”의왕시에 위치한 (주)조이매스 사무실 책상에는 알록달록한 퍼즐부터 각종 보드게임이 가득하다. 조흥룡 조이매스 대표(62)는 1999년 회사를 설립한 이후로 2000년 한국창의력교육개발원과 사업을 제휴해 창의수학이라는 개념을 국내 최초로 도입, 학생들의 창의력 발달에 힘써왔다. 조 대표는 어린이용 수학 교구와 보드게임이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보니 구하기가 쉽지 않고, 고가인 탓에 국내에서 놀이형 수학교육이 발달하기 힘든 우리나라의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꼈다.이에 우리나라에 현실에 맞춘 수학교구와 보드게임, 창의수학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들이 저렴하게 재밌는 교구와 보드게임을 이용, 수와 연산 개념을 익힐 수 있도록 했다.아이들의 교육에 대한 조 대표의 투자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저렴한 가격의 교구지만 이마저도 접할 수 없는 환경에 있는 국내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해 의왕시내 초등학교에 수학교구와 창의력 프로그램 교안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월드비전을 통해 군포가야복지관을 이용하는 저소득가정 아동들에게 매달 창의활동학습교구를 후원하고 있다.조 대표의 이런 나눔은 해외빈곤국가 아이들에 대한 후원으로 이어졌다. 월드비전 비전스토어 나눔에 동참, 아프리카 5~6세 아동 3명을 결연하고 정기적으로 후원을 시작한 것이다.제대로 된 학교와 교과서가 없어 교육을 받지 못하는 해외의 빈곤아동들을 안타깝게 여긴 조 대표는 “우리가 한국전쟁 이후 낡은 교과서를 품에 안고 교육받던 시절과 똑같다”며 “누군가의 도움으로 우리나라의 학생들이 미래를 위해 교육을 받고, 또 더 나은 교육을 위해 애쓰는 나같은 사람이 있는 것처럼 우리의 작은 나눔으로 빈곤국가의 교육산업이 발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이한나 대표 성남 ‘카페 드리다’언제나 어려운 이웃 쌀 챙겨주시던 아버지어느새 자신도 지역아동 후원… 부전여전“한달에 5만 원이라는 금액이 누군가에겐 작을 수 있지만 또 다른 이에게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성남시 수정구 금광동에서 5년째 ‘카페 드리다’를 운영하고 있는 이한나씨(29ㆍ여)는 지역에 행사가 있을 때마다 항상 나눔을 실천해 왔다. 인근 지역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있다면 늘 도와야 한다는 마음을 품고 있었던 중 월드비전 비전스토어를 알게 됐다.이씨는 카페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 월드비전 성남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비전스토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취지 등에 공감해 후원을 결정했다. 이씨는 해외아동 후원으로 이뤄진 비전스토어를 특별히 국내아동 후원으로 요청해 인근지역 아동을 후원하기로 했다.이씨는 어릴 적 아버지를 통해 나눔에 대한 의지를 자연스럽게 키워 왔다. 가게를 운영하시던 이씨의 아버지는 쌀 20kg을 매달 어려운 가정 3곳에 직접 전달하는 등 10년 이상 남을 돕는 데 누구보다도 솔선수범해 오신 분이었다. 이씨는 아버지가 쌀을 전달할 때면 항상 따라나서 남을 돕는 것에 대한 기쁨을 마음 속에 품고 살았다.남을 돕는 데 주저함이 없는 이씨지만, 자신의 선행이 알려지기를 원치는 않았다. 비전스토어를 통한 국내아동 후원을 어디에도 알리지 않았던 이씨는 후원 아동에 대한 배려와 함께 앞으로도 지속적인 나눔을 실천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이씨는 “혹시라도 후원하는 아동이 가게에 들린다면 불편한 마음을 가지지 않고 편하게 카페에서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면서 “비전스토어 뿐만 아니라 지역 아이들을 위해 도울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실천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유병돈기자 박성희 대표 안산 ‘박여사네 곱창’경기일보 통해 ‘비전스토어’ 캠페인 알아형편상 중단했던 기부활동 다시 시작 결심“남을 돕는데 이유가 따로 있나요.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마음이 동하면 하는 것이지…”월드비전 나눔 캠페인인 비전스토어에 가입한 안산시 단원구 신길동 소재의 맛집 ‘박여사네 곱창’의 박성희 대표(53)는 나눔 행상에 동참하게된 계기에 대해 이 같이 대답했다.박 대표는 10여 년 전 우연히 한 구호단체의 TV 공익광고를 보고 최근까지 아프리카 기아 어린이돕기 후원을 해왔다가 사정이 있어 중단했다. 하지만 얼마전 우연히 경기일보를 통해 ‘비전스토어 캠페인’ 소식을 접하고 다시 기부활동을 시작했다.평소 어려운 사람들을 보고는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성품의 박 대표는 구호단체를 통한 기아 어린이 돕기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봉사단체에도 가입해 독거노인 등 어려운 가정의 빨래, 청소 봉사활동에도 참여했다.그의 이웃사랑은 자녀들의 친구들에게도 이어진다. 지금은 장성한 딸이 다니던 중학교 친구 중에 가정 형편이 어려워 급식을 못받는 친구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3년간 급식비를 대납해 줬다. 또한 편모 가정 딸 친구들의 딱한 사정을 들은 뒤 쌀 등을 보내주는 선행을 이어왔다.한편 항상 이웃을 생각하는 박 대표의 마음은 음식점 운영에도 배어있다. 지난 2008년 10월 ‘박여사네 곱창집’의 문을 연 뒤 그는 한결같이 최고의 식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남편이 정육점을 운영해 최상의 신선도를 유지한 구이용 한우 곱창과 볶음용 돼지곱창을 손님들에게 내놓고 있다.이 집의 또다는 별미는 일명 ‘뽀글이’로 불리는 돼지고기 전골이다. 뽀글이는 7~8시간 푹 우려낸 사골육수에 돼지고기 아롱사태와 비법양념, 여러가지 야채를 넣고 한소끔 끓여내놓는다.박 대표는 “조금만 아끼고 신경을 쓰면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다”면서 “작은 성의가 우리 이웃이나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황선학기자

[경기일보가 맺어준 인연] 창간 독자 최관조씨 “매일 아침 찾아오는 29년 친구… 이젠 손녀도 애독자”

1988년 경기일보가 창간된 이후 29년간 인연을 맺어온 최관조씨(81)는 소문난 경기일보의 ‘애독자’다.신문구독의 경우 중간에 다른 신문을 보거나 절독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 최씨는 무려 29년 동안이나 경기일보를 매일같이 구독해왔다. 경기일보와 함께 ‘희노애락’을 함께해온 주인공을 만나기 위해 그를 찾아 나섰다. 수원시 권선구 자택에서 만난 최씨는 현관문 안쪽 한켠에 일주일치 경기일보를 가지런히 모아두고 있었다. 평소 폐지를 정리하는 것쯤으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으나, 최씨는 모아둔 신문을 손으로 가리키며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인 손녀를 위해 모아 둔 것이다.신문을 꾸준히 읽는 아이들이 학업 성적이 뛰어나다는 얘기를 들어서 손녀딸에게 일주일치를 모아서 직접 갖다주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손녀가 신문을 꾸준히 읽은 덕분인지 학교 성적이 전교에서 2등을 할 정도로 공부를 잘한다”면서 “내덕에 손녀까지 경기일보 애독자가 다됐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최씨는 1988년 당시 화성군청 공무원으로 재직하던 중 지인의 권유로 경기일보와 인연을 맺게 됐다. 그는 이전까지 군청에 들어오는 신문들을 간간히 봤을 뿐 집에서는 정기 구독을 하지 않았지만, 경기일보를 통해 처음으로 집에서 신문을 구독하게 됐다. 무엇보다 지역소식을 충실히 전달하려는 경기일보의 시도와 노력들이 마음에 들었다는 그는 “당시에도 2~3개의 지역지가 있었지만 경기일보가 유독 눈에 띄었다. 기사 내용과 구성이 알차고 일목요연해 다른 지역지와 차별화가 됐다”고 구독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최씨는 1990년 공직생활에서 은퇴한 이후 평소 앓고 있던 청각 질환이 심해져 청각장애까지 겪었다. 청력을 잃어 TV시청이 어려워지면서 TV 뉴스보다는 경기일보를 통해 세상의 소식을 접하게 됐다. 평소 사회면과 지방면, 정치면을 꼼꼼히 챙겨본다는 그는 “지역 소식을 상세하면서도 발빠르게 알려주기 때문에 사회면과 지방면을 즐겨본다”면서 “정치면의 경우도 중앙지에서는 다루지 않는 지방정치 기사들을 다뤄서 좋다. 특히 선거 때는 내 지역구에 어떤 후보가 나오고 어떤 사람이며 어떤 공약을 갖고 있는지 상세하게 잘나와 있다. 최근에는 지방선거 출마예상자 관련 소식이 흥미롭다”고 밝혔다. 애독자로서 경기일보에게 바라는 점은 없는지 묻자 최씨는 “가끔 신문 배송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지난번에는 본사에서 독자서비스 부장이 직접 찾아와 신문을 건네며 사과의 뜻을 전해서 놀랐다”고 말한 뒤 “지난 29년간 좋은 신문을 만들기 위해 기자들과 직원들이 최선을 다해온 것에 대해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고맙다. 8월 8일 창간 29주년을 맞는다고 들었는데 말 그대로 경기도의 대표 신문답게 더 많은 가정에서 경기일보를 구독하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김광호기자

[미리보는 지방선거] 남경필 경기지사 재선 도전 ‘시나리오’

내년 지방선거가 문 대통령의 중간평가 성격을 가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여야 모두 당선가능성 높은 인사를 경기지사에 공천할 것이고, 상대 후보에 따라 전략공천을 마다하지 않는 치열한 공천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바른정당 남경필 경기지사가 재선 도전에 나설 경우 성공할 수 있느냐에 의견이 엇갈린다. 긍정적인 시각은 현직 도지사라는 프리미엄을 갖고 있고, 중도실용주의와 합리적인 새로운 보수를 추구하는 젊은 주자라는 점이 다른 주자들과 차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인물론’으로 볼 때 가장 앞서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부정적인 시각은 바른정당의 지지율이 바닥을 면치 못하고 있어 정당간 대결이 될 경우 당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나오는 시나리오가 세 가지다. 우선 다자구도 속 바른정당 후보로 출마, ‘남경필’이라는 상품가치와 높은 품질(?)을 한 번 믿어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역대 지방선거가 정당 간 대결 구도로 대부분 치러졌고, 바른정당의 지지도 특히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지지율이 최하위권이기 때문에 힘겨운 선택이 될 수 있다. 또 하나는 후보 난을 겪고 있는 한국당과 합해 보수정당 단일후보로 나서는 것이다. 보수표 결집효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남 지사가 평소 원칙을 강조한다는 점, 지난 대선후보 경선에서 유승민 후보와 ‘보수 단일화 문제’를 놓고 정면충돌했던 점 등을 감안할 때 가능성은 희박하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국민의당과 손을 잡고 중도층 단일후보로 나서는 것인데, 도의회에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이 연합해 ‘국민바른연합’ 교섭단체를 구성한 만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양당의 지지층이 단일화에 대한 반감으로 오히려 등을 돌릴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불출마설도 나오지만 남 지사의 측근들은 “남 지사가 안 나오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퍼트리는 말”이라며 한 마디로 일축한다. 김재민기자

[미리보는 지방선거] 경기인천지역 주요 변수·관전 포인트

2018년 6월13일 치뤄지는 제7회 지방선거가 10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내년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만에 실시되는 전국적인 선거로 중간평가 성격을 띨 전망이다. 경기인천 지역 정가에는 선거 구도에 대한 각종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출마 주자들의 움직임도 점차 빨라지는 모습이다. 특히 선거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변수들도 적지 않아 승패를 섣불리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여야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경기인천 지방선거 주요 변수와 남경필 경기지사 재선 도전 관련 시나리오 등을 짚어본다. ■ 정계개편 / 보수성향·진보성향 정당 ‘미워도 다시 한번?’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는 정계개편 가능성과 시나리오는 지방선거의 최대 변수라고 할 수 있다. 주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겨냥,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서 제기된다. 국민의당은 ‘대선 제보(문준용 의혹 제보) 조작’ 사건으로 이미지가 크게 추락, 내년 지방선거에서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경우 지난 5월9일 대선에서 안철수 후보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누르고 2위를 차지했지만 여세가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바른정당 역시 교섭단체를 아슬아슬하게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대선에서 유승민 후보가 수도권에서 정의당 심상정 후보(고양갑) 보다 못한 득표율로 꼴찌를 기록한 수치를 지방선거에서는 면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 나오는 정계개편 ‘경우의 수’는 세 가지다. 진보성향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통합 혹은 연대를 통해 합치는 경우와 보수성향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합치는 경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치는 경우다. 세 가지 중 호남여론을 의식한 민주당과 국민의당간 통합 혹은 연대 가능성이 가장 많이 거론되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칠 것이란 전망도 자주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미묘한 정치적 역학관계 등을 감안할 때 가능성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오히려 당 대 당 통합 혹은 연대보다는 지역별로 진보, 보수, 중도 후보들 간 단일화 혹은 야당 후보들 간 단일화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경기지사 선거의 경우 지난 2010년 민주당 김진표 후보와 국민참여당 유시민 후보 간 범야권후보단일화 합의가 대표적인 경우다. 이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당 대 당 통합 혹은 연대에 따른 정계개편 여부를 주목하되 여당 유력 후보와 1 대 1 구도를 만들기 위한 야권 후보단일화, 보수정당 현역 단체장과 1 대 1 구도를 만들기 위한 진보정당 후보단일화 등도 간과할 수 없을 것으로 여겨진다. ■ 지방분권 개헌 / 지방선거·개헌 동시투표 득실계산은? 내년 지방선거의 대형 변수로 지방분권 개헌도 빼놓을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19일 5당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한 대선 공약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어 문 대통령은 6월14일 시도지사들과 간담회에서 “연방제에 버금가는 강력한 지방분권제를 만들겠다”면서 “내년 개헌할 때 헌법에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조항들과 제2국무회의를 신설할 수 있는 헌법적 근거를 마련하려 한다”고 피력했다. 현재 국회에는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가 구성돼 있다. 여야 의원 36명이 소속돼 있으며 위원장은 한국당 이주영 의원(5선)이다. 지난해 12월29일 헌법개정특위 구성결의안의 본회의 통과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6개월 활동 기한 만료를 앞둔 지난 6월27일 특위 활동기간을 12월 말 까지로 연장했다. 특위 내에서도 내년 지방선거일에 개헌안 국민투표가 실시돼야 한다는 점에서는 거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기대만큼 특위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이 문제다. 각종 현안마다 여야가 충돌하면서 개헌특위 활동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활동기한 연장 후 한 달이 지나도록 아직 전체회의를 열지 못하고 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7월17일 제헌절 경축사에서 “개헌특위 활동이 종료되는 연말까지 국회가 여야 합의로 헌법개정안을 도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내년 3월 중 헌법개정안 발의, 5월 국회 의결을 거쳐 6월 지방선거와 함께 국민투표를 진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처럼 지방선거와 개헌이 맞물려 있고, 특히 문 대통령이 지방분권 개헌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선거와 개헌 동시투표가 과연 어느 당에 유리하게 작용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반대로 개헌안이 마련되지 못하거나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개헌안이 나올 경우 여론의 비난 화살이 어느 정당으로 쏠리느냐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여야가 개헌안을 놓고 줄다리기만 계속하며 시간을 지연시키면 문 대통령이 직접 개헌안 발의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 대표적인 개헌론자인 이낙연 국무총리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지난 5월16일 “국회가 구조상 단일안을 내기는 어렵고 대통령이 더 쉬울 것”이라면서 “대통령 안(案)대로 따라가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에서는 대통령이 내는 게 이론적으로는 쉽다”고 말했었다.하지만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할 경우, 야당을 중심으로 국회를 무시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에 여론의 향배를 조심스럽게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 문 대통령 당선·취임 1주년… 지지도 고공행진 계속될까? 제7회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둔 내년 5월9일과 10일은 문 대통령 당선·취임 1주년이 되는 날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뤄진 조기 대선에서 당선돼 바로 취임한 문 대통령의 1주년 분위기는 지방선거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때는 각 당의 후보 공천이 대부분 마무리되고 공식 선거운동을 앞둔 시점이기도 하다. 만약 문 대통령의 파격·소통 행보가 여론의 지지를 받아 지지율 고공행진이 1주년까지 이어질 경우, 여당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지만 반대로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일 경우 야당 후보들의 기세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문 대통령의 취임 1주년 분위기는 박 전 대통령의 재판과도 맞닿아 있다. 10~11월경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1심 재판 결과에 따라 민심이 다시 한 번 출렁거릴 것으로 예상되고, 2심 재판 분위기와 박 전 대통령의 건강상태 등이 문 대통령 취임 1주년과 지방선거에 크던 작던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의 입장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1심 판결뿐만 아니라 홍준표 대표의 대법 최종 판결도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다. 가능성은 적지만 홍 대표의 최종 판결이 올해 말까지 나오지 않고 내년으로 넘어간 뒤 지방선거를 앞두고 2심 무죄를 파기환송하는 판결이 나올 경우 매우 곤란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김재민기자

[미리보는 지방선거] 3선 연임 제한 단체장 vs 지역 국회의원

경기인천 기초단체장(시장군수) 중 3선 이상은 현재 7명이다. 경기가 6명, 인천이 1명으로, 이 중 6명은 3선 연임 제한으로 인해 내년 6월13일 치뤄지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하지 못한다.벌써부터 이들의 후임 자리를 노리는 주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하지만, 12년가량 혹은 그 이상 동안 지역 구석구석을 누비며 다진 이들 3선 이상 단체장들의 행정 노하우와 경륜은 새 단체장을 선출하는데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런 차원에서 이들의 퇴임을 가볍게 볼 수만은 없다.특히 일부 단체장은 벌써부터 당협위원장 등을 맡아 새 단체장 선출 영향력뿐만 아니라 퇴임 후 차기 총선 도전 등 향후 정치적 행보를 위한 조직력 확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 지역의 상대 당 국회의원들과 미묘한 관계가 그래서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단체장지역 국회의원 ‘엇갈린 당적’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3선 이상 다선에 성공한 경기·인천 기초단체장은 10명이었다. 경기는 오세창 동두천시장과 박영순 전 구리시장, 이석우 남양주시장, 김윤식 시흥시장, 김윤주 군포시장, 이교범 전 하남시장, 조억동 광주시장, 서장원 전 포천시장, 김선교 양평군수 등 9명이었고, 인천은 조윤길 옹진군수다. 이 중 박영순 전 구리시장과 이교범 전 하남시장, 서장원 전 포천시장 등 3명은 이후 시장직을 상실해 7명이 남은 상태다. 공교롭게도 이들 3선 이상 단체장의 대부분이 지역 국회의원과 당적이 엇갈려 팽팽한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다. ■ 동두천시장 / 오세창 ‘슈퍼 입김’ vs 김성원 ‘젊은 입김’ 무소속으로 두 번 당선된 뒤 더불어민주당으로 옮겨 3선을 하고 있는 오세창 동두천시장은 2014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국회의원 선거구가 양주·동두천으로, 민주당 정성호 의원(3선)과 당적이 같았다.하지만 지난해 20대 총선에서 양주가 분리되고 동두천·연천이 한 선거구가 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정 의원이 양주로 출마해 당선되고, 동두천·연천은 자유한국당 김성원 의원이 당선되면서 시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의 당적이 달라지게 됐다. 동두천은 2014년 시장 선거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 승리, 2016년 총선 새누리당(현 한국당) 승리, 그리고 지난 5월9일 대선에서는 민주당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3천여 표 앞서는 등 민주당과 한국당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다. 따라서 오 시장의 노하우가 새 단체장 선출에 영향을 줄지, 김 의원의 젊은 패기가 단체장을 탈환하는 데 큰 힘을 발휘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 군포시장 / 김윤주 ‘5선 도전’ 땐 과거의 동지들 ‘혈투’ 3선 이상 단체장 중 유일하게 내년 지방선거 출마가 가능한 김윤주 군포시장도 지역 국회의원과 당적이 엇갈린다. 김 시장은 4선이지만 재선(2~3기) 후 한 번을 거르고 다시 재선(5~6기)을 하는 등 3선 연임이 아니어서 내년에 5선 도전이 가능하다.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선됐던 김 시장의 현 당적은 국민의당이다. 지역 국회의원 2명(김정우·이학영)은 모두 민주당이다. 김 시장이 국민의당 후보로 5선 도전에 나설 경우 민주당 의원들이 자당 후보를 내세워 이를 저지해야 하는 묘한 상황이 연출될 전망이다. ■ 광주시장 / 조억동 ‘野都의 꿈’… 민주의원들 “누구 맘대로” 한국당 조억동 광주시장은 3선을 하면서 같은 당 국회의원들(정진섭-노철래)과 차례로 호흡을 맞춰왔었다. 하지만 국회의원 지역구가 둘로 늘어난 지난해 20대 총선에서 두 곳 모두 민주당(소병훈·임종성)이 당선되면서 조금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지난 대선에서도 민주당 문 대통령 8만 175표, 한국당 홍 후보 4만 5천30표로 큰 차이를 보이는 등 보수 성향이던 지역정서가 변하는 추세여서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일단 기세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호락호락 민주당에 시장직을 내줄 한국당이 아니다. 최근 새로 갑·을 지역 당협위원당을 맡은 박광서 도의원과 이문섭 시의회 의장이 본격적으로 조직을 정비하며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도전설이 나오는 조 시장의 저력이 보태진다면 시장을 놓고 현역 국회의원 두 명이 버티고 있는 민주당과 만만치 않은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 양평군수 / 김선교 “원조 보수” vs 정병국 “개혁 보수” 한국당 김선교 양평군수는 현직 단체장이면서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어 바른정당 정병국 의원(5선여주·양평)과 벌써부터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김 군수는 무소속으로 한 번 당선된 뒤 새누리당(현 한국당)으로 재선·3선에 성공했다. 정 의원이 김 군수의 입당을 이끌었으나, 막상 정 의원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탈당한 뒤 바른정당 창당을 주도해 초대 대표를 맡았고, 그 사이에 김 군수가 한국당 당협위원장을 맡아 둘의 관계가 더욱 서먹서먹해졌다. 김 군수와 정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군수 선출을 놓고 1차 자존심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양평은 지난 대선에서도 한국당 홍 후보가 민주당 문 대통령을 3천 여 표 앞설 정도로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이에 따라 두 보수정당의 당협위원장과 현역 의원이 펼치는 지원유세 대결도 색다른 재미를 불러올 전망이다. 시장직 수성이냐 탈환이냐■ 남양주시장 / 거센 문재인 바람… 이석우 “보수의 저력”17~19대 국회의원 선거구가 2곳(갑·을)이었다가 20대 1곳(병)이 더 늘어난 남양주는 국회의원 3명 중 민주당이 2명(조응천·김한정)으로 한국당 1명(주광덕) 보다 많다. 이중 민주당 김한정 의원(남양주을)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시장후보로 나섰다가 이 시장에게 석패한 뒤 지난해 20대 총선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데 성공했다.또한 지난 대선에서도 민주당 문 대통령은 한국당 홍 후보를 두 배 이상 앞섰고, 홍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보다 뒤진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한국당·국민의당보다 민주당이 유리해 보인다.하지만 한국당 이석우 시장은 민주당 의원이 선거구 두 곳을 모두 차지하고 있던 때에 치러진 4회(2006년)·5회(2010년)·6회(2014년) 지방선거에서 모두 당선돼 3선 연임에 성공했다. ‘국회의원 수가 많은 정당이 무조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라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한국당은 2002년 3회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이광길 시장 당선 때부터 시장직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당이 이 시장의 노하우와 주광덕 의원(재선남양주병)의 경륜 등을 토대로 시장직을 수성할 수 있을지, 민주당이 국회의원이 많은 점 등을 최대한 활용해 16년 만에 시장직을 다시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시흥시장 / 김윤식 ‘바통터치’ vs 함진규 ‘백병전 불사’민주당 김윤식 시흥시장의 경우 내년 시장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민주당 3대 축의 하나가 될 전망이다.같은 당 조정식 의원(4선시흥을)은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이고, 시흥갑 지역구에서 재선(17·18대)을 한 백원우 전 의원은 청와대 초대 민정비서관을 맡고 있다. 여기에 김 시장의 행정 노하우까지 가세하면 민주당이 주는 중량감은 상당하다. 민주당 시장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유다.하지만 한국당 함진규 의원(재선시흥갑)의 ‘전투력’도 만만치 않다. 백 전 의원을 총선에서 두 번이나 이겼고, 지방선거에서는 한국당 시장 후보를 총력 지원하며 김 시장과 치열한 공방을 벌이곤 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3대 축이 갈등 없이 호흡을 잘 맞춰 내년 시장선거에서도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함 의원이 열세를 딛고 시장직을 한국당으로 가져올 수 있을지 섣불리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단체장·지역 국회의원 ‘우린 한식구’■ 인천 옹진군수 / 조윤길·안상수 ‘난공불락’ 요새 만들기자유한국당 조윤길 옹진군수는 경기·인천 3선 이상 단체장 중 유일하게 지역구 안상수 의원(3선중·동·강화·옹진)과 당적이 같다. 안 의원이 초선(15대 계양·강화갑), 재선(19대 서·강화을)을 할 때는 옹진과 관련이 없었으나 20대 강화와 중·동·옹진이 합해지면서 한 식구가 됐다.특히 두 사람은 안 의원이 인천시장 재임 시절 조 군수가 자치행정국장을 했을 정도로 찰떡궁합을 보여,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힘을 합해 한국당이 군수직을 이어가도록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김재민기자

[저출산, 지역맞춤형 정책이 답이다] 일본 나기초 마을을 가다

일본은 합계출산율이 1.5명을 밑도는 저출산 사태가 20년 이상 계속되고 있다.최근 1년 새에는 인구가 30만명 넘게 줄면서 인구절벽의 공포감도 커지고 있다. 일본의 전문가들은 2060년 일본의 인구수는 8천600만명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합계출산율 2.81을 기록한 곳이 있다. 인구가 6천명에 불과한 아주 작은 마을에서 2014년 일본 전국 합계출산율의 두배 가까운 수치를 기록했다. 바로 오카야마현 북부에 위치한 나기초 마을이다.■ 자녀를 기르려면 나기초 마을로 오세요 지난달 26일 방문한 나기초 마을의 청사 외벽에는 특별한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자녀 양육지원을 선언! 자녀를 기르려면 나기초 마을로 오세요!!’ 나기초 마을이 2012년부터 당당하게 내세운 문구다. 문구처럼 나기초 마을에서는 출산부터 교육, 의료, 주택까지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지원한다. 이런 전폭적인 지원은 마을의 존립문제로부터 시작됐다. 1990년대 일본에서는 지자체 합병이 진행됐다. 일본 정부는 재정이나 인구 형편에 따라 지자체 합병을 진행했고, 인구 6천명의 나기초 마을도 합병 대상 중 한 곳이었다. 2002년 나기초 마을은 합병에 앞서 주민 투표를 진행했고, 그 결과 73.1%가 합병을 반대했다. 나기초 마을의 저출산 정책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당시 나기초 마을의 인구는 6천690여 명에 불과했다. 전문가들은 이 상태로라면 2015년에는 5천명대, 2025년에는 4천명대, 결국 2060년이면 인구가 2천800여 명 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나기초 마을은 더 이상의 인구 감소를 막고, 타지역의 인구를 유입하기 위해 출산 정책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2003년 민관으로 구성된 ‘나기초 마을 재출발책정위원회’를 발족시켜 다양한 정책들을 검토해 나갔다. 나기초 마을이 집중적으로 투자한 부분은 양육지원이었다. 철저하게 양육가정을 지원해 비싼 보육료와 집세 등으로 아이 낳길 두려워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없애고, 타지역의 양육가정을 유입하기 위함이었다. 현재 나기초 마을에서 저렴한 월세로 지원하는 주택의 거주자 중 절반가량은 타지역에서 유입된 가정이다. 장기적으로 저출산 정책을 펼친 결과 2005년 1.41명에 그쳤던 합계출산율은 2009년 1.8명, 2013년 1.88명으로 꾸준히 늘었고 2014년 2.81명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해 일본의 전국 합계출산율 1.42명보다 두 배 높고, 30년간 저출산 극복을 위해 힘 쏟았던 프랑스의 합계출산율 2.01명보다도 높은 수치였다. ■ 출산에서 보육까지 양육가정 전폭적인 지원 나기초 마을에서는 출산부터 보육에 필요한 교육, 의료, 주택까지 모두 지원한다. 먼저 출산축하금으로 첫째아 10만엔(101만원), 둘째아 15만엔(152만원), 셋째아 20만엔(203만원), 넷째아 30만엔(305만원), 다섯째아 50만엔(508만원)을 지원한다. 불임과 난임으로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가정을 위해서 불임치료 보조금과 습관성 유산 및 조산에 관한 치료비도 일정부분 지원한다. 나기초 마을의 보육료는 현저하게 싸다. 둘째 자녀의 어린이집과 유치원 보육료는 반액이고, 셋째 자녀 이후로는 무료다. 또 마을에는 고등학교가 없기 때문에 고등학교에 진학할 겨우 통학비 일부를 포함해 학생 1명당 연간 9만엔(91만원)을 3년간 지원한다. 의료비 또한 아낌없이 지원한다. 18세까지 의료비를 전액 지원한다. 나기초 마을에 사는 아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의료기관 등에 내는 부담을 100% 지원한다. 여기에 국가필수예방접종은 물론이고 로타바이러스나 B형 감염 등 법정 외 예방접종도 무료다. 획기적인 것은 주거의 지원이다. 40세 미만의 양육가정 부부를 대상으로 마을에 있는 단독주택을 제공하고 있다. ‘파크 사이드 나기’와 ‘그린 빌리지 나기’ 등 두 곳을 합쳐 총 17동의 단독주택이다.가령 방 2개와 거실, 부엌이 있는 집의 월세는 4만5천엔(45만원)이고, 방 3개와 거실, 부엌이 있는 집의 월세는 5만엔(50만원)이다. 이는 부근 시세보다 30% 이상 싸고, 인근 오사카시보다 60% 이상 싼 가격이다. 최근에는 정착지원을 위해 ‘센터 빌리지 나기’를 지어 60가구의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다.■ 한마음 한뜻으로나기초 마을은 정신적인 지원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자체와 주민이 협력해서 운영하는 양육지원시설 ‘나기 차일드 홈’이 대표적인 사례다.나기 차일드 홈은 기존 보육원, 유치원과는 거리가 멀다.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보육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공간이다.나기 차일드 홈은 마을에서 출산 정책을 시작하기 이전인 1998년 청사 옆에 문을 열었다. 마을에 사는 엄마들이 자녀 양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모임을 만든 것이 시작이었다.주로 0~4세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모여 아이의 이유식부터 어떤 기저귀를 쓰는지, 어떤 동화책을 읽어야 하는지, 유치원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등 정보를 공유하고, 서로의 고민을 나눴다.엄마들은 육아에 고민을 이웃과 함께 나눔으로써 육아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고, 자연스레 육아공동체를 형성해 나갔다.현재도 나기 차일드 홈은 계속되고 있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나기초 마을은 이곳의 운영비와 물품 등을 지원한다. 또 주민들이 주체가 돼 다양한 프로그램을 요일별로 운영하기도 한다. 여기에 전문 육아 상담원이 상주해 아이에 대한 고민도 상담할 수 있다.매일 이곳을 이용한다는 미즈키 씨는 “첫째아이라서 모르는 것도 많고 아직은 서툰데, 이곳에서는 엄마들과 정보를 공유하니 많은 도움이 된다”며 “무엇보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 나 혼자가 아니라는 마음이 들어 항상 든든하다”고 웃었다.유리코 씨도 “다른 지역에서 이사 와 아는 사람이 없었는데, 차일드 홈에서 다른 엄마들과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라며 “같은 고민과 같은 걱정을 나누다 보니 자연스레 육아 스트레스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나기 차일드 홈의 확대나기초 마을의 나기 차일드 홈을 시작으로 일본 전역에 공동 육아를 지원하는 공간이 생기기 시작했다. 바로 ‘육아지원센터’.일본 정부는 ‘지역 육아 지원거점사업’에 의거해 고립된 육아를 해결할 수 있도록 친구를 만들고, 육아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장소인 육아지원센터를 전국에 설치했다.오카야마현의 현청이 있는 오카야마시에도 27곳의 육아지원센터가 있다. 오카야마시가 직접 운영하는 공립육아지원센터가 3곳이고, 24곳은 위탁운영하고 있다. 지역의 상황에 따라 3~4일형, 5일형, 6~7일형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전문 보육교사가 2~3명 배정돼 있다.이중 공립육아지원센터인 ‘오카야마시 미나미가타 육아지원센터’를 방문했다. 시립 미나미가타 보육원 내에 위치한 육아지원센터에서는 4세 남아를 둔 하치코 씨가 상담을 받고 있었다.하치코 씨는 센터에 상주해 있는 전문 보육교사와 아이의 식습관을 개선 시키는 방법에 대해 상담하고 있었다.하치코 씨는 “아이가 단 것을 많이 좋아해서 걱정이다. 단 것을 줄이는 방법이 없을까 싶어 집에 가는 길에 들렸다”며 “보육원에 다니지 않아도 또래들과 어울릴 수 있고 전문 보육교사에서 상담을 받을 수 있어 아주 좋다”고 설명했다.센터는 매일 하치코 씨와 같은 엄마들과 아이들로 붐빈다.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누구나 찾아와 보육교사와 상담하고, 또래 엄마들과 같이 육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또 전문강사들을 초빙해 육아강좌, 리듬체조, 노래교실, 종이접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엄마들의 만족도가 높다.여기에 수영장, 놀이기구 등 보육원에 설치된 시설까지 함께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매월 900여 명의 주민이 이용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만 17만2천564명이 이용했다는 사실이 엄마들에게 센터가 어떤 존재인지 증명한다.송시연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하나후사 히로아키 나기초 마을 양육지원 담당자“양육 불안감… 육아공동체로 풀었죠”-출산 정책이 추진된 배경에 대해 설명해 달라.“1990년대 지자체 합병이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인구 6천명의 나기초 마을도 합병이 추진됐지만, 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모아 독립적인 마을로 남게됐다. 당시 정부에서 지원되던 예산도 1억4천만엔(14억2천만원) 가량 줄었다. 마을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더이상의 인구유출을 막고, 타 지역의 인구를 유입하는 길 뿐이었다. 그래서 양육가정지원을 시작하게 됐다.”-실제 인구 유입이 됐나.“마을의 적극적인 정책 추진으로 출산율은 자연스럽게 올라갔고, 외부에서 이전해 오는 사람들도 하나 둘 늘기 시작했다. 현재 마을에서 지원하고 있는 주택 17동 중 8동 이상에 외부에서 이전해 온 가정이 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양육가정지원에 대한 예산을 1.5%가량 늘렸다. 이것이 곧 좋은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한다.”-나기 차일드 홈에 대해서 소개해 달라.“나기 차일드 홈은 마을 주민들이 자율적으로 만든 모임이다. 일종의 육아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마을에서 지원을 하고 있으며, 유치원 진학 전의 아이들과 부모들이 이용하고 있다. 단순한 육아공동체가 아닌 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저출산 정책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아이를 키울 수 있다는 안심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이의 양육에 있어 언제든지 주변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도시에 살다가 이곳에 이사온 엄마들은 ‘이곳에서는 마을과 함께 아이를 키운다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 한다. 아이는 혼자서 키울 수 없다. 온 가족이, 마을이 함께 도와야 한다.”송시연기자 난바 요우꼬 오카야마시 미나미가타 육아지원센터장“보육교사 상주… 엄마의 고립된 육아 해소”-육아지원센터가 설립된 이유는 무엇인가.“저출산 원인 중 하나로 여성이 낳는 아이 수가 줄어드는 것을 들 수 있다. 대다수의 여성들은 고립된 육아로 인한 부담과 불안으로 아이 낳는 것을 꺼린다. 핵가족화로 인한 가족의 기능 약화, 도시화로 인한 지역커뮤니티의 붕괴가 이 같은 현상을 더욱 가속화시켰다.육아지원센터는 육아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육아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엄마의 고립된 육아를 해소하고, 육아공동체를 회복시키기 위해 만들어졌다.”-센터는 어떻게 운영되는가.센터는 주민들의 자발적 이용으로 운영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일정시간에 누구든지 자율적으로 센터를 이용할 수 있다. 주민들은 자유롭게 센터를 찾아 함께 고민을 나누고, 정보를 공유한다.센터에서는 보다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별도의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한다. 또 전문 보육교사가 상주해 있어 육아에 대한 전문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시는 운영에 대한 예산과 프로그램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전문 강사를 지원해 준다.”-실제 만족도는 어떠한가.매월 900여명 이상의 주민이 이용한다. 수시로 센터에 들려 사소한 것까지 상담한다. 실제 대부분의 여성들이 육에대 대한 두려움을 버리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한다. 또 아이를 키우는 것이 나 혼자 만의 일이 아니고 우리 모두의 일이라는 생각에 든든하다고들 말한다.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육아로부터 고립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필요한 정책을 통해 출산을 장려하고 가족친화적인 분위기가 조성되면,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출산에 대한 두려움이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다.”송시연기자

[미리보는 지방선거] 차기 경기지사 후보군 ‘심층분석’

내년 6월13일 치러지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0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6·13 지방선거는 19대 대선 후 1년 만에 치러지는 만큼 문재인 정부의 성장동력을 결정할 중요한 선거다.경기도는 서울인천시장과 함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데다 정국 운영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에서 ‘별들의 전쟁’이 예고된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는 기존의 양당 체제가 아닌 다당 체제 속에서 치러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부터 ‘군웅할거(群雄割據여러 영웅이 각 지역을 차지하고 서로 세력을 다툼)’ 형국을 보이고 있다. 탄핵 정국에서 10여 년 만에 정권 교체에 성공한 더불어민주당은 거물급 유력 후보들을 내세워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반면 자유한국당은 당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경기도를 포함한 수도권 광역단체장에서 당선자를 배출해야 한다는 각오 아래 필사항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과의 보수적통 경쟁을 펼치는 바른정당은 경기지사직을 지키고자 총력전을 펼칠 전망이다. 창당 이래 최대 위기에 빠진 국민의당과 진보 진영의 정체성을 확립한 정의당도 한 칼을 노리며 날을 벼르고 있다. 집권 여당이 된 민주당은 차기 경기지사 후보군에 거론되는 ‘스타급 플레이어’들이 넘치는 상황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장직을 성공적으로 마친 김진표 의원(수원무)을 비롯해 김태년 정책위의장(성남 수정), 전해철 경기도당위원장(안산 상록갑), 안민석(오산)·이종걸 의원(안양 만안), 최재성 전 의원 등 전·현직 의원들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 김진표 의원, 화려한 ‘경력’ 강점… 3번째 도전 부담 수원 출신으로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지낸 김진표 의원은 ‘경제전문가’·‘교육전문가’ 이미지와 무게감, 인지도를 두루 갖췄다.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 격인 국정기획자문위 위원장을 맡아 60일간 국정운영 5개년 계획과 100대 국정과제를 만들며 정부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평가다. 다만 김 의원은 지난 2010년 단일화 경선, 2014년 경기지사 본선에서 고배를 마신 바 있어 또다시 경기지사에 도전하기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차기 국무총리’ 차출설도 제기한다. ■ 이종걸 의원, 강성이미지 경선과정 극복 과제 5선 의원으로 원내대표를 지낸 이종걸 의원은 민변(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기획간사를 역임하는 등 변호사 활동기간 인권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 과거 연예인 성 상납 사실이 기재된 ‘장자연 리스트’를 폭로했고 교육과학기술위원장 시절에는 ‘등록금 상한제’ 처리에 적극 앞장서는 등 17년간 폭넓은 의정 활동을 했다는 게 강점이다. 그러나 특정 계파에 속해 있지 않다는 점과 강성 이미지는 경선 과정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다. ■ 안민석 의원, 국정농단 사태 규명 맹활약 ‘인지도↑’ 탄핵 정국에서 이른바 ‘최순실 청문회’ 스타로 인지도를 높인 안민석 의원도 차기 경기지사 후보군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4선인 안 의원은 지난 2014년 4월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최순실’이라는 이름을 처음 수면 위로 끌어올린 데 이어 국감에서는 정유라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관리 특혜 등을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 김태년 정책위의장, ‘경기연정’ 기틀 마련 소통의 정치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국회 예산결산특위 간사를 지낸 3선 의원으로 협상력이 뛰어나다는 게 장점이다. 특히 김 정책위의장은 남경필 경기지사 임기 초기 당 안팎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기 연정’에 합의, 협치의 기틀을 마련하는 등 합리적 성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안 의원과 김 정책위의장이 당내 경선을 통과하려면 조직력 강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 전해철 도당위원장, 문대통령 ‘복심’… 인지도 숙제 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전해철 도당위원장도 강력한 차기 경기지사 주자로 평가받는다. 전 도당위원장은 지난 19대 대선 당시 도당 선대위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경기지역에 기반을 다졌다. 문 대통령의 ‘복심’인 만큼 경기도의 현안을 놓고 청와대와 소통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반면 본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남은 1년간 인지도를 보다 높여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 최재성 전 의원, 최고 전략가… 현실정치 물러나 아쉬움 가평 출신인 최재성 전 의원은 문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선거에서 종합상황본부 제1실장을 맡아 대선 승리를 이끌었다. 현역 의원 시절 대변인만 네 차례를 지내며 날카로운 논평으로 이름을 날렸고 당내에서는 전략기획통으로 유명하다. 신(新) 친문(친 문재인)으로 분류되지만 계파 색이 옅은 것은 강점이자 약점으로 꼽힌다. 3선 의원 출신이지만 당내 입지나 대중 인지도가 보완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0대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 현실정치에서 물러나 있었던 것도 아쉬운 점이다. 도내 기초단체장 중에서는 염태영 수원시장, 조병돈 이천시장, 양기대 광명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등의 도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 염태영 수원시장, 경기도 수부도시 이끌며 행정력 인정 염 시장은 도내 시·군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인구 120만 수원시의 수장이다. 수원 군 공항 예비이전후보지 선정, 지방분권형 개헌 등에 성과를 내며 행정력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위촉된 데 이어 당 소속 기초단체장협의회 회장으로 선출, 중앙 무대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 조병돈 이천시장, 행정경험 풍부… 당내 조직 열세 약점 조 시장은 경기도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도 건설국장과 건설본부장 등을 지내는 등 행정 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특히 이천시장 3선 동안 이천 말 산업 특구지정과 도시계획 입안 등 성과를 올렸고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그동안 최대 열세였던 이천에서 문 대통령을 당선시키는데 일조를 했다. 다만 새누리당에서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겨 당내 조직이 열세라는 게 흠이다. ■ 양기대 광명시장, 지역경제 발전 이끌며 리더십 과시 재선인 양 시장은 광명시장으로 활동하며 수많은 성과를 냈다. 폐광이었던 광명동굴을 한 해 수백만 명이 찾는 세계적 관광명소로 개발한 데 이어 광명역세권에 대형 기업과 산단을 유치하는 등 취임 기간 동안 혁신적인 시정운영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염·양 시장은 지난 대선에 도전장을 던져 이름을 알린 이·최 시장과 달리 인지도와 조직력은 보완해야 할 과제로 지적된다. ■ 이재명 성남시장, 시민 마음 시원하게 대변 ‘사이다’ 이 시장은 성남시장으로 활동하며 청년배당·무상교복·산후조리 등 이른바 ‘성남시 3대 무상복지사업’을 통해 ‘개혁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명확하고 선명한 화법을 바탕으로 탄핵 정국을 주도하며 시민들의 마음을 대변, ‘사이다’라는 별명을 얻었다. 대선 당시 내세운 ‘적폐청산과 공정국가 건설’, ‘이재명은 합니다’ 슬로건은 그를 가장 잘 대변해준다. ■ 최성 고양시장, 경기 북부 목소리 대변자 ‘경쟁력’ 최 시장은 김대중 정부 청와대 행정관, 참여정부 국회의원을 거쳐 대도시시장협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경선 토론에서 날카로운 개인기를 선보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경기 북부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다는 점도 경쟁력이다. 다만 이·최 시장이 지난 대선에 이어 경기지사에 도전할 경우 시정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당은 5선의 원유철 의원(평택갑)과 심재철 국회부의장(안양 동안을)이 하마평에 오른다. ■ 원유철 의원, 경기도 잘알아… 지사선거 ‘정치생명’ 도박 원 의원은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경기도당위원장, 국회 국방위원장 등 굵직한 직책을 거치며 무게감을 갖췄다.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 당시 경기지사 경선에 도전했고 과거 정무부지사와 경기도의원 경험이 있어 경기지역 현안에 해박하다. 하지만 지난 대선에 이어 전당대회에서도 연패한 만큼 차기 경기지사 선거에서도 패배할 경우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 심재철 국회부의장, 인지도 높지만 강성이미지 약점 심 부의장은 현직 국회부의장으로 정치권에서 인지도가 높다는 강점을 갖고 있지만 다소 이미지가 강하고, 동료 의원들과의 스킨십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내에서는 원 의원과 심 부의장 모두 현역이어서 후보가 될 경우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 부담으로 인해 외부인사 영입설도 제기되고 있다. 기초단체장 중에서는 이석우 남양주시장과 조억동 광주시장의 경기지사 출마 가능성이 나온다. ■ 이석우 남양주시장조억동 광주시장 ‘조직력↑’ 과제 양주시 출신으로 3선 시장인 이 시장은 도 행정2부지사 등을 역임한 정통 행정관료 출신이다. 도 전체의 사정에 밝고 지역 인맥을 활용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으나 인지도와 조직력은 보완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조 시장 역시 3선의 풍부한 행정경력을 갖고 있지만 인지도를 더욱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측근인 이찬열 의원(수원갑)과 지난 대선 과정에서 민주당을 탈당해 입당한 이언주 의원(광명을)의 도전 여부가 주목된다. ■ 이찬열 의원, 수원 지역구 프리미엄… 본선경쟁력 의문 3선의 이찬열 의원은 민주당 도당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손 전 지사가 민주당을 떠날 때 동반 탈당한 데 이어 함께 국민의당에 입당했다. 국민의당 경기지역 현역 의원이 두 명밖에 없는 만큼 당내 경선에서는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분석되는 반면 본선 경쟁력을 위한 조직력 보완은 시급한 과제다. ■ 이언주 의원, 19대 신데렐라… 학교 급식노동자 막말 논란 이언주 의원은 변호사 출신으로 지난 19대 총선 당시 광명시장, 보건복지부 장관 등을 지낸 전재희 후보를 꺾고 여의도에 입성, 20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민주당 시절 친문 진영을 향해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등 소신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최근 학교 급식노동자들의 파업과 관련해 막말 논란을 빚은 바 있다. ■ 남경필 경기지사, 높은 인지도·협치의 아이콘 ‘강점’ 남경필 경기지사가 재선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5선 의원을 지낸 남 지사는 현역 경기지사로 도내에서 인지도가 높은 데다 도정 운영 과정에서 민주당과 연정을 일궈내며 협치의 새로운 성공모델을 제시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특히 ‘젊음’과 ‘개혁’ 이미지를 가진 만큼 일부 진보 유권자와 중도 유권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남 지사가 지난해 11월 새누리당(한국당 전신)을 가장 먼저 탈당한 것이 보수진영 분열로 이어졌다는 비판도 있어 향후 보수 유권자들의 지지를 얼마나 이끌어내느냐가 관건이다. 여기에 지지부진한 정당 지지율 역시 극복해야 할 과제다. ■ 심상정 의원, 대중적 이미지 장점… 열악한 조직력 발목 대선에서 경기지역 정치인 중 유일하게 본선 무대에 오른 정의당 심상정 전 대표(고양갑)도 경기지사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심 전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토론 실력과 화법으로 정의당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며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창당 5년째인 신생정당으로서 아직 탄탄한 지역 기반을 갖추지 못한 정의당에서 가장 대중적인 이미지를 가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높은 인지도와 달리 거대 정당에 비해 열악한 조직력은 넘어야 할 산으로 분석되고 있다. 송우일기자

[저출산, 지역맞춤형 정책이 답이다] 아이 많을수록 혜택 큰 따복하우스… 출산율 기적 낳는다

■ 전국 최초로 ‘인구정책 총괄 기구’ 신설 경기도는 오는 2020년까지 합계출산율을 1.5명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민간이 함께하는 ‘민관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정부와 지자체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것보다 기업들의 참여를 이끌어내 저출산 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이에 도는 지난 3월28일 인구정책 발굴과 부서 간 의견 조정, 평가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경기도 인구정책의 컨트롤타워 ‘인구정책조정회의’ 발족했다. 지자체 차원에서 인구정책을 총괄하는 기구가 신설된 것은 전국에서 경기도가 처음이다. 도가 인구정책을 담당할 별도의 기구를 창설한 것은 인구정책을 총괄 추진할 컨트롤타워 부재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언급되면서, 성공적인 인구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각 실국의 인구정책을 조정하고, 모니터링할 총괄 기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렇게 설립된 인구정책조정회의는 이재율 경기도 행정1부지사가 위원장을 맡고, 배수문, 안혜영, 정희시, 공영애, 이순희, 조창희 의원 등 경기도의원 6명과 아주대학교 최진호 교수, 서울대학교 조영태 교수 등 민간전문가 8명 등 총 2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3월 첫 회의에 이어 6월 제2차 회의를 개최했으며, 경기도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저출산 대책 마련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지난 2차 회의에서는 현재 도가 복지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SIB(사회성과연계채권, Social Impact Bond)사업을 저출산·일자리정책에도 도입해야 한다는 혁신적 사업모델 제안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SIB는 민간이 공공사업에 투자하여 성과를 달성하면 공공기관이 약정된 보상금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SIB사업을 저출산 정책과 연계하는 것 역시 전국은 물론 세계에서 경기도가 처음이다. 또 도는 인구정책조정회의에 참여하는 조영태 서울대 교수를 지난 4월 경기도 인구정책자문관으로 위촉했다.조 교수는 앞으로 일관된 경기도의 저출산 정책기조를 마련한 뒤 5년 단위의 경기도 인구정책비전을 수립해 지역 여건에 맞는 맞춤형 인구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도는 이를 통해 중장기적인 인구비전이 수립됨은 물론 인구영향평가, 인구정책 중점관리지표 도입 등보다 체계적인 정책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일-가정 양립 위한 경기도형 저출산 대책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부담이 갈수록 커지면서 지난해 경기도 합계출산율은 1.17명까지 하락했다. 이에 도는 결혼과 출산이 경제적ㆍ사회적 부담이 되는 요인들을 제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이들 정책은 주거와 양육부터 직장에서의 일ㆍ가정 양립 지원 등을 골자로 한다. 먼저 도는 갈수록 치솟는 집값으로 출산은커녕 결혼마저 포기하는 젊은 세대를 위해 안정적인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주거분야’ 정책에 집중하고 있다. 이 중 신혼부부, 중소기업 근로자, 대학생 등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우수한 주거환경을 제공하는 ‘BABY 2+ 따복하우스’가 가장 대표적이다.따복하우스는 도와 시ㆍ군 등이 보유한 공유지에 짓는 경기도형 임대주택이다. 이는 아이를 낳을수록 주거비 부담은 줄고 거주기간은 늘어나도록 설계됐는데, 자녀 수에 따른 임대보증금 이자 차등지원, 신혼부부 육아를 위한 표준전용면적 확대, 공동체 프로그램 활성화 등이 특징이다. 실제 경기도가 지난해 자체 연구를 진행한 결과 20대 대졸남성과 사무직 남성의 경우 전세가격지수를 10% 낮출 경우 혼인율이 1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도는 따복하우스가 신혼부부의 출산을 앞당기기 위한 정책이라고 판단, 오는 2020년까지 18개 시ㆍ군 37개 지구에 따복하우스 1만 295호를 공급할 계획이다.특히 지난 5월에는 LH와 농협, 경기도시공사 협약을 맺어 오는 2020년까지 가 행복주택 등 도내 임대주택 5만 호에 대해서는 임대보증금 이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양육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공공어린이집 및 직장어린이집 확대 등의 정책도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는 출산 후 직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경력이 단절되면서 부모들이 갈수록 출산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이에 도는 출산 후에도 일과 육아를 함께해야 하는 워킹맘을 위해 일반 어린이집보다 보육료가 저렴한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에 나서고 있다. 현재 도내 국공립어린이집은 655곳이며 도는 신규 건설되는 아파트에 국공립어린이집을 개소하거나 기존 공동주택 내 어린이집을 매입ㆍ리모델링해 오는 2022년까지 1천680개소로 확충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도내 ‘직장어린이집’ 도 확대된다. 현행법상 상시 여성 근로자가 300인 이상이거나 근로자 수가 500인 이상인 직장은 어린이집을 의무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직장이 여건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를 지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도는 미설치 사업장에 설치를 독려하겠다는 방침이다. 이 밖에도 도는 출산과 육아 자체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일ㆍ가정 양립을 위한 ‘직장 문화 개선’에도 앞장서고 있다. 도내 기업 중 유연근무제 허용 등을 추진하고 있는 가족친화 인증기업을 선발해 지방세 세무조사 면제, 신용보증평가요율 인하, 중소기업육성자금 우대금리 지원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매년 출생아 수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경기도 역시 저출산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도정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주거와 양육분야 대책 등 도민들이 실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하고 새 정부의 정책기조에 발맞춰 저출산 문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진경기자

[저출산, 지역맞춤형 정책이 답이다] 해결 실마리 찾은 경기도

올해 태어나는 신생아 수가 사상 처음으로 30만 명대로 추락한 36만 명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인구절벽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이 같은 감소추세라면 2040년 전국 신생아 수는 26만 7천 명, 2060년에는 20만 명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야말로 ‘초저출산’ 시대다. 그러나 경기도뿐 아니라 전국 시ㆍ도가 저출산의 해법을 찾기 위해 정책을 수립하고 있지만 여전히 ‘저출산 블랙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특히 경기도는 합계출산율과 자녀 생산 가능 인구, 출생아 수, 혼인율 모두 급격히 떨어지고 있어 타 시ㆍ도보다 그 심각성이 더하다. 이에 경기도의 저출산 실태를 분석하고 저출산 위기 극복을 위한 대책들을 짚어본다. ■ 16년째 이어지는 ‘초저출산’ 지난 2001년 이후 ‘초저출산’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합계출산율은 1.17명, 경기도는 1.19명 수준에 그쳤다. 합계출산율이란 출산 가능한 여성(15~49세)이 평생 낳는 자녀의 수를 말한다. 16년째 초저출산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항간에는 자녀 생산인구가 적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지난해 기준 15세~64세 생산 가능 인구는 전국적으로 사상 최고 인구 수인 3만 7천784명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부터 이 같은 생산 가능 인구가 감소할 전망이라 저출산 대책이 시급하다. 통계청 따르면 총인구 연령대 비중에서 2020년에 생산 가능 인구는 71%지만 2030년에는 63%, 2040년에는 57%가량으로 급격히 떨어진다. 출생아 수도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는 형국이다. 전국으로 봤을 때 지난해 40만 6천 명에서 올해는 35만~36만 명으로 하락했으며 경기도 또한 같은 기간 10만 6천 명에서 9만 4천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1년 만에 무려 4만 명가량의 출생아가 줄어드는 셈이다. 이에 더해 혼인율도 떨어지고 있어 저출산 현상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990년 당시 전국 혼인 수는 39만 9천 건에 이르렀지만 지난해에는 28만 2천 건으로 11만 7천 건이 하락했다. ‘비(非)혼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의 ‘경기도의 비혼여성 공동체 정책개발을 위한 사례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경기도가 전국 16개 시ㆍ도 중 비혼 인구 증가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기준 경기도 여성 비혼인구 증가율은 70.9%로 두 번째로 큰 증가율을 보인 인천(43.7%)보다 월등히 높았다. 남성 비혼인구 증가율도 마찬가지로 경기도가 62.6%로 전국 1위이며 2위인 울산(41.8%)와 큰 격차를 보였다. ■ ‘독박 가사’가 저출산 주 원인 이 같은 저출산의 주요 원인으로 ‘일ㆍ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출산 친화적 환경의 차이’인 것으로 경기도는 분석했다.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 ‘제3차 경기도 저출산대책 기본계획 수립 연구’에 따르면 양육을 여성의 역할로 규정하는 사회적 환경 탓에 남성이 양육에 참여하지 않으면 여성은 일, 가정 양립을 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해진다. 이 때문에 여성은 대안으로 출산을 포기하는 현상이 생기는 것. 실제로 부인이 가사분담에 대한 책임과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남성의 가사분담에 대한 인식 및 실태’(2016년 기준)에 따르면 경기도 내 가정 중 30%가량이 가사분담을 부인이 전적으로 책임(26.9%)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절반가량의 가정은 부인이 주로 책임을 지고 남편이 일부 분담(53.6%)한다고 답했다. 반면 ‘남편이 주로하지만 부인도 분담’은 1.9%에 그쳤으며 ‘남편이 전적으로 책임’은 0.6%로 사실상 여전히 집안일을 여성이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연구원은 ‘제3차 경기도 저출산대책 기본계획수립 연구’ 보고서를 통해 양육을 여성의 역할로 규정하는 사회적 환경 아래 남성의 양육 참여 부재는 저출산을 부추긴다고 분석했다. 남성의 양육 참여 부재로 여성은 일ㆍ가정 양립을 어렵게 하기 때문에 여성이 그 대안으로 출산을 포기하는 현상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는 저출산 주요 원인으로 ‘경제적 관점 변화’도 꼽고 있다. 이전 1980년대에서는 ‘인구는 노동력’이라는 인식 하에 출산을 노동생산적 측면에서 바라봤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출산은 곧 양육비, 교육비 지출 등의 가계지출 인식으로 변했기 때문에 출산을 꺼려한다는 것이다. ■ 2020년 경기도 합계출산율 1.5명을 목표로 도는 초저출산 시대를 탈피하기 위해 현재 1.19명에 그치고 있는 합계출산율을 오는 2020년 1.5명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해 발표된 ‘2017 경기도 인구정책’에서 도는 인구정책 콘트롤타워 구축하고 경기도형 인구정책을 발굴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합계출산율 1.5명 달성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당시 도는 저출산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총고용률이 20% 상승했을 때 출산율 역시 1.23명(2013년 기준)에서 1.39명으로 상승하는 것을 발견했다. 또 지역 내 총생산이 20% 상승하고 혼인율이 10% 증가할 경우 출산율을 1.43명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도는 △일자리 90만 개 창출 △지역 내 총 생산(GRDP) 20% 제고 △주거문제 해결 △경기도형 어린이집 설립 등의 기본방향을 토대로 저출산 해결을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구직비용을 줄이는 ‘청년구직지원금’과 자립 종잣돈을 만드는 ‘일하는 청년통장’ 등의 정책이,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자녀 수에 따라 임대보증금 이자를 차등지원하는 ‘BABY 2+ 따복하우스’ 등이 추진되고 있다. 이 밖에도 일ㆍ가정 양립 위해서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직장어린이집 설치 독려’ 등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허정민기자

[경기일보가 맺어준 인연] 경기일보·월드비전 ‘아름다운 동행’

경기일보와 월드비전은 지난 19년 간 지구촌 곳곳에 희망과 온기를 전하고자 아름다운 동행을 이어왔다.양 기관은 지난 1998년부터 올해까지 사랑의 빵 동전 모으기, 순회 모금활동, 비전스토어 등 굵직굵직한 나눔실천을 통해 도민들의 기부문화 확산에 이바지했다. 우선 경기일보와 월드비전은 지난 1998년 ‘사랑의 빵 나누기’를 시작으로 1999년 국내 결식아동 돕기, 2000~2001년 북한 어린이 돕기, 2002년 아프가니스탄 난민 어린이 돕기, 2003년 이라크 난민 돕기, 2004년 국내 및 북한 어린이 돕기 등 고통받는 세계 곳곳의 어린이들에게 사랑과 온정의 손길을 더했다. 또 2005년부터는 아프리카의 케냐와 가나, 동남아시아의 베트남 등 교육환경이 열악한 국가를 직접 찾아 학습환경을 개선해 주는 교육지원사업도 함께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경기지역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한 학급 한 생명 살리기, 청소년 기아체험 활동 등 다양한 기부문화 확산에 앞장서 왔다. 특히 양 기관은 도내 31개 시ㆍ군을 순회하며 지역민들의 나눔 참여를 북돋기로 뜻을 모으고, 단순한 모금을 넘어 지역사회와의 소통의 장을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이렇게 모인 도민들의 소중한 모금액은 월드비전을 통해 도내 결식아동과 제3세계의 굶주린 아이들에게 사용되고 있다. 아울러 양 기관은 올해 음식점과 학원, 카페 등이 월 3만 원의 월드비전 정기 후원에 참여하는 비전스토어 캠페인을 전개, 해외 아동을 돕는 등 지역과 국가를 넘은 ‘사랑과 나눔’을 생명력 넘치는 ‘사랑의 꽃’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김규태기자

[경기천년, 새로운 천년을 연다] 전문가 제언

오는 2018년 ‘경기 천년’을 맞아 경기도가 다양한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경기도는 이번‘경기 천년’ 기념사업을 통해 1천300만 경기도민들에게 경기도에 대한 자부심과 애향심을불어 넣는다는 목표다. 또 새로운 천년을 힘차게 출발하는 동력이 되길 희망하고 있다.남은 기간은 2년. 이 기간 경기도는 어떻게 천년 기념사업을 준비해야 하는지 경기학회 회장을 맞고 있는 경기대학교 강진갑 교수와 지난 5월 1300주년 기념식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일본 사이타마현 히타카시의 카토우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카토우 日 히타카시 1300주년 기념사업팀장- 히카타시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달라. 히타카시는 716년 고대 한반도 고구려에서 왕족인 약광 등 1천799명의 고구려인이 이주해 개척된 ‘고마군’으로 부터 시작하는 역사를 갖고 있으며 현재는 매년 가을마다 500만 그루의 석산(만주샤게)이 장관을 이루는 매우 아름다운 지역이다. - 지난 5월 130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 대부분의 히타카시 주민들은 이곳의 역사에 대해 잘 몰랐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역사와 뿌리를 다 같이 알아보고자 130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특히 농업을 기반으로 하는 작은 도시인 히타카시는 매년 인구가 타지역으로 많이 빠져나가고 있는데 이러한 부분에 대한 대책으로 히타카시에 대한 애향심을 높이고자 했으며 그러한 측면에서 130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게 됐다. - 기념행사는 어떠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는가. 갑자기 주민들에게 1300년이라고 하면 주민들에게 다가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때문에 2년 전인 2014년부터 1300주년에 대한 홍보를 진행해 히타카시 뿐만 아니라 인근 타 시의 주민들에게도 1300년에 대해 알렸다. 2년간 수십 차례에 걸쳐 다양한 세미나와 강연, 포럼 등을 개최해 왔고 올해도 연말까지 계속 개최된다. 1300주년을 맞은 올해 가장 핵심 프로젝트는 주민들이 직접 고대 벽화 속에 나와 있는 고구려인들의 전통의상을 만들어 입고 행진을 하는 프로젝트였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시청에서 직접 직원을 채용해 가가호호를 방문하면서 의상 만드는 방법을 알려줬고 참여를 독려했다.그 결과 지난 5월21일과 22일 열린 1300주년 공식 행사에 주민 3천여 명이 직접 집에서 의상을 만들어 참여했다. 히타카시 전체 주민이 5만여 명인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참여율이었다. 당초에는 약광과 함께 온 고구려인이 1천799명이었기 때문에 이 인원으로 행진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많은 주민이 참여해 3천 명 규모가 됐다. - 1300주년 공식 행사가 끝난 지 3개월이 지났다. 자체 평가는 어떠한가. 사람들이 지역에 대한 애향심이 굉장히 높아진 것을 느낄 수 있다. 주민들이 처음에는 1300년이 뭐지? 라며 별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이제는 포럼을 개최할 때마다 800여 명의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가할 만큼 지역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높아졌다. 또 타지역에서도 많은 관광객이 히타카시에 관심을 갖고 찾아 줘 도시 인지도가 높아지는 효과도 있었다. - 성공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주민들이 돈을 주고 옷을 사는 행사였으면 이렇게 많은 주민이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다. 직접 옷을 만들었기 때문에 행사에 참여한 것이다. 내년, 내후년 축제도 주민들이 적극 참여할 것으로 생각한다.또 기념행사에서 2천 명분의 음식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대접했는데, 이 음식은 행사 6개월 전부터 100명의 아이가 직접 농사를 지어 수확한 채소를 이용했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준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 천년 기념행사를 준비하는 경기도에 조언해 준다면. 1300주년 기념행사를 마치고 난 후 생각해 보니 미리미리 준비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1301년과 1302년, 1303년이더라. 1300주년 기념행사가 히타카시의 향후 발전에 동력이 될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경기도 역시 경기 천년 행사를 미리미리 준비하되 천년 이후를 생각하는 기념행사가 되었으면 좋겠다. 강진갑 경기대학교 교수(경기학회 회장)- 경기학회에 대해 소개해 달라.2015년 4월 창립한 경기학회는 경기지역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연구하는 단체다. 역사학자는 물론 인문학, 사회학, 예술학 등 다양한 학문을 연구하는 200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경기 천년, 어떠한 의미가 있다고 보나.경기 천년을 이야기 할 때 단순히 과거의 역사를 이야기해서는 안된다. 중요한 포인트는 새로운 천년을 대비해야 한다.벌써 세계는 4차 혁명의 길로 들어섰다. 새로운 문명이 열리는 것이다. 큰 역사의 전환기이다. 신석기 혁명이 일어나면서 농경사회가 되고 정착생활을 하면서 도시를 만들어 갔고, 아시아 국가들이 각자의 문명을 유지해 나가다가 중국의 문화가 퍼지면서 또 한 번의 문명의 변화를 맞게 된다.그리고 산업혁명을 배경으로 유럽의 문화가 전 세계에 퍼져 나가면서 자본주의, 민주주의 등이 등장하게 됐다. 이러한 문명의 변화는 어떠한 변화를 갖고 올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무서운 점이다. 신석기인들이 농사를 짓는 것이 어떠한 변화를 가지고 올지 생각이나 했겠는가.이제는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이 나오면서 현재와는 전혀 다른 미래가 열릴 것이다. 예측할 수가 없다. 경기도가 추진하고 있는 자율주행자동차 하나만 예를 들어보자.자동차 스스로 운전하게 되면 운전기사가 사라질 것이고 대중교통 체계가 달라질 것이고 자동차 보험회사도 자동차 회사와만 거래를 하면 되기 때문에 보험회사 영업직원도 사라질 것이다.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지 예측하기 힘들 정도다.이처럼 새로운 미래를 맞이하는 지금, 경기도의 힘을 하나로 모아 새로운 천년을 대비하기 위한 원동력을 만들어 내는데 경기 천년의 의미가 있다고 본다.- 천년 기념사업,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시간적인 측면에서 새로운 문명의 대비, 공간적인 측면에서 가장 큰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는 요소인 ‘통일’, 더 넓은 관점에서 볼 때 경기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국’ 이렇게 3가지 측면에서 대비하고 준비하는 사업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구체적으로 생각을 해보면 새로운 문명을 대비하기 위한 사업으로는 ‘판교 자율주행자동차’ㆍ‘빅포럼’ 등이 상징적인 사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남북문제에 대해서는 도내에서 철거되고 있는 철조망 등을 이용한 조형물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또 DMZ 대성동 마을에서 기념사업을 해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중국이 중요하다고 강조되는 이유는 ‘일자리’ 때문이다. 더 이상 국내에서는 일자리가 늘어날 수 없다. 계속 자동화가 진행되면서 생겨나는 일자리보다 없어지는 일자리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하는데 경기도 평택항과 가장 인접해 있는 중국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중국과 관련해 천년 기념사업으로는 도내 청년들이 평택항에서 중국으로 건너가 유라시아대륙철도 등을 체험해 볼 기회를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청년들의 시각이 달라지는 계기가 될 것이다.- 경기 천년 기념사업, 성공 조건은.천년 기념행사를 경기도가 중심이 돼 진행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다양한 시민단체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함께 고민하고 준비해야 한다. 천년을 맞아 ‘경기 천년 기념사업 1000인 위원회’ 등을 구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1천 명이라고 해봐야 1개 시ㆍ군에 30~40명밖에 되지 않는다.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해서 단순한 이벤트가 아닌 미래상을 제시할 수 있는 기념사업이 돼야 한다.우리가 가지고 있는 경기도의 꿈, 경기도의 미래를 경기 천년 기념사업을 통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이호준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학교체육이 달라졌어요] 모두가 즐기는 체육… 학교생활 새로운 활력소

1990년대 만 해도 학교 운동장은 동네 어린이들의 단골 놀이터였다.하교 후 흙 먼지가 날리는 좁은 운동장은 축구공 여러개가 날아다니는 것은 다반사며, 운동장 주변의 놀이기구에는 각종 놀이에 심취한 아이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PC와 인터넷, 스마트 기기 등의 발전으로 학교 운동장의 발길은 현저히 줄어들었다.뿐만 아니라 서구식 식습관의 영향으로 몸은 커진 반면 입시 등으로 인한 체육활동 감소로 학생들의 체력은 현저히 저하되고 있다.교육부에 따르면 학교건강검사 표본조사 결과 초중고 학생 비만율이 2006년 11.62%에서 2010년 14.25%로 증가했고, 2014년 15%까지 치솟았다. 이에 교육 당국은 학생들의 꿈과 끼를 살리는 행복교육 실현과 창의인재 육성을 위한 학교체육 활성화 추진 계획을 수립해 체육활동을 권장하고 있다.학교체육 활성화는 학생들의 체력증진 및 학업향상 뿐만 아니라 협동심, 배려심 함양 등 인성 교육에서도 중요하고, 학교폭력, 따돌림 등 부작용을 완화하는 데도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즐겁게, 힘차게, 모두 함께 즐기는 학교체육 시대의 흐름에 따라 지난 10여 년간 대한민국 학교체육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운동에만 전념했던 학생선수들이 수업에 참여하는 숫자도 점점 늘고 있고,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는 일반 학생들의 수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변화의 핵심은 언제나 ‘공부하는 운동선수, 운동하는 일반학생’이었다. ‘학생 중심’을 핵심 가치로 두고 있는 경기도교육청은 ‘즐겁게, 힘차게, 모두 함께’라는 슬로건 아래 학생 모두가 참여하는 학교스포츠클럽을 운영하며 행복한 학교문화 조성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시작돼 학교체육의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학교스포츠클럽은 일반학생들의 스포츠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평생체육 입문의 기틀을 마련해줌으로써 향후 스포츠클럽을 통한 엘리트선수 발굴의 통로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경기도에는 2015년 말 기준 2천289개 초ㆍ중ㆍ고등학교에서 4만4천373개의 클럽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2010년 경기도내 초ㆍ중ㆍ고 학생의 26.7%에 그쳤던 학교스포츠클럽 등록률은 지난해 79.2%까지 상승하는 등 학생과 학부모의 학교체육 필요성, 확대 요구에 따라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 ‘학생중심ㆍ학급단위’ 학교스포츠클럽 경기도교육청은 기존 교사의 주도로 운영됐던 학교스포츠클럽의 운영 형태를 탈피해 학생들이 기획하고 운영(심판)하며, 평가를 주도하는 학생중심 운영시스템을 도입했다.학생중심 운영시스템은 학생들의 자치활동 능력을 함양하는 것은 물론 존중과 배려가 넘치는 스포츠 문화를 경험하는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이를 위해 각 교육지원청 중심으로 학생기획 및 심판능력 강화연수를 운영하는 한편, 학교스포츠클럽 학생자율능력 강화 교사지원단을 운영해 학생기획 및 심판연수 강사로 파견하고 있다.또한 학교스포츠클럽이 동아리 중심으로 발전되면서 학생들의 스포츠 참여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많은 학생들이 스포츠 경기에 참여하고 스포츠 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학급단위 제도를 운영, 학급 구성원으로 다양한 차원의 스포츠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 학생과 교사들의 새로운 ‘활력소’ 학교스포츠클럽의 활성화는 운영 주체인 학생과 교사들에게 학교생활의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도교육청이 지난 2월 한 달간 온라인 설문조사 시스템을 통해 도내 초·중·고등학교 학생과 교사 3천174명을 대상으로 학교스포츠클럽의 활성화 방안을 조사했다.조사결과 ‘학교에서 실시하는 스포츠클럽 활동이 학교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라는 질문에 ‘학교생활을 재밌게 한다’(1천543명ㆍ56.5%)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인간관계에 도움이 된다’(458명ㆍ16.7%)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반면, 스트레스 해소에 보통이다(467명ㆍ17.1%)거나 별 영향이 없다(96명ㆍ3.5%)는 응답은 예상 밖으로 적었다. ‘건강하고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 가장 의미 있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대회 형태’로는 전국대회나 시ㆍ도대회, 시ㆍ군대회보다 교내 스포츠클럽대회(2천13명ㆍ73.7%)를 압도적으로 선호했으며, 학교스포츠클럽 행사의 주관 주체에 대해서도 학생 주관(549명ㆍ20.1%)과 교사 주관(275명ㆍ10.0%)보다 학생과 교사가 함께 주관하는 형태(1천907명ㆍ69.83%)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인성 변화와 학업 성취도 향상에 이바지하는 운영 모델을 찾고자 올해 1천298개 우수 학교스포츠클럽을 선정해 200만원씩 모두 25억9천600만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홍완식기자 김용남 도교육청 체육건강교육과장“학급단위 스포츠클럽 확대… 생존수영 교육 강화할 것”“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학급단위 학교스포츠클럽을 확대 운영해 모든 학생들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기회의 폭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학교스포츠클럽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는 김용남 경기도교육청 체육건강교육과장은 “학교체육 활성화의 주요 수단인 학교스포츠클럽의 양적·질적 향상을 통해 모든 학생들의 학교생활 만족도를 제고하겠다”라며 “체육인들에게 혁신적 변화를 이해시키고 이끌어가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따랐지만 이제는 일반 학생들의 체력향상과 학생선수의 변화와 혁신에 대한 공감대가 조성되고 있으며, 균형 있는 발전을 통한 학교체육의 밝은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이어 김 과장은 “초등학교 체육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정책을 재수립해 초등학교 시절부터 체력 관리 능력을 기를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라며 “지역 유관기관과 연계한 다양한 운영 시스템을 정비해 학교는 물론 지역사회 공간에서도 학생들이 스포츠를 생활화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설명했다.끝으로 그는 “학생들의 수영교육을 강화해 자기 생존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수영교육에 대한 장기 플랜을 추진중”이라며 “행복한 학교운동부 운영에 대한 노력과 혁신을 통해 자신의 삶을 가꾸는 행복한 학생으로의 성장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홍완식기자

[스포츠 과학시대] 0.001초의 승부… 꿈의 기록, 더 이상 꿈이 아니다

미래의 스포츠 스타를 꿈꾸는 운동선수들의 하루는 참 길고도 험난하다.이른 새벽부터 오전, 오후, 야간 훈련까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365일 변함 없이 노력한다. 이들이 인고의 시간을 보내는 이유는 경기력 향상을 통해 자신의 꿈에 한발 더 다가서기 위함이다. 과거에는 피나는 노력과 극기로 역경을 견뎌내는 ‘헝그리 정신’이 중시됐다. 운동선수라면 누구나 ‘땀은 배신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들어봤을 것이다.하지만 시대가 변하며 무조건 열심히 노력하는 것이 투자의 전부라는 생각은 오판이다. 현대 스포츠에서는 과학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노력 이상의 성과를 이루기 위해서는 스포츠과학의 힘은 필수적이다.■ 이제는 ‘스포츠 과학 시대’ 스포츠과학의 중요성은 이미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각종 국제 대회를 통해 입증됐다. 지난 1980년 설립된 한국스포츠개발원은 스포츠과학을 통해 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앞장섰다. 과학적 방법을 스포츠에 접목해 선수들의 단점을 보완하는 한편, 장점을 극대화하며 최상의 결과 이끌어내 대한민국이 스포츠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 해왔다. 대표적인 예로 역도의 장미란은 과학적 분석을 통해 대퇴직근 좌우근력이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고, 비대칭 근력의 밸런스를 바로잡는 훈련 끝에 ‘역도 여제’로 거듭날 수 있었다. 또 다른 예로 ‘마린보이’ 박태환을 들 수 있다. 0.001초 차이로도 순위가 갈리는 수영에서는 미세한 저항을 줄이기 위한 수많은 노력이 동반된다. 박태환은 과학 분석을 통해 전신 수영복을 입었을 때와 반신 수영복을 입었을 때의 기록 차가 있음을 알게 됐다.이를 통해 박태환은 과학적 데이터를 토대로 기록을 줄여나갔고, 반신 수영복을 입고 출전한 베이징 올림픽에서 불가능이라고 여겨졌던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 기록을 경신하기 위해 펼치는 다양한 노력 중에 이제 과학의 힘을 빼놓을 수 없는 시대가 됐다. ■ ‘체육웅도’ 스포츠 과학 날개 장착 대한민국 스포츠를 선도하고 있는 ‘체육 웅도’ 경기도에도 스포츠 과학 시대가 열렸다. 지난 7월 문을 연 경기스포츠과학센터는 경기도 소속 엘리트 선수들의 종목별, 연령별 특성에 따른 체격과 신체조성, 기초체력, 전문체력, 운동역학 및 스포츠 심리 등을 측정하고 평가해 개인별 맞춤 훈련가이드를 제공하는 전문기관이다. 경기도체육회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경기스포츠과학센터를 설립함에 따라 그동안 국가대표 등 3% 미만의 선수들에게만 제공됐던 스포츠과학 지원 서비스를 경기도 소속 일반 선수들도 폭 넓게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 배근력 측정을 하는 모습. ‘스포츠 과학을 통한 경기도체육의 세계화’를 미션으로 내건 경기스포츠과학센터는 올해 말까지 학생선수와 일반선수 900명에게 운동처방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그동안 한국스포츠개발원에 축적된 각 종목별, 연령별 국가대표 선수들의 데이터베이스를 비교자료로 활용해 분석결과와 훈련프로그램을 지원할 방침이다.정연성 센터장과 손희정 선임연구원, 김영조ㆍ김한솔 연구원 등 현장 경험이 풍부하고 전문성을 갖춘 경기스포츠과학센터 연구원들은 운동부하검사, 등속성근관절기능검사, 윙게이트 등 29종의 최첨단 장비를 활용한 81가지 운동능력을 측정ㆍ분석해 경기도 선수들에게 운동생리학, 운동역학, 스포츠심리학 관점에서 운동처방을 내리고 있다. ■ 체계화ㆍ차별화된 ‘경기스포츠과학센터’ 경기스포츠과학센터의 프로그램은 일반지원과 현장 밀착지원, 스포츠과학교실 등 크게 3가지로 나뉜다. 체력과 정신력을 측정해 피드백을 제공하는 일반지원은 스포츠심리 검사부터 시작된다. 경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심리적 요인을 파악하기 위한 검사로 불안과 각성수준, 자신감, 집중력, 심리기술, 컨디션 등 각 항목에 대한 결과가 제공된다. 이어 체격, 신체조성, 기초체력, 전문체력(기술) 순으로 측정이 진행되며, 연구원들이 1~2주 내에 학교 및 훈련장을 직접 방문해 개인별 운동처방과 훈련프로그램을 피드백 해준다. 지역 강세종목과 발전가능성이 높은 선수들에게 제공되는 현장밀착지원은 종목별 전문가를 현장에 파견해 체력강화, 경기기술, 동작분석, 심리ㆍ정신력 강화 프로그램 등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스포츠과학교실은 지도자와 선수들이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분야에 대해 트레이닝, 스포츠심리훈련, 체력의 중요성 등 이론과 실습교육으로 운영될 예정이다.이 밖에도 경기스포츠과학센터는 트레이닝 및 처방장비를 추가 도입해 경기도만의 특색 있는 스포츠과학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우수선수의 조기 발굴ㆍ육성과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글로벌 스타 육성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홍완식 기자 사진=전형민 기자 정연성 경기스포츠과학센터장“체계적 과학 서비스 제공글로벌 스타 육성에 최선”“글로벌 스타 육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경기스포츠과학센터의 정연성 센터장은 “경기스포츠과학센터는 스포츠과학 지원을 통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진출하는 우수선수를 키워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조기에 우수선수를 발굴ㆍ육성하고 관리하는 시스템을 체계화해 경기도 선수들의 기량향상을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지역 스포츠과학 지원체계의 표준 모델 구축을 미션으로 설정한 경기스포츠과학센터는 오는 2020년까지 1만명 이상의 경기도 선수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선수 및 지도자와의 네트워크를 형성해 스포츠과학 훈련기반을 조성한다는 각오다.경기스포츠과학센터가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종목별 지도자들과의 유대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밝힌 정 센터장은 “지도자들의 경험을 무시한 채 과학적 데이터를 제시한다면 이는 절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며 “스포츠 과학은 경험, 노하우 등과 맞물려야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항상 배운다는 자세로 지도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어 정 센터장은 “연구원 모두는 경기도 소속 선수 모두가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수십년 동안 축적된 대표급 선수들의 자료를 토대로 최상의 과학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홍완식기자

[스포츠 재능기부시대] 시즌땐 강한 승부사 비시즌엔 멋진 지도자

10여 년 전만 해도 선수들에게 비시즌은 휴가였다.대부분 시간을 가족, 지인들과 함께 보내고 병원에 다니며 부상을 치료하는 데 썼다. 하지만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실업과 프로팀들에게 지역 밀착형 마케팅이 강조되면서 팬과의 스킨십이 늘어났다.이 가운데 하나가 재능기부다. 과거엔 유명 스포츠 선수를 내세운 재능기부 활동이 많지 않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낯선 광경이 아니다. 한 주에도 수차례 학생들을 대상으로 재능기부 활동을 펼치는 스포츠단도 있다. 바야흐로 ‘스포츠 재능 기부시대’의 문이 활짝 열린 셈이다.■ 은퇴 선수의 잊지못할 추억 “심판! 이러다가 애들 다쳐요” 2016년 인천교육감배 학교스포츠클럽 농구대회가 열린 지난 7월 21일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인천 하늘고 이현호 코치의 목소리가 커졌다. 상대팀 선수 손에 얼굴을 다친 하늘고 선수가 고통을 호소했던 차였다. 경기가 중단될 법도 했지만, 심판이 인플레이를 선언하자 이현호 코치가 항의에 나선 것이다. 지난 시즌까지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었던 이현호 선수가 하늘고 코치를 맡은 건 3주 전부터다. 대회 준비 기간에 농구를 지도해 달라는 하늘고의 요청을 받은 전자랜드 구단이 적임자로 은퇴 선수인 이현호를 추천하면서다. 이 코치는 대회 전까지 총 일곱 차례 하늘고를 찾아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처음 아이들을 보고 사실 막막했어요. 말 그대로 엉망이었거든요. 기본기를 가르칠 시간은 안 되고, 급한 대로 공격에서 자리를 잡는 법과 수비 요령을 집중적으로 가르쳤어요.” 그의 속성 과외를 받은 하늘고는 4개 학교가 풀리그로 치르는 조별 예선에서 2승1패를 기록했다. 조 1위에게만 주어지는 본선행 티켓은 놓쳤지만, 기대 이상의 호성적에 학생과 교사 모두 만족해 했다. “전패나 안 당하면 다행이라 생각했는데 7번 지도로 팀 모양새를 갖췄고, 2승이나 거뒀어요. 재능기부를 해준 이현호 코치에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배준범 하늘고 체육교사의 말이다. 학생들에게도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이진열(16)군은 “농구를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었는데, 이 코치님에게 배울 수 있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 지도하는 선수들의 또다른 즐거움 “아이들이 먼저 제게 달려와 하이파이브를 할 때 무척 행복했어요.” 초ㆍ중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핸드볼수업에서 가장 뜻 깊은 순간을 묻자 여자 핸드볼 SK 슈가글라이더즈 손민지는 이렇게 답했다. 이처럼 스포츠 재능기부는 받는 학생들뿐 아니라 동참하는 성인 선수들에게도 즐거움을 준다. “당초 비인기 종목인 핸드볼 홍보와 우호 팬 확보 목적으로 구단이 시작한 것이지만, 지금은 선수들이 더 의욕적입니다. 스스로 수업 프로그램을 만들 정도니까요. 은퇴 후 진로를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하는 선수도 더러 있습니다” 최승욱 SK 슈가글라이더즈 과장의 설명이다. SK 슈가글라이더즈는 지난 2013년부터 연고지역인 의정부 소재 초ㆍ중교를 찾아 핸드볼교실을 열어왔다. 올해는 지난 6월 매주 목요일 의정부체육관에서 버들개초교 6학년 학생들에게 슈팅, 패스, 드리블 등을 가르쳤다. 당시 학생들로부터 가장 큰 호응을 얻은 이진영은 “감독님께 배우다가 직접 어린이들을 가르쳐보니 쉽지만은 않았다. 그래도 아이들의 밝은 웃음 덕분에 마음 편히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며 “스포츠 체험에 중점을 둔 수업이라 가르치는 우리나 참여하는 아이들 모두 재미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 흥미 위주 눈높이 교육 ‘인기 폭발’ 구기 종목과 달리 육상은 재능기부를 하기가 쉽지 않다. 재미있는 종목이 아닌 데다 전문적으로 하는 선수가 아니라면 훈련을 따라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난감했던 게 사실이에요. 고민 끝에 대한육상연맹이 육상을 놀이 형태로 변형해 보급한 키즈프로그램을 통해 재능기부를 하기로 했지만, ‘과연 아이들이 이걸 재미있어할까’란 걱정이 많았죠” 김용환 고양시청 육상팀 감독의 말이다. 우려와 달리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아이들은 스피드래더, 크로스홉, 허들왕복릴레이, 유소년 투창, 정확히 던지기 등으로 이뤄진 키즈프로그램의 매력에 동화됐다고 한다. 김용환 감독은 “처음에는 소극적인 아이들도 나중에는 너무 재미있어 하더라”며 “특히 계주는 힘들어도 계속하자고 조르곤 해서 난감할 때가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아이들의 호응 속에 고양시청 육상팀은 이제 재능기부로 가장 바쁜 팀이 됐다. 국가대표 출신 김용환 감독은 “‘육상이 힘들기만 하고, 재미없는 종목인 줄 알았는데 이런 프로그램이 있는 줄 몰랐다’고 말씀하시는 학부모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현재는 여러 학교에서 체육수업을 진행해 달라는 부탁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고양시에서도 재능기부를 위한 예산편성을 따로 할 정도로 육상 수업의 인기가 높다”고 소개했다. 조성필기자

[경기천년, 새로운 천년을 연다] 경기 천년,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경기도는 오는 2018년 ‘경기 천년’을 맞아 기념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 7월 중순부터 경기문화재단 등과 함께 경기 천년 준비 T/F를 구성하고 본격적으로 준비작업에 돌입했다.이 T/F에는 경기학회 등 외부 전문가 그룹도 함께하고 있으며 이들은 현재까지 천년 기념행사를 어떤 방향을 갖고 준비해야 하는지 논의 중이다. 이제 막 경기 천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 것으로 아직은 ‘백지상태’라고 볼 수 있다. 경기 천년까지 약 1년5개월가량의 시간이 남은 가운데 전문가들은 지난 ‘경기도 탄생 600년’ 기념식의 실패를 본보기로 삼아 경기 천년 기념식은 도민들이 공감할 수 있고, 도민들의 실제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천년을 제시하는 사업들로 구성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 불과 2년 전에 개최된 ‘경기도 탄생 600년’ 기념행사, 왜 실패했나. 대부분의 경기도민이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경기도는 2년 전인 지난 2014년 2월 ‘경기도 탄생 600년’ 기념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불과 2년 전 600년이라고 외치던 경기도가 갑자기 천년을 외치게 된 것은 ‘경기 천년’은 고려 현종 9년인 1018년 수도의 외곽지역을 정식으로 ‘경기’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을 기준으로 삼고 있고, 지난 2014년 개최된 ‘경기도 탄생 600년’은 조선 초기인 1414년(태종 14년) 관제가 바뀌면서 경기좌우도가 경기로 불리기 시작한 것을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당시 도는 경기도 탄생 600년을 맞이해 2014년을 ‘통일 한국의 중심 경기도 600년’으로 선언한다며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했다. 도는 1414년 경기좌우도가 경기로 통합됐듯이 남북으로 분단된 우리 국토가 통일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통일 한국의 중심 경기도 600년’을 선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도는 경기도 600년 기념사업으로 중대한 일을 치른 뒤에 그 내용을 적어서 사당이나 신에게 고하는 ‘고유제’를 수원 화성행궁에서 개최, 경기도가 600년이 됐음을 공식적으로 알렸으며 ‘통일 한국의 중심 경기도 600년 과거·현재·미래’를 주제로 학술대회도 개최했다.또 경기도 600주년을 기념하는 책자 1만 부를 제작해 도민들에게 배부하고 경기도의 탄생과 주요 역사적 인물, 경기도의 위상과 역할ㆍ미래비전 등을 상세히 담은 책자도 제작해 배부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현재, 경기도 탄생 600년 기념사업을 기억하는 경기도민들은 많지 않다. 특히 경기도 탄생 600년 기념사업이 무엇을 남겼는지, 그 유산은 현재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다. 전문가들은 경기도 탄생 600년 기념사업을 실패하고 규정하며 그 이유에 대해 ‘너무 짧은 준비기간’ㆍ‘보여주기식 일회용 행사’ 등을 꼽고 있다. 강진갑 경기학회 회장은 “2014년 경기도가 개최한 경기도 탄생 600주년 기념사업은 실패한 사업이다. 절대 되풀이 해선 안 된다”며 “경기도 탄생 600주년 기념사업은 불과 2개월가량 밖에 준비기간이 없었다.그 사업이 남긴 교훈은 짧은 기간 준비한 이벤트로는 도민을 하나로 묶어 낼 수도, 새로운 미래를 제시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남긴 것이 없으니 평가작업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 국내외 역사기념일은 어떻게 치러졌나. 그렇다면 경기도 이외의 지역에서는 역사 기념일을 맞아 어떤 행사를 준비하고 개최했을까.지난해 11월 경기학회와 경기문화재단 등이 개최한 ‘2015 경기 천년 학술대회 - 경기 천년, 새로운 천년을 향하여’에서 이지훈 경기문화재단 책임연구원이 발표한 ‘국내외 역사기념일 기념사업 추진사례 연구’를 보면 자세히 알 수 있다. 먼저 전문가들은 경기도 탄생 600년 행사와 달리 비교적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서울 정도 600년 기념사업’을 살펴보자. 지난 1994년 서울시는 조선 건국 후 1394년 도읍을 개경에서 한양으로 옮긴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서울 정도 600년 사업’을 추진했다. 서울시는 행사의 기본방향으로 △도시발전을 위한 실질적 효과 추구 △종합적 접근으로 사업의 총체적 효과도모 △뿌리의식을 지키면서 미래지향성 추구 △시정자세와 시민정신의 쇄신계기화 등으로 정했다.또 서울 600년 사업은 ‘서울, 새로운 탄생’을 목표로 4가지의 주제를 선정했는데 첫 번째 주제는 역사도시로의 새로운 탄생인 ‘다시 보는 서울’이다. 서울의 전통문화를 재현하고 계승ㆍ발전시키기 위해 ‘서울의 옛모습 모형 제작’, ‘서울학 연구발전’ 등을 추진했다.두 번째 주제는 인간 도시로의 새로운 탄생인 ‘새로 나는 서울’이다. 거대도시 서울을 활기찬 생활의 터전으로 조성시키기 위해 ‘남산골 제모습 가꾸기’, ‘한강공원 가꾸기’ 등을 추진했다. 세 번째 주제는 문화도시로의 새로운 탄생인 ‘신명나는 서울’이다. 서울의 문화적 풍요를 다 함께 누리기 위해 ‘서울, 새로운 탄생전’, ‘시민의 날 제정’, ‘시립박물관(서울역사박물관) 건립’ 등을 추진했다. 네 번째 주제는 세계도시로의 새로운 탄생인 ‘열려 있는 서울’이다.세계의 주역도시로 새롭게 태어나기 위한 국제화ㆍ미래화 사업으로 ‘서울 1,000년 타임캡슐 매설’을 추진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1994년에만 4개 분야 총 228개 사업을 본격화했는데 시민 모두가 동참할 수 있도록 서울의 전 지역을 무대로 진행하고 민간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했다. 지난 2014년 10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응답하라 1994, 그 후 20년’이라는 서울 600년 회고전이 개최됐다. 이제 서울 600년 기념행사 자체가 역사가 된 것이다. 서울시는 이 회고전에서 서울 600년 행사가 서울시민의 역사적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는 자평했다.이지훈 책임연구원은 이러한 ‘서울 정도 600년 기념사업’에 대해 “충분한 준비기간과 절차 아래 진행됐고 사실상 국가 행사로 치러졌다”며 “지방자치제 부활 이후 각 지역에서 이러한 기념사업들이 많이 늘어났지만 한편으로 자치단체장의 임기에 얽매여 충분한 준비를 거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그러나 서울은 본격적인 지방자치 실시 이전의 사업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한계로부터 자유로웠다”고 성공 이유를 분석했다.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이자 성곽도시인 퀘벡시는 400여 년 전인 1608년 7월 3일 정착촌이 들어선 것이 그 시초다. 퀘벡시는 5억 달러를 투자해 2008년 7월부터 10월까지 콘서트와 공연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400주년 행사의 하이라이트 중의 하나는 캐나다가 자랑하는 퀘벡 출신의 연출가 로베르 르파주가 만들어 낸 예술영상쇼 이미지밀(The Image Mill)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퀘벡항의 곡물저장창고 벽에 가로 600m, 세로 30m의 초대형 영상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매일 밤 진행됐다. 이 영상쇼는 퀘벡의 400년 역사를 △해로를 통한 탐험과 발견의 시대 △육로의 개발과 땅의 개발 시대 △항로여행과 통신의 발전시대 등 100년씩의 4개 파트로 나눠 감각적인 이미지를 보여줬다. 퀘벡시 400주년 행사는 캐나다 안의 프랑스 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퀘벡의 뿌리와 전통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했으며 퀘벡시와 퀘벡주민들의 강한 유대의식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받는다.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는 지난 2010년 정도 1000년을 맞아 ‘전쟁의 상흔을 씻고 세계 속의 문화 수도’로 거듭나기 위해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벌였다. 사업의 목표는 △베트남인으로서 함께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사회주의적 교육, 전통문화, 경제 등의 사회발전을 도모해 부강한 수도 및 국가를 건설하는 계기로 삼으며 △‘수도 하노이’의 역사 문화를 베트남인들과 공유하고 베트남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자 하는 것이었다. 기념행사는 2010년 10월1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월10일까지 공연, 전시, 학술,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대적으로 진행됐다. 하노이와 연결된 도로들과 중심가에 판넬, 그림, 전자게시판 등을 통한 홍보활동과 함께 각 예술 분야에서 ‘탕롱-하노이 천년의 문화’를 주제로 작품활동을 펼치고, ‘문명화되고-친환경적이며-청결한 수도’ 캠페인을 통해 새로운 하노이 시민상을 만들어나가며, 2010년 말까지 각종 도시 인프라 건설사업과 동시에 1000년 삶을 기리는 각종 ‘영웅’들의 기념물 설치작업 등을 펼쳤다. 이지훈 책임연구원은 “국내외 사례를 보면 역사기념일은 몇 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지역의 역사성을 강조하고 대외보다는 대내적인 목표를 우선시하는 것이다. 또 미래의 발전도 기약한다”라며 “그러나 기념행사를 개최만 할 뿐 결과물에 대한 평가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부분 분산적이고 일회성 이벤트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이어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역사적 근원과 시대 흐름이 잘 연구되고 지역민들에게 공유되고 있는지, 지역의 현실 과제들을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거나 완화해 나갈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는지, 역사기념일 사업의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공동체 성원과 소통해 나갈 수 있는지 등이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고 조언했다.이호준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